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풍부 전망에 코코아 가격 약세 지속

코코아 선물 가격이 공급 확대 전망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갔다. 3월물 ICE 뉴욕 코코아(CCH26)는 금요일 종가 기준 -89포인트(-1.50%) 하락 마감했고, 3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H26)은 -43포인트(-0.99%) 하락 마감했다. 뉴욕 코코아는 이번 주 손실을 확대하며 1.5주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2025년 12월 2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지역의 우호적 기후가 수확량과 공급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코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 농민들은 비와 햇빛의 적절한 조합이 코코아나무의 개화를 돕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가나의 농민들도 하르마탄(harmattan) 건기가 시작되기 전 정기적인 강우가 열매(포드) 발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초콜릿 제조업체인 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근 코코아 포드 집계가 5년 평균보다 7% 높고 작년 수확보다 “상당히 높은(materially higher)”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 작물(메인 크롭) 수확이 시작되었고, 농민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주목

코코아 공급이 풍부할 것이라는 전망은 가격에 대해 약세 요인이다. 지난달에는 서아프리카의 풍작 기대감으로 코코아 가격이 근월물 기준 1.75년 최저까지 급락한 바 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농민 보고서에 따르면 코코아 나무 상태가 양호하고, 최근 건조한 기상은 수확한 원두의 건조를 돕고 있다. 또한 가나의 농민들도 우호적 날씨로 코코아 포드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구로 유입되는 코코아 물량 증가도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은 새로운 마케팅 연도 기준 10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총 895,544톤의 코코아를 항구로 반입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894,009톤보다 +0.2% 증가한 수치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이다.

한편,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구 보관 재고는 9개월 최저인 1,641,641자루로 감소했다. 재고 감소는 단기적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표와 기관 전망

주목

시장 전망의 분기점이 되는 일부 기관들의 수정 전망도 주목된다. 시티그룹(Citigroup)은 2025/26년 전 세계 코코아 잉여량 추정치를 9월의 134,000톤에서 79,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하향 조정은 일시적 가격 지지 요인이 된다.

또한 뉴욕 코코아 선물이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에 1월부터 포함될 예정이라는 점도 시장에 큰 변수다. 지수를 추종하는 수동형(패시브) 상품펀드의 매수 유입이 기대되며, 시티그룹은 BCOM 포함으로 뉴욕 코코아 선물에 대해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매수가 1월 첫 주 내에 유입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물량 매수 압력을 제공해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반면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1월 28일 전 세계 2024/25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기존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하향했고, 2024/25년 전 세계 생산량 추정치는 기존 4.84백만톤에서 4.69백만톤으로 낮췄다. 라보뱅크(Rabobank)도 2025/26년 잉여 추정치를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낮추며 공급 촉박 전망을 일부 반영했다. 이러한 기관들의 잇따른 하향 조정은 공급 전망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정책 변수와 수요 동향

유럽연합의 산림 훼손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 시행 연기가 코코아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회는 11월 26일 해당 규제의 시행을 1년 연기하는 안건을 승인했으며, 이로 인해 일정 기간 동안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등 산림 훼손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EU 수입이 계속 허용될 수 있게 되었다. 이 결정은 단기적으로 코코아 공급을 충분히 유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가격에 하방 압력을 주었다.

수요 측면에서는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는 실망스러웠다”

고 허쉬(Hershey) 최고경영자가 10월 30일 밝힌 점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할로윈은 2024년 미국 사탕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주요 성수기다. 또한 코로나 이후 소비 패턴 변화와 경제 변수 등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원두 가공·제조용 원료로의 분쇄) 실적이 부진했다.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은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유럽은 3분기 기준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북미는 3분기 기준 +3.2% 증가한 112,784톤을 기록했으나, 이는 보고 대상 기업의 신규 추가로 통계가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Circana에 따르면 북미의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9월 7일 종료 13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지역별 생산 변화

공급 축소를 시사하는 일부 지역 소식도 존재한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는 코코아 생산이 감소할 전망이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년에 추정된 344,000톤보다 낮은 수치다. 다만 나이지리아의 9월 수출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4,511톤으로 보고되었다.

더거슬러 보면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4년 글로벌 코코아 적자를 -494,000톤으로 수정 발표했으며, 이는 60년 만에 가장 큰 적자였다. 해당 기간 전 세계 생산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백만톤으로 집계됐고, 전 세계 재고대비 그라인딩 비율(스톡스-투-그라인딩스)은 27.0%로 4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후 ICCO는 2024/25년 전환에서 49,000톤 잉여를 추정하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잉여 전환을 예측했다. ICCO의 2024/25 전 세계 생산 추정치는 4.69백만톤으로 집계됐다.


용어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국제 선물거래소 중 하나로, 원자재 선물 계약의 가격이 형성되는 주요 시장이다.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은 주요 원자재 선물을 포괄하는 지수로, 지수 포함은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매수 유입을 유발할 수 있다. EUDR은 유럽연합의 산림훼손 규제로, 특정 농산물의 공급망이 산림파괴와 연계됐는지를 규제하는 제도다. 그라인딩(grindings)은 코코아 원두를 제과·제빙용으로 분쇄·가공하는 물량을 뜻하며, 산업 수요의 중요한 지표다. 하르마탄(harmattan)은 서아프리카에 계절적으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과 건기를 지칭한다.


향후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의 우호적 기상과 아이보리코스트의 높은 포드 집계, 항구 반입 증가가 코코아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기본적 펀더멘털은 공급 우위를 시사하며, 지난달 이미 가격은 근월물 기준 1.75년 최저까지 하락한 전례가 있다. 반면 ICE 항구 재고가 9개월 최저로 내려간 점과 시티그룹의 잉여 규모 하향 조정, ICCO·라보뱅크의 전망치는 공급 불확실성 및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시장 영향 측면에서는 NY 코코아의 BCOM 지수 편입이 변수다. 지수 추종 자금의 매수 유입은 단기적으로 상당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어 가격의 급락을 방어하거나 일시적 반등을 유도할 수 있다. 시티그룹의 추정대로 최대 20억 달러 수준의 유입이 현실화될 경우, 계절적 수급·수요 지표와 결합해 내년 1월 초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수요 측면의 취약성은 중기적 약세 요인이다. 북미를 제외한 아시아·유럽의 그라인딩 둔화와 주요 소비시장의 행사 판매 부진(예: 허쉬의 할로윈 판매) 등은 구조적 수요 약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아시아·유럽 그라인딩이 각각 3분기 기준 9년·10년 내 최저를 기록한 점은 글로벌 산업용 수요가 단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종합하면, 코코아 시장은 공급 확대 기대수요 약화 신호가 맞물리며 하방 압력이 상존하는 한편,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과 일부 지역의 재고 축소, 주요 기관들의 잦은 전망 수정이 가격의 단기적 변동성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수확 스케줄, 항구 반입 동향, ICCO와 주요 은행의 정기 발표, 그리고 BCOM 관련 자금 흐름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기타 정보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본문에 포함된 모든 통계와 데이터는 기사 공개 시점의 정보로, 추가적인 맥락 설명과 해설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