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긴장’ 여파에 글로벌 주식형 펀드서 대규모 자금 유출

글로벌 투자자들이 무역 관세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우려 속에서 주식 매도를 단행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LSEG 리퍼(LSEG Lipper) 자료에 따르면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한 주 동안 전 세계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53억 달러에 달했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tariff war) 재점화 가능성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투자 심리를 흔든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세부 흐름을 살펴보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만 117억 5천만 달러가 빠져나가며 직전 2주 연속 순유입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반면 유럽 펀드에는 46억 6천만 달러, 아시아 펀드에는 7억 1,800만 달러가 유입돼 지역별 수급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7월 16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관세가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회의까지 금리 동결 기대를 자극했다.

섹터별로는 헬스케어(-19억 1,000만 달러)와 기술주(-5억 7,800만 달러)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산업재(+11억 1,000만 달러)와 금융주(+7억 9,100만 달러)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12주 연속 순유입 행진을 이어가며 이번 주에도 128억 5,000만 달러가 새로 들어왔다. 특히 유로화 표시 채권(+35억 7,000만 달러), 단기채(+30억 8,000만 달러), 하이일드채(+19억 8,000만 달러), 국채(+13억 3,000만 달러) 펀드가 강세였다.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는 3주 만에 처음으로 213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금과 귀금속 펀드는 8주 연속 순유입(+7억 4,100만 달러)을 이어가며 위험 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신흥시장(EM) 동향도 주목된다. 같은 기간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2억 800만 달러가 유출됐고, 채권형 펀드는 11주간 이어지던 순유입 흐름이 꺾이며 11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순매도가 발생했다.


용어 해설*
*LSEG 리퍼(Lipper)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운영하는 펀드 데이터베이스로, 전 세계 10만 개 이상의 공모·사모펀드 자금 흐름을 추적·집계한다.
하이일드채(high yield bond)는 투자등급 이하(BB+ 이하)의 기업이 발행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신용위험도 높은 채권을 말한다.
머니마켓펀드(MMF)는 국공채·기업어음 등 초단기 채권에 투자해 ‘현금 대체자산’으로 불리는 상품이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 이슈가 지속될 경우 리스크자산 전반에 대한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에 대한 차익 실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럽 및 아시아 시장으로의 순환매가 일시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채권·귀금속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중장기 투자전략 수립 시 자산배분의 중요성이 부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