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런던 선물 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ICE 뉴욕 5월물(티커: CCK26)은 -214포인트(-6.62%) 하락했고, 영국 ICE 런던 5월물(티커: CAK26)은 -127포인트(-5.16%) 하락했다. 이날 뉴욕 코코아는 한 달 만의 저점, 런던 코코아는 1.5주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2026년 4월 7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급락의 주요 배경은 서아프리카 주요 생산국에서의 공급 증가과 소비(초콜릿) 수요 약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에서 집계된 누적 자료에 따르면 현재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4월 4일까지) 동안 농민들이 항구로 출하한 코코아는 1.45 MMT(메트릭톤)으로, 전년 동기(1.44 MMT) 대비 +0.7% 증가했다.
공급 과잉 신호는 보관 재고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ICE 창고에 예치된 코코아 재고는 지난 월요일 2,417,397자루(bags)로 집계돼 19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와 출하량의 증가는 가격 하방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시즌 수요의 약화가 특히 부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초기 집계에 따르면 부활절(Easter) 연휴 시기, 통상적으로 초콜릿 소비가 증가하는 기간에 대해 초콜릿 캔디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가공 수요를 보여주는 ‘그라인딩(grindings)’ 통계도 부진을 시사한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는 2025회계연도 4분기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이 -8.3% y/y 감소해 304,470 MT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1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아시아 코코아의 4분기 그라인딩도 -4.8% y/y로 197,022 MT에 그쳤다. 북미 지역은 다소 선방해 4분기 그라인딩이 +0.3% y/y로 103,117 MT를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 포지션과 지정학적 요인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위클리 커밋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은 런던 코코아에서 숏 포지션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31일로 끝난 주에 펀드의 순숏 포지션은 3,481계약 증가해 총 33,827계약에 이르렀는데, 이는 8년 넘게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향후 쇼트커버링(숏 포지션 정리) 시 급등을 촉발할 여지도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비료 수급 차질과 해상운임·보험료·연료비 상승을 초래해 수입국의 원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코코아의 생산비와 수입비용을 높여 가격을 지지할 수 있는 요소다.
정책적·현지 보상 체계 변화도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가나는 2025/26 재배시기 공급분에 대해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으며, 코트디부아르도 이번 달 시작된 중간 수확분에 대해 농민 지불액을 57% 삭감한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생산국이다.
기업 실적에서도 수요 둔화가 확인된다.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사인 베리칼레보트(Barry Callebaut AG)는 1월 28일 발표한 자료에서 11월 30일로 끝난 분기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급감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시장의 수요 부진과 코코아 내 수익률이 높은 세그먼트로 물량을 우선 배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수출·생산 전망도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 나이지리아(세계 5위 생산국)는 수출 증가로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는 12월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54,799 MT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생산량이 -11% y/y 감소한 305,000 MT로 전망했으며, 전년(344,000 MT)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코트디부아르는 2025/26 생산량이 -10.8% y/y 감소한 1.65 MMT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라보뱅크(Rabobank)는 2025/26 전 세계 코코아 잉여분(서플러스) 전망을 11월의 328,000 MT에서 250,000 MT로 낮췄다.
반면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 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1월의 49,000 MT에서 75,000 MT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4년 만의 첫 잉여라고 평가했다. ICCO는 2024/25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8.4% y/y 증가해 4.7 MMT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향후 전망에서 스톤엑스(StoneX)는 2025/26 시즌에 287,000 MT의 잉여, 2026/27 시즌에 267,000 MT의 잉여를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적 해석과 향후 영향(분석)
현재 시장 환경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 그 근거는 첫째, 코트디부아르를 중심으로 한 출하 증가와 ICE 재고의 고공행진이다. 둘째, 유럽·아시아·북미의 그라인딩 둔화 및 소매(초콜릿) 수요 약화는 실제 소비로 연결되는 구조적 수요의 약화를 시사한다. 셋째, 펀드의 대규모 순숏 포지션 증가는 가격 하락 시 추가적인 매도(마진콜 등)를 유발해 하락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
다만 중기적·장기적 반등 요인도 존재한다. 서아프리카의 기상 악화(가뭄 등)나 주요 생산국의 생산 차질, 비료 공급 차질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실물 공급을 제한해 가격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은 운송비·연료비·보험료 상승을 통해 수입국의 단가를 올려 수급 균형을 바꿀 수 있는 변수다. 또한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은 언제든지 쇼트커버링으로 이어져 급등을 촉발할 수 있다.
투자자와 산업 관계자에게 유의할 점은 단기적 유동성 이벤트와 중장기적 펀더멘털 변화을 구분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고와 출하 데이터, 코코아 그라인딩 통계, 주요 수출국의 정책(농민 지불 정책 등), 펀드 포지션 변화, 기상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면 가격의 방향성과 변동성 리스크를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용어 설명
MMT: Million Metric Tons의 약자로, 메트릭톤(1,000kg)의 백만 단위를 의미한다. 코코아 같은 원자재의 생산·수출 규모를 표시할 때 자주 사용된다.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빈(콩)을 가공해 코코아 매스·분말·버터 등으로 만드는 공정을 뜻한다. 이는 실수요(제과·제빵·초콜릿 제조 등)의 지표로 활용된다.
COT(Commitments of Traders): 미국 선물시장에서 주요 참여자들의 보유 포지션을 집계해 공개하는 보고서로, 펀드·상업참가자·소매참가자 등의 포지션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때 사용된다.
ICE: Intercontinental Exchange의 약자로, 뉴욕과 런던을 포함한 여러 국제 선물거래소를 운영한다. ICE의 선물가격과 재고 데이터는 원자재 시장 분석의 핵심 지표다.
기타 부가정보
기사 원문 작성자는 Rich Asplund이며, 기사 공개일은 2026년 4월 7일이다. Asplund는 기사 작성 시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공시했다. 본 기사에 포함된 수치와 데이터는 시장 공개 자료와 업계 발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