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 단일 관세’로 대표되는 美 보호무역의 구조적 변화
2025년 8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앞둔 ‘30% 단일 관세’는 2018년 무역전쟁의 재연이 아닌 한 세대(one generation)를 아우를 장기적 제도 재편이라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본 칼럼은 관세 슈퍼사이클이 향후 최소 10~15년간 미국 주식‧실물경제, 그리고 글로벌 자본 흐름을 어떻게 재구조화할지를 심층 분석한다.
1. 보호무역 장기화 시나리오: 세 가지 트리거
- 정책 지속성 – 트럼프 2기 행정부뿐 아니라 민주·공화 양당 모두 대중·대유럽 관세에 일정 부분 합의, ‘워싱턴 컨센서스’가 보호무역으로 이동.
- 초과 세수의 정치적 유인 – 미재무부는 관세 수입을 통신·에너지 인프라 보조금으로 재투입. 이익재분배 효과가 유권자 선호 강화.
- WTO 체제 약화 – 상소기구(AB) 공석 장기화로 다자분쟁 해결 기능 붕괴, 개별국 법·규정이 국제규범을 대체.
따라서 ‘고율 관세→파급적 물가 충격→단기 철회’라는 과거 사례보다 훨씬 견고한 제도 트렌드가 형성된다.
2. 거시 임팩트: 인플레이션·성장·금리의 교차
구분 | 단기(1년) | 중기(2~3년) | 장기(5년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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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CPI | +0.9~1.2%p 상승 | +0.4%p 잔존 | 구조적 +0.2%p 체화 |
GDP 성장률 | -0.3%p | -0.6%p(투자 지연) | -0.2%p(잠재성장률 하락) |
연준 정책금리 | 동결→1회 인하 지연 | 중립금리 3.25→3.50% | 뉴노멀 3.0% 이상 고착 |
관세가 소비자‧기업 가격으로 전가되는 시차(6~12개월)를 고려하면, 2026~2027년이 물가 피크 위험 구간이다. 연준은 ‘인플레 3%대→고착→높은 중립금리’ 시나리오에 직면, 완화정책 여력이 축소된다.
3. 기업 실적 메커니즘: 마진 흡수 → 가격 전가 → 수요 파괴
① 마진 흡수 페이즈(0~4Q) – 폭스바겐·스텔란티스·P&G 사례처럼 관세 비용의 60% 이상을 기업이 일시 흡수, EPS ↓ 5~15%.
② 가격 전가 페이즈(5~8Q) – 소비자 물가지수에 영향 반영, 브랜드 파워 우위 기업(테슬라, 애플)은 가격 유지, 중저가 다품종 기업은 볼륨↓.
③ 수요 파괴 페이즈(9Q~) – 소득 하위 40%의 실질 구매력 하락, 푸마·코나그라 등 필수소비재도 저가 재포지셔닝.
결론적으로 S&P500 기준 2026 회계연도 EPS 컨센서스가 현행 300달러에서 270달러 수준으로 -10% 하향될 여지가 있다.
4. 섹터별 장기 수혜·피해 지도
수혜 Top 5
- 인프라 건설자재 – 관세 보조금이 국내 도로‧전력 투자를 자극, 카테라필러·퀀타서비스.
- 농업용품 리테일 – 트랙터서플라이처럼 내수 생필품 소비 비탄력.
- 데이터센터 유틸리티 – GE 버노바, SMR 프로젝트; 관세는 무관.
- 국방·사이버보안 – 팔란티어·록히드, ACI(반강제수단) 인프라 수요.
- 국내 리쇼어링 반도체 – TSMC 애리조나·삼성 텍사스, CHIPS Act 보조금 수혜.
피해 Top 5
- 글로벌 완성차 – 폭스바겐·볼보 등 관세 + 배터리 공급망 이중 압박.
- 케이블·브로드밴드 – 차터·컴캐스트; 소비 여력 축소로 가입자 흐름 부진.
- 고급 소비재·코스메틱 – 에스티로더·울타, 중국·EU 교차관세 리스크.
- 저마진 소형 파운드리 – 인텔 파운드리 구조조정이 상징, 규모의 경제 미달시 철수.
- 해외 생산 기반 의류 – 갭·VF; 동남아 생산→美 관세 전가 곤란.
5. 자본시장 전략: ‘Made in USA Bonds’와 ‘관세 디스카운트 주식’
① 미국형 산업채권 ETF – 국채 금리 상승 > BBB 스프레드 확대 국면에서 디펜시브 인프라채를 담은 IG 산업채 ETF가 매력.
② 관세 디스카운트 주식 바스켓 – 밸류에이션 40% 할인된 EU 제조주(폭스바겐 P/B 0.55배)를 옵션 커버드콜로 헷지 매수.
③ 원자재 기가사이클 플레이 – 보복 관세로 공급 교란 시 구리·은 가격 상단 열림. ETF 티커
6. 정책 리스크 모니터링 지표
- EU ACI 발동 여부 – 발동 시 USD/EUR 변동성 ±5%p 확대.
- USTR 세부 HS코드 리스트 – 고세율 품목군 업데이트는 해당 업종 주가 선행 신호.
- 美 핵심 CPI 3개월 평균 – 3.0% 돌파 시 연준 ‘금리 인하 선회→동결’.
7. 투자자 행동 지침
① 포트폴리오의 ‘미국 내수 매출 비중’ 지표를 KPI로 관리 : 매출의 70% 이상이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기업은 관세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이다.
② 가격 전가력 진단 체크리스트 : 브랜드 파워, 재고 회전일수, 동종업계 가격 인상 내역.
③ 이중 공급망(Dual Sourcing) 투자 : 멕시코·캐나다→美 USMCA 무관세 루트 활용 기업 비중 확대.
④ 리스크 패리티(Reflation Parity) 포지셔닝 : 주식 40 – 채권 30 – 원자재 15 – 리얼에셋 15 비중으로 물가 쇼크 대응.
맺음말: ‘관세는 흡수된다’는 신화의 종언
2019~2024년 통계를 보면 미국 기업이 관세의 60%를 흡수하며 ‘물가 전이 지연’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2025년 30% 단일 관세는 흡수 가능한 임계치를 돌파한다. 마진을 더 깎을 여력이 없는 기업은 가격 인상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고, 저소득층 구매력 훼손은 소비전환·정치적 압력으로 재귀한다. 결국 관세 슈퍼사이클은 인플레이션·실질성장·자산가격의 3대 축을 동시에 재정의하는 구조적 변수다. 투자자는 ‘단기 헤드라인 리스크’가 아닌 ‘장기 레짐 시프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리빌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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