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시장, 이틀 연속 가파른 상승세
아라비카(Arabica) 2025년 3월물 선물(KCH25)은 5.34% 오른 +16.75 센트로 마감했고, 로부스타(Robusta) 2025년 1월물 선물(RMF25)도 5.27% 상승한 +258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5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커피 공급이 장기적으로 빡빡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11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49.1% 급감해 60,000톤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1~11월 누적 수출도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0만 톤이다. 최근 베트남 중부 지역에 쏟아진 비로 농경지가 침수되며 수확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수확기 초반부터 물리적 차질이 발생하면서 단기적인 현물 부족 우려가 커졌다. 이 같은 공급 불안은 지난주 47년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은 아라비카 가격을 추가로 지지했다.
“브라질과 베트남의 악천후로 인해 생산 차질이 확대되자 브라질 수출업자들이 헷지 포지션을 청산하고 선물 매수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이 가속됐다”
고 영국 중개사 Sucden Financial은 분석했다.
엘니뇨·가뭄이 만든 구조적 공급 변수
올해 초부터 이어진 엘니뇨(El Niño) 현상은 남·중앙아메리카 커피 벨트 전반에 장기적인 생산 손실을 예고한다. 브라질 자연재해 모니터링 센터(Cemaden)에 따르면, 4월 이후 강수량이 평년 대비 현저히 부족해 2025/26 시즌 아라비카 수확량이 큰 폭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최대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지난주 강수량은 17.8㎜에 불과해 평년의 31% 수준이었다.
콜롬비아 역시 세계 2위 아라비카 생산지이지만 엘니뇨가 촉발한 가뭄 여파에서 느린 속도로 회복 중이다. 한편, 로부스타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미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베트남 2023/24 출하량이 20% 감소한 147만 2,000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25 마케팅연도 전망치는 2,790만 포대(60㎏ 기준)로 전년(2,800만 포대) 대비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브라질 헤알화 약세와 글로벌 재고 동향
최근 브라질 헤알화(USDBRL)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 부근을 맴돌고 있다. 통화 가치 하락은 브라질 농가의 수출 유인을 높여 단기적으로 가격에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국제선물거래소(ICE) 관리 재고에서 관찰되는 ‘재고 부족 현상’은 강세장을 방어한다. ICE 기준 아라비카 재고는 2023년 11월 기록한 24년 만의 저점(224,066포대)에서 회복해 905,831포대(2년 4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늘었지만, 로부스타 재고는 7개월 반 만의 최저치인 3,674로트로 내려앉았다.
미·브라질 공식 통계가 엇갈리는 신호
미 농무부 FAS는 2024/25 시즌 브라질 생산량을 종전 6,990만 톤에서 6,640만 톤으로 낮췄으며, 같은 기간 말 재고가 전년 대비 26% 줄어든 120만 포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 국영 작황기관 코나브(Conab)도 9월 19일 올해 생산 전망치를 5,880만 포대에서 5,480만 포대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면, 국제커피기구(ICO)는 2023/24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1억 7,800만 포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소비량도 2.2% 늘어난 1억 7,700만 포대로 예측돼, 결과적으로 100만 포대 규모의 잉여가 남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처럼 통계 기관별 전망치가 엇갈리면서 시장은 방향성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선물 시장의 기술적·기본적 분석
지난주 아라비카 최근월물(Z24)은 47년 만의 최고가를 경신했고, 로부스타 1월물은 2개월 반 만의 고점을 터치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산지의 기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가격은 고점 부근에서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단, 브라질 통화 약세와 ICO발 증산 전망이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2024/25 글로벌 재고 전망은 2,578만 포대로 7.7% 늘어날 것으로 USDA는 내다봤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케리오버 재고(carry-over stock)’가 실배송까지 이어지지 않는 ‘가상 재고’에 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용어 풀이 및 실무적 시사점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이 복합적이고 산미가 뛰어난 품종을 말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이 많고 쌉싸래한 맛이 특징이다. 두 품종은 각각 ICE 뉴욕과 ICE 런던에서 거래된다.
엘니뇨(El Niño)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전 세계 기상 패턴을 교란하는 현상이다. 커피 벨트에서는 강수량 변동성이 커져 개화·결실 단계에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선물·옵션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를 권고한다. 특히 원두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로스터와 프랜차이즈 업체는 헤징을 통해 원가 변동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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