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데이비슨 2분기 실적 발표
미국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이 관세 부담과 소비심리 위축 속에 2025년 2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는 결정을 유지하며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자산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장전(프리마켓)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12% 급등했다.
■ 핵심 수치 요약
2분기 순이익은 1억 800만 달러(주당 0.88달러)로, 전년 동기 2억 1,800만 달러(주당 1.63달러) 대비 약 50% 급감했다. (단, 모든 금액은 미달러 기준)
시장조사업체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데이터 기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 주당 0.96달러였지만, 실제 실적은 이를 하회했다. 분기 총매출은 13억 달러로 19% 감소했다.
■ 주가 촉매: 50억 달러 규모 대출 포트폴리오 매각
“할리데이비슨 파이낸셜 서비스(HDFS)가 보유한 대출 채권 50억 달러어치를 KKR과 PIMCO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계약은 포트폴리오 위험을 경감함과 동시에 현금 유동성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업계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긍정적 시그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관세·수요 부진이 끼친 영향
회사 측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부품 조달 비용을 높여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경기 불확실성 속 여가용 차량(Leisure Vehicle) 수요가 급격히 식으면서 비필수재 소비가 억제된 정황도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젊은 소비자층의 구매 성향 변화 역시 도전 과제로 거론된다. 이들은 연비 효율과 첨단 안전사양을 갖춘 최신 모터사이클을 선호하지만, 전통적 크루저 모델 중심의 할리데이비슨은 이러한 트렌드에 즉각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2025년 상반기 북미 지역 신규 라이더 설문조사 결과*업계 자료*에 따르면, “ABS, 트랙션 컨트롤 등 차세대 안전 기술을 기본 탑재한 경량·전동화 모델”이 선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전기 모터사이클 프로젝트인 ‘라이브와이어(LiveWire)’ 라인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나, 구체적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 연간 가이던스 ‘보류’ 결정
할리데이비슨은 “세계 관세 환경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디스크레셔너리(비필수재) 소비 전망이 안갯속”이라며 2025년 HDMC(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컴퍼니) 연간 전망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이후 미국 상장사 약 100곳이 비슷한 이유로 가이던스를 철회하거나 하향 조정했는데, 소비재·자동차·운송 업종이 대부분이다.
■ 애널리스트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리스크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다만 대출 자산 매각으로 부채비율 개선과 자본적 지출(CAPEX) 여력 확대가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 요소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전기·중소형 플랫폼 전환 성공 여부”를 장기 모멘텀으로 제시했다.
또한, 회사는 이미 북미·유럽 생산시설 일부를 아시아 저비용 국가로 이전해 관세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고유 브랜드 이미지와 미국 내 생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용어 해설
LSEG: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이 제공하는 금융 데이터·분석 플랫폼으로, 과거 Refinitiv 인수를 통해 데이터 범위를 확장했다.
디스크레셔너리(Discretionary) 제품: 경기에 따라 소비 여부가 달라지는 선택적 소비재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고급 자동차, 요트, 모터사이클 등이 해당된다.
프리마켓(Pre-market) 거래: 정규장 시작 전 시간외 거래를 뜻하며, 호재·악재가 장 개시 전 주가에 선반영되는 통로로 활용된다.
▶ 결론
이번 분기 실적은 관세와 소비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러나 50억 달러 규모 대출 포트폴리오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향후 전기 모터사이클 전환과 글로벌 생산 재배치 전략이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