관세 시한 임박에 유럽 증시 하락, 中·EU 관세 공방 격화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트럼프 행정부의 새 관세율 발표 시한을 앞두고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2025년 7월 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전장 대비 0.5% 하락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9% 내렸으며, 영국 FTSE100 지수도 0.1% 떨어졌다. 같은 시각 09:20 ET(13:20 GMT) 기준이다.

미국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 연휴로 뉴욕증권거래소가 휴장하면서 거래량이 얇은 가운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 협상 불확실성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9일까지 각국과의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10%~20% 및 60%~70% 두 구간의 높은 관세율을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금요일(현지시간)부터 주요 교역 상대국 수출품에 적용될 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든 주요 경제권에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8월 1일부로 새로운 관세가 적용될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애널리스트들은 미·EU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상호 보복 조치가 확산될 위험을 경고한다. 바클레이스는 “관세 휴전이 7월 9일 만료되지만, 가시적 성과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진행된 EU 통상 당국과 미 행정부 간 회담에서도 EU 측은 ‘즉각적인 관세 유예’를 포함한 원칙적 합의(in-principle deal)를 요구했으나 최종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中, EU산 브랜디에 최대 34.9% 반덤핑 관세

중국 상무부는 7월 5일부터 5년간 EU산 브랜디에 최대 34.9%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착수된 안티덤핑(anti-dumping)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관세 대상 브랜디 가운데 상당 부분은 프랑스산 코냑이다.

다만 레미 코인트로(렘마르탱)와 페르노리카(마텔) 등 최저가격합의(Minimum Price Commitment)에 동의한 기업은 약속을 준수하는 한 고율 관세에서 제외된다.

브랜디와 코냑은 포도주를 증류해 만든 고도주로, 원산지·제조 방식에 따라 명칭이 구분된다. ‘안티덤핑 관세’란 수입품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때 부과하는 보호관세다.


독일 5월 공장수주, 예상 밑돌아

독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 주문(Industrial Orders)은 전월 대비 1.4% 감소해 시장 예상치(-0.5% 내외)를 크게 하회했다. 특히 컴퓨터·전자·광학 제품 부문 주문이 17.7% 급감한 것이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의 회복 모멘텀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방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4년 6월 이후 기준금리를 총 2%포인트 인하했으나, 7월 회의에서는 동결을 시사했다. 금융시장 일부에서는 연내 1.75%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관측한다.


기업 뉴스: 에어프랑스-KLM, SAS 지분 확대

에어프랑스-KLM은 사모펀드 캐슬레이크와 덴마크 린드인베스트가 보유한 주식을 매입해 스칸디나비아항공(SAS) 지분을 19.9%에서 60.5%로 늘리기로 했다. 회사 측은 “스칸디나비아 시장 진출과 비용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철도차량 제조사 알스톰(Alstom)은 뉴욕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로부터 미화 24억 달러(약 20억 유로) 규모의 M-9A 전동차를 장거리 노선(LIRR·메트로-노스)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가: OPEC+ 증산 전망에 소폭 하락

브렌트유 선물은 0.8% 내린 배럴당 68.22달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0.9% 하락한 66.42달러를 기록했다(09:20 ET 기준). 전주 두 자릿수 하락 이후 이번 주에는 1~2% 반등폭을 유지했다.

주말 열리는 OPEC+ 회의에서 8월 일평균 41만1,000배럴 추가 증산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반영됐다. OPEC+는 지난 2년간의 대규모 감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다.

한편 미 Axios는 미국이 다음 주 이란과 핵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자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용어∙배경 설명주석

1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여 개 비(非)회원국의 협의체다. 원유 공급 조절을 통해 국제 유가를 관리한다.

2 반덤핑 관세는 수입품이 정상가격보다 낮은 덤핑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판매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줄 때 부과하는 제재성 관세다.

3 브렌트유·WTI는 각각 북해산·미국산 기준유로, 국제 유가의 대표적인 벤치마크다.


종합 분석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발 관세 카드와 중국의 맞대응, 그리고 유럽 경기 둔화 신호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단기적으로는 무역 협상 경과OPEC+ 증산 규모가 위험자산 가격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7월 9일 관세 시한, 8월 1일 실제 발효 여부, 그리고 7월 초·중순 예정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