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재 브랜드들이 관세와 경제적 분리 논의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매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소비 경기가 둔화되자 더 높은 마진을 기대한 이들 기업은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전반기 동안 팝마트(Pop Mart·Labubu 제조사), 미니소(Miniso), 안타(Anta), 어번리바이브(Urban Revivo) 등 중국의 소비재 브랜드들이 미국 내 매장 신설이나 소매 확장을 잇따라 발표했다.
어반리바이브는 2025년 3월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패션 모멘텀 그룹(Fashion Momentum Group)의 회장이자 CEO인 레오 리(Leo Li)는 지난해 매출이 약 10억 달러에 근접했다고 밝히며, 뉴욕 진출이 향후 글로벌 확장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 리는 “우리는 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수익성을 확보해야 진정한 성공으로 볼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같은 역설적인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3년경부터 감지되기 시작했으며, 2025년에는 중국 소비 지출의 침체로 인해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로이터의 기업 공시와 소셜미디어 검토 결과, 어반리바이브 외에도 Auntea Jenny, Chagee, 뤽킨커피(Luckin Coffee), 미슈에(Mixue) 등이 2025년에 미국에서 첫 매장을 열었다. 안타는 곧 비벌리힐스에 매장을 열 계획을 발표했다. 미니소는 2023년에 100번째 매장 개장을 기념했으며, 9월 현재 북미 매장이 421개에 달했다.
팝마트(Pop Mart)는 2023년 미국 진출 이후 2025년 중반까지 미국 내 매장을 41개 운영했고, 빠른 확장 계획을 시사했다. 팝마트의 CEO 왕닝(Wang Ning)은 반기 실적 발표 후 “미국 시장은 거대하며 구매력이 강하다”고 말했고, 북미 지역에서의 매출이 1,000% 이상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은 중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했다. 만약 미국에서 중국에서 했던 것과 동일하게 한다면 4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 가보르 홀치(Gabor Holch), 이스트-웨스트 리더십(East-West Leadership) 창립자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한다. 분석가들은 이미 Shein과 PDD홀딩스 계열의 Temu 등 중국 플랫폼에서 쇼핑하던 젊고 가격에 민감한 서구 소비자들이 주요 타깃층이 될 것으로 봤다. 모닝스타의 이반 수(Ivan Su) 애널리스트는 “중국 브랜드는 오늘날 더 저렴한 대안으로 포지셔닝하면서 신뢰성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니온 인베스트먼트(Union Investment) 포트폴리오 매니저 안드레아스 뢰링(Andreas Döring)은 안타가 나이키(Nike)와 아디다스(Adidas)를 제치고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점을 지적하며, 낮은 가격으로 글로벌 소비자를 공략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 구축이 관건. 미국 시장 전면 진출은 중국 브랜드에게 큰 도전이다. 런던의 기네스 글로벌 인베스터스(Guinness Global Investors)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가르 탄키(Sagar Thanki)는 안타의 비벌리힐스 매장과 미국 농구 스타 카이리 어빙(Kyrie Irving)과의 후원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새 시장에서의 신뢰 구축이 목표이지 무작정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의 어반리바이브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 트리나 잭슨(Trina Jackson, 50)은 “가격 대비 품질이 더 낫다”며 새로운 브랜드의 신선함과 합리적 가격이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용어 설명: 본문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와 플랫폼을 설명한다. Shein은 저가 패스트패션 온라인 소매업체로 글로벌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Temu는 중국 제조업 기반의 저가격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PDD홀딩스(구 핀둬둬)와 연결되어 저렴한 상품을 대량으로 유통한다. “경제적 분리(decoupling)”는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무역 관계를 일부 분리하려는 논의를 가리키며, 관세(tariffs)는 외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수입비용과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첫째, 중국 브랜드의 미국 진출은 단기적으로 가격 경쟁을 통한 점유율 확보 전략이다. 이미 중국 브랜드가 제시하는 가격 경쟁력은 미국 내 가격 민감 소비층, 특히 젊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다. 이는 같은 카테고리 내 기존 브랜드의 가격 구조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일부 글로벌 브랜드는 제품 라인 재구성이나 가격 재설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성공적인 미국 진출은 해당 기업들의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사례들에서처럼 중국 내 치열한 경쟁으로 낮은 마진에 갇혔던 기업들이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소비자 지불 의사와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통해 마진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 팝마트의 북미 매출 1,000% 이상 성장 사례는 이런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장기적으로 미국 내 유통망 확장과 브랜드 신뢰도 구축이 성공한다면 중국 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과정에서 공급망 다각화와 현지 파트너십 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 반대로, 현지 규제·관세 및 정치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투자 회수 기간이 늘어나고 단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넷째, 투자자 관점에서는 중국 소비재 기업의 미국 매장 확장 소식이 주가와 실적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 확보 여부와 정교한 현지화 전략이 동반되지 않으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매출 성장률뿐 아니라 현지 매장별 수익성, 고객 재방문율, 마케팅 비용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결론: 중국 소비재 브랜드들의 미국 공략은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 둔화를 보완하려는 전략적 대응이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경쟁을 무기로 빠른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나,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는 브랜드 신뢰 구축, 현지화 전략, 규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환율 참고로, 기사에 언급된 환율은 $1 = 7.1082 위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