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인플레이션에 비용 압박 받는 미국 소기업, 연준 조사

미국 소기업들이 관세와 물가 상승으로 심각한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연준)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특히 소매업과 제조업에서 이러한 부담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2026년 3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이 화요일 공개한 “2025 Small Business Credit Survey” 결과는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12 regional Fed banks)이 수행한 조사를 토대로 소기업이 직면한 주요 과제를 상세히 제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소기업들이 가장 많이 호소한 문제로 재화·서비스·임금 등 비용 상승을 꼽았다.

조사 주요 수치와 결과

응답 기업의 40% 초과가 관세와 관련된 비용 증가를 재정적 어려움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관련 비용 증가를 겪은 기업 중 76%는 일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했으며, 60%는 비용의 일부를 자체 흡수했다. 또한 응답 기업의 거의 절반은 미국 외 지역에서 일부 투입재를 조달한다고 보고했고, 그중 대다수는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외국산 투입재의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사실은 기업들이 비용 상승에 대응해 공급업체를 교체하거나 영업·생산을 미국 내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비용 부담은 대부분 가격 전가 또는 흡수로 처리되었고, 공급망 재편이나 국내 재배치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세와 연준의 평가

연준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관세 체계가 2025년 인플레이션에 기여한 점을 지적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자사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초과한 주요 원인 중 상당 부분을 세금 인상(tax increases)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다만 대부분의 연준 관계자들은 이 관세 영향이 올해에는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가 외국 주체가 부담하며 산업을 미국으로 회귀시키고 정부 수입을 창출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 왔다. 또한 관세는 외교·대외정책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뉴욕 연준(New York Fed)의회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CBO)의 보고서는 관세 비용이 사실상 미국 내 경제주체에 거의 전가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더해 미국 대법원은 트럼프의 일부 관세조치가 권한을 초과했다는 판결을 내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인공지능(AI) 도입 현황과 영향

연준의 설문조사는 2025년 소기업의 인공지능(AI) 채택 현황도 함께 다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기업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이미 AI를 사용 중이고, 15%는 향후 1년 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AI의 주요 활용처로 문서 작성 및 마케팅을 제시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개인 생산성 향상이 꼽혔다. 보고서는 AI가 노동비용을 크게 변화시키지는 않았지만 다수 기업에서 생산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

정치·경제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주요 용어를 간단히 설명한다. 관세(關稅)는 수입품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나 무역수지 개선,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연준)는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와 고용을 관리한다. 의회예산국(CBO)은 미 의회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예산·재정 전망과 정책 효과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뉴욕 연준은 연준 체계 내 12개 지역 연준은행 중 하나로 금융시장 및 지역 경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다.


경제적·정책적 시사점

이번 보고서는 여러 측면에서 향후 물가와 기업 행태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관세와 국제 공급망의 비용 전가는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이 관세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최종재 가격은 상승하고, 이는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를 재차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기업들이 공급업체 변경이나 국내 재배치를 선택하지 않는 경향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충격을 완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의존도가 지속된다는 의미다. 해외 투입재의 가격 상승(2024→2025)은 환율, 글로벌 수요·공급 불균형, 물류비, 그리고 관세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외부 충격이 반복될 경우 소기업의 마진은 지속적으로 압박받아 채용과 투자 여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연준이 관세와 관련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인식하고 있으나 그 영향이 올해 약화될 것으로 보는 점은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다. 만약 관세의 직접적 효과가 감소하더라도, 비용 전가로 이미 확대된 가격 수준이 쉽게 되돌아가지 않는다면 연준은 목표물가(2%) 재달성을 위해 보다 신축적이거나 지속적인 정책 대응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연준은 실물지표와 임금·물가 기대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넷째, AI의 도입은 소기업의 생산성 제고에 긍정적이나, 노동시장 및 임금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 규모와 업종별 차이가 크다. 보고서에서 AI가 노동비용을 즉각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점은 단기적 관찰 결과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업무 재편과 직무 재교육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정책·기업 대응 방향

정책 입안자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제기된다. 우선 관세 정책의 비용 분담 구조와 장기적 산업정책 목표를 명확히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관세가 국내 소비자와 기업에 비용 전가를 유발한다면, 해당 정책의 기대효과(산업 회귀·재정수입 등)와 실질 비용 사이의 균형을 재평가해야 한다. 둘째, 소기업 지원책을 통해 비용 상승 압박을 완화하고 생산성 향상을 촉진해야 한다. 예컨대 중소기업 대상의 금융 지원, 공급망 다변화 지원, AI·디지털 전환을 위한 교육·보조금 등은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될 수 있다.

결론

연준의 2025년 소기업 신용 조사 결과는 관세와 인플레이션이 소기업의 실질 비용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의 상당 부분이 국내 경제주체에 전가된 현실은 물가 안정과 산업정책,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 접근을 요구한다. 또한 AI 도입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지만, 노동시장과 조직의 구조적 변화에 대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향후 몇 분기 동안 관세 정책의 변화, 글로벌 공급망 동향,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물가와 소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