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시한 앞두고 달러 눈치보기… 투자자들 추가 단서 대기

싱가포르발 외환시장 리포트―미국과 각국 간 관세 협상 마감 시한(8월 1일)이 임박하면서, 22일 아시아 장 초반 달러화(Dollar)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전날 달러가 한때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무역 협상 소식과 관세 정책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예고한 고율 관세 부과까지 일주일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환시장은 “협상 진전 여부”가 핵심 촉매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미국이 ‘협상 진척이 있는 국가’에 대해 시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은 무역 리스크를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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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동향도 주목받았다. 주말에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자 엔화는 전날 1% 상승했으며, 22일 오전 147.65엔선에서 소폭 약세로 조정 중이다. 일본 정부·여당의 ‘참패’는 피했지만,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리더십 공백 우려와 미·일 무역협상 변수가 맞물려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집권 연정이 더 많은 의석을 잃지 않은 데 대한 안도 랠리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 MUFG 이코노미스트 리 하드먼

하드먼 애널리스트는 “정치 불확실성 증가는 미·일 무역합의 시기를 늦출 수 있으며, 이 경우 엔화 및 일본 경제에 하방 리스크가 생긴다”고 진단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합의의 ‘품질’이 ‘시점’보다 중요하다”며, 일정 연장을 둘러싼 최종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시장에 ‘시한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동시에 ‘예측 불가능성’ 리스크도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혼조세를 보였다. 전날 엔화 강세·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겹치며 약세를 보였던 달러 인덱스(DXY)는 이날 97.94까지 소폭 반등했다. 파운드화는 $1.3488에서 0.03% 내렸고, 유로화는 $1.1684로 0.12%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EU 외교관들은 “워싱턴과의 무역합의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대미(對美) 보복 조치를 확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또 하나의 리스크 요인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꼽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소극적”이라며 공세를 이어가는 탓이다.

“견조한 미국 지표와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반등이 이어진다면 FOMC는 2026년까지 금리를 유지할 것” ― 캐피털이코노믹스 조나스 골터만

골터만 부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백악관의 정치적 변수에 종속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호주달러(AUD)는 $0.6522로 0.05% 하락했고, 뉴질랜드달러(NZD)는 $0.5960으로 0.14% 떨어졌다.


✔ 용어 풀이 및 추가 정보

달러 인덱스(Dollar Index, DXY): 달러 가치를 여섯 개 주요 통화(유로, 엔, 파운드 등) 대비 측정한 지표다. 수치가 오르면 달러 강세, 내리면 약세를 의미한다.

미 국채 수익률(Treasury Yields):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금리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도와 미국 경기 전망을 반영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

FOMC: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기준금리 변동을 통해 물가·고용 목표를 조절한다. 시장 금리 및 글로벌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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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당분간 “연준 독립성 논란·무역협상 진전·관세 발효 여부” 등 세 갈래 리스크가 얽혀 변동성이 제한된 ‘게걸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아울러 8월 1일 이후 관세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되면서 엔화 등 소위 ‘세이프헤븐 통화’가 재차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월가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으나, 외환시장은 관세 변수 해소 전까지 “눈치보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 예정된 ECB 회의 결과미국 2분기 GDP 속보치를 차기 이벤트로 지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