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지수 일제히 급락
S&P 500 지수($SPX)가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미끄러지며 -1.60%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1.23%,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IUXX)은 -1.96% 떨어졌다. 동시에 9월물 E-mini S&P 선물(ESU25)은 -1.67%,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NQU25)은 -2.03% 하락해 위험회피 심리를 뚜렷이 반영했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관세 인상과 미국 경기 지표 약화가 동시에 불거진 점을 가장 큰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S&P 500과 나스닥100은 각각 2주 만에, 다우지수는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 관세 쇼크와 경기 냉각 신호
전날 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흑자를 내는 모든 국가“에 대해 최소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세계 모든 수입품에 10%의 글로벌 최저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시점은 8월 7일 0시 이후다.
Bloomberg Economics는 새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로 뛰어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 고용·제조업·건설 지표 동반 부진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 3,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0만 4,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6월 수치는 종전 +14만 7,000명에서 +1만 4,000명으로 대폭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4.2%(+0.1%p)로 예상치와 일치했으며,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대비 +3.9% 올라 물가 부담을 키웠다.
같은 달 ISM 제조업지수는 48.0으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고, 6월 건설지출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최종치는 61.7로 하향 조정됐다.
주요 변수별 영향
1) 국채시장 및 연준 정책 기대
지표 부진이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1개월 만에 최저치인 4.200%까지 급락했다. 연방기금선물은 9월 FOMC에서 93% 확률로 25bp 인하를 반영하고 있으며, 10월 회의에서도 73%를 가격에 반영했다.
2) 지정학적 불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도발적 발언”에 대응해 핵잠수함 2척을 “적절한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발언하면서 장중 낙폭이 한층 확대됐다.
3) 대형 기술주 실적 쇼크
아마존(AMZN)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155억~205억 달러)가 시장 컨센서스(194억 달러 중간값)보다 낮게 제시되면서 -8% 급락, 기술주 하락을 주도했다.
섹터·종목별 등락
반도체주는 마벨 테크놀로지(MRVL -6%), 마이크론(MU -4%)을 비롯해 엔비디아(NVDA), AMD, 글로벌파운드리즈(GFS), 인텔(INTC), ARM이 2% 이상 밀렸다. 브로드컴(AVGO), 마이크로칩(MCHP), NXP(NXPI)도 1%대 약세를 보였다.
산업·소재주에서는 플루어(FLR)가 2분기 조정 EPS 0.43달러(예상 0.56달러)에 그치고 연간 전망을 낮추면서 -27% 폭락했다. 이스트만케미컬(EMN)은 실적 부진으로 -19% 하락했다.
코인베이스(COIN)는 매출 미달로 -16%, W.W. 그래인저(GWW)는 실적·가이던스 하향으로 -10%를 기록했다. 모더나(MRNA)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 축소로 -6% 약세를 보였다.
반면 주택건설주는 금리 하락 수혜로 D.R. 호턴(DHI +5%), 레너(LEN)·풀티그룹(PHM) +3%, 톨브러더스(TOL) +2% 등 일제히 상승했다. 모놀리식파워(MPWR)는 예상을 웃돈 실적 덕분에 +10% 급등, S&P 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킴벌리클라크(KMB +4%), 레즈메드(RMD +2%), 일라이릴리(LLY +2%) 등이 강세를 보였다. 아비스 버짓(CAR)은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 105달러로 하향·투자의견 “매도”로 변경하자 -3%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 금융시장 동향
해외증시에서도 위험회피 흐름이 두드러졌다. 유로스톡스50은 -2.90%로 3개월 만에 최저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주 만에 최저치인 -0.37%, 일본 닛케이는 -0.66% 하락 마감했다.
유럽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금리는 2.639%까지 내려 1주 최저치를 기록했고,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509%로 4주 최저치다.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0%로 예상치(1.9%)를 소폭 상회했으나, 스왑시장은 9월 ECB 회의에서 14% 확률로 25bp 인하를 반영 중이다.
실적 시즌 현황
이번 주는 S&P 500 편입 종목의 38%가 실적을 발표하는 슈퍼 위크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이미 보고를 마친 55% 기업의 82%가 예상을 넘어섰으며,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4.5%로 시즌 전 예상치(+2.8%)보다 높다.
다음주(8월 4일) 주요 실적 일정
애건 엔터프라이즈(AXON), 코테라 에너지(CTRA),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 에쿼티 레지덴셜(EQR), 아이덱스 래버러토리스(IDXX), 로이스(L), 온 세미컨덕터(ON), 원오크(OKE), 팔란티어(PLTR), SBA커뮤니케이션(SBAC), 시몬프러퍼티(SPG), 타이슨푸즈(TSN), 버텍스 파마슈티컬(VRTX), 워터스(WAT), 윌리엄스(WMB)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문가 코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고용보다 목표치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다“며 2025년 금리 인하 폭 전망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연은 베스 해맥 총재는 “고용지표가 실망스럽긴 하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
*E-mini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소액 지수선물 계약으로, 표준 S&P 500 선물의 1/5 규모다. 개인투자자도 접근하기 쉬워 미국 증시의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주요 파생상품으로 꼽힌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 동일 만기의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차이로 계산되는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다.
PMI(구매관리자 지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해 산출하는 경기선행지표로, 50 이상이면 확장·50 이하면 위축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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