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불안 고조 속 커피 선물 가격 5% 이상 급등

국제 커피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쳤다. 2025년 9월 15일(현지시각)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KCZ25)은 전 거래일 대비 +20.80¢(+5.24%) 급등해 계약 최고가를 기록했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로부스타 커피 선물(RMX25) 역시 +241달러(+5.24%) 상승하며 3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급등은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가뭄브라질 헤알화 강세가 결합돼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1) 가뭄 우려
민간 기상기업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 지역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주가 9월 13일로 끝난 일주일 동안 “강수량 제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커피나무는 9월~10월 개화기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수확량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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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bica Futures Chart

2) 브라질 헤알화 강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USDBRL)는 15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헤알화가 강세면 브라질 수출업자가 달러 수입을 헤알화로 환전할 때 손해가 커져 커피 수출 유인이 약화된다. 이는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의 공급 물량을 위축시켜 국제 시세를 끌어올린다.


미국 시장에서의 추가 수급 압박

미국은 생두 수입량의 약 3분의 1을 브라질에 의존한다. 그러나 50% 관세가 부과된 이후 미국 바이어들이 신규 계약을 잇달아 파기(void)하면서 미국 내 원두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실제로 ICE가 관리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9월 15일 기준 66만6,337포대로 16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2주 만에 6,556계약(로트)으로 감소해 8월 28일 기록한 7주 최저치(6,552로트)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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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베트남 생산 전망도 하향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9월 4일 발표에서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4.9% 하향한 3,520만 포대로 조정했다. 총 커피 생산 역시 5,520만 포대로 기존 전망치보다 0.9% 감소했다.

브라질 최대 커피 조합 쿠슈페(Cooxupé)에 따르면 9월 5일 기준 조합원들의 수확률은 97%로, 전년보다 빠르게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시장에서는 “조기 수확 완료가 일시적인 공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품질 저하 가능성이 있어 가격 지지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베트남의 2023/24 생산량은 -20% 급감한 147만2,000톤(4년 만의 최저)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7.1% 감소한 135만톤이라고 발표했다.

Robusta Futures Chart


글로벌 수급 전망 엇갈려

미 농무부 해외농업서비스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을 사상 최고치인 1억7,868만 포대로 전망했으나, 상업기관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부족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5년 연속 공급부족 시나리오다.

이처럼 공급 전망의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상 악화·물류 차질·관세 변수 등이 겹쳐 가격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 해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란?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뛰어나 ‘스페셜티 커피’ 원료로 쓰인다. 병충해에 약해 생산비가 높아 가격 변동성이 크다. 반면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에서 빠르게 자라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두 품종은 기후 조건·수박비·환율에 따라 가격이 상호 견인 혹은 역행하며 움직인다.


기자 시각

커피 선물은 전형적으로 기상 리스크와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특히 브라질·베트남의 생산 뉴스가 실시간으로 반영돼 급등락이 잦다. 현재 상황은 기상 악재와 무역 갈등이 동시에 작용해 단기 랠리를 형성하고 있다”라고 본지는 분석한다.

다만 USDA가 예측한 대로 2025/26 작황이 회복되고 수확량이 실제로 늘어난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가격 조정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투자자는 재고 흐름, 산지 기상, 환율 변동이라는 세 가지 핵심 변수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