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우려 완화에 커피 선물 급락…EU 산림벌채 규제 1년 유예와 베트남 수확 가속 영향

커피 가격공급 여건 개선 기대에 눌리며 하락했다. 3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H26)는 전장 대비 -6.25(-1.65%) 하락 마감했고, 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F26)는 -121(-2.71%) 내렸다. 특히 로부스타 선물은 1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의회가 지난주 EUDR(산림벌채 규제)의 시행을 1년 연기하기로 승인하면서, 단기적으로 공급이 넉넉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을 압박했다. EUDR은 커피·대두·코코아 등 주요 원자재의 EU 수입 과정에서 산림벌채를 억제하려는 규제다. 시행 유예로 EU 회원국들은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등 산림벌채가 진행 중인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계속 수입할 수 있게 됐다.

2025년 12월 3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커피 선물의 약세는 규제 유예에 따른 공급 완화 기대와 더불어 베트남 수확 가속 신호가 겹치며 강화됐다. 투자자들은 규제 리스크의 시계열적 후퇴와 계절적 수확 물량 증가를 동시에 가격에 반영했다. 단, 하방 요인 일변도는 아니다. 브라질의 강수 부족과 국제선물거래소(ICE) 등록 재고 감소세는 가격 하단을 받치는 상대적 지지요인으로 언급됐다.

ICE 아라비카 커피 선물 시세

주목

로부스타 측면에서는 베트남 공급 신호가 두드러졌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 회장은 올해 수출이 증가 궤도에 있다고 밝혔으며, 현재 베트남 로부스타 수확의 10%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12월 들어 베트남의 건조한 날씨가 예상되면서, 수확 속도 가속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물 출회 확대 기대를 자극했다.

ICE 로부스타 커피 선물 시세

한편 브라질의 기상 여건은 가격에 상반된 영향을 미쳤다.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커피 재배지인 미나스제라이스가 11월 28일로 끝난 주간에 20.4mm의 강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기평균의 39%에 불과해 평년 대비 현저한 강수 부족을 시사한다. 이런 수분 스트레스 우려는 개화·결실 단계의 민감도를 감안할 때 아라비카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재고 측면에서도 ICE 등록 재고의 축소가 가격 하단을 떠받쳤다. 특히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가 미국 내 공급 타이트화를 유발하면서, ICE 재고가 가파르게 줄었다. ICE 모니터링 아라비카 재고는 11월 20일 39만 8,645포대1.75년래 최저까지 감소했고, ICE 로부스타 재고는 화요일 기준 4,120 로트11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관세 영향으로 미국 바이어들은 브라질산 신규 계약을 무효화했고, 미국의 생두(로스트 전) 수입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 물량이 위축되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다. 실제로 대통령 트럼프의 관세가 발효된 8~10월 동안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983,970포대로 집계됐다.

주목

공급 측면의 중장기 변수도 주목된다. 스톤엑스(StoneX)는 11월 19일, 브라질이 새 2026/27 마케팅 연도7,070만 포대의 커피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아라비카는 4,720만 포대전년 대비 +29% 증가가 예상됐다. 해당 수치는 브라질의 주기적 작황 변동(온·오프 사이클)과 기상 변수 정상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베트남의 공급 증가는 가격 하방 요인으로 분류된다. 11월 6일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10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3.4% 증가한 131만 톤(1.31 MMT)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2025/26년 커피 생산은 +6% 늘어난 176만 톤(1.76 MMT), 즉 2,940만 포대4년래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도 10월 24일, 기상이 우호적일 경우 2025/26년 생산이 직전 작기 대비 1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글로벌 흐름도 혼재돼 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1월 7일, 현행 마케팅 연도(10월~9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1억 3,865만 8,000포대였다고 보고했다. 이는 공급이 늘어나는 일부 지역과 감소하는 지역이 상쇄되며 수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브라질 공식 전망치는 다소 보수적으로 조정됐다. 브라질 농업공사 코나브(Conab)는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커피 생산 전망을 5월의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4.9% 하향했다. 총 커피 생산 전망도 2025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0.9% 낮췄다. 이는 앞서 언급된 민간 기상 데이터와 함께 단기 수급 타이트화 리스크를 재확인시킨다.

반면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서비스(FAS)는 6월 25일, 2025/26년 전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 7,868만 포대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2,000포대인 반면,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만 8,000포대로 추정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이 +6.9% 증가한 3,100만 포대가 예상됐다. 2025/26년 기말 재고+4.9% 늘어난 2,281만 9,000포대로, 2024/25년의 2,175만 2,000포대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핵심 용어 해설

EUDR(유럽연합 산림벌채 규정): EU로 수입되는 커피·코코아·대두 등 상품이 산림벌채와 연계되지 않도록 추적·증빙을 요구하는 규정이다. 이번 1년 유예는 기업과 회원국의 준비 기간을 늘려 단기 공급 차질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ICE 등록 재고: 국제선물거래소가 모니터링하는 인증 재고로, 현물 인도 가능한 물량을 의미한다. 해당 수치의 감소는 통상 현물 타이트를 반영해 선물 가격에 상승 압력을 주는 경향이 있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는 고지대 재배, 향미가 복합적이며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을 받는다. 로부스타는 생산성이 높고 카페인이 더 많아 인스턴트·블렌드용 수요가 크다. 시장에서는 두 품목의 상대재 가격과 수확·기상 변수가 교차 작용한다.

마케팅 연도(MY)전년 대비(y/y) 표기와 함께 자주 사용: 통계와 거래 관행상 사용하는 회계상 연도로, 작황·수급을 비교·분석할 때 기준이 된다.

선물 종목 코드: KCH26(ICE 아라비카 2026년 3월물), RMF26(ICE 로부스타 2026년 1월물) 등으로 표기하며, 각 알파벳은 상품·만기월·연도를 의미한다.


시장 해석과 전략적 시사점

이번 가격 하락의 일차적 동인은 EUDR 유예베트남 수확 가속에 따른 단기 공급 완화다. 여기에 일부 참여자들의 롱 축소가 겹치며 변동성이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브라질 강우 부족ICE 재고 감소, 그리고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관세로 촉발된 미국 내 물량 타이트는 하방 경직성을 제공한다. 중장기로는 StoneX의 브라질 대풍 전망USDA FAS의 글로벌 증산 시나리오가 공급 우위를 시사하지만, 지역별 기상·정책·물류 리스크가 잔존해 쌍방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수요가(로스터) 관점에서는 차기 분기로 갈수록 로부스타 공급 확대, 아라비카 기상 민감도, EUDR 대응 비용(추적·검증) 변수 등을 교차 점검하며 헤지 전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핵심 포인트: “ICE 아라비카 재고 39만 8,645포대(1.75년래 최저), 로부스타 재고 4,120 로트(11개월래 최저)로 재고 타이트가 관측되는 가운데, EU EUDR 1년 유예와 베트남 수확 가속이 단기 공급 완화를 이끌어 가격은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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