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전망에 눌린 설탕 가격, 뉴욕 4년 6개월 만의 최저치

뉴욕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원당 3월물(#11) 가격이 22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0.14센트(-0.92%) 하락해 파운드(lb)당 14.98센트로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5)+1.10달러(+0.25%) 오른 톤(t)당 437.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뉴욕 원당 근월물은 4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 갔다.

2025년 10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설탕 가격은 7개월 연속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런던 백설탕 가격 역시 전날 4년 3개월 만의 저점을 경신했으며, 이는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대규모 증산 기대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다.

NY Sugar Futures Chart

주목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 유니카(UNICA)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9월 하순(9월 16~30일) 브라질 중남부 센터-사우스 지역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313만7,000t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공장들이 설탕 생산에 투입한 사탕수수 비율은 51.17%로, 지난해 47.73%보다 높았다. 2025/26 시즌 누적 설탕 생산량도 3,352만4,000t(전년 대비 +0.8%)로 집계됐다.

London White Sugar Futures Chart

시장조사업체 다타그로(Datagro)는 브라질 중남부의 2026/27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3.9% 증가해 사상 최대인 4,40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BMI그룹은 2025/26년 세계 설탕 시장이 1,050만t 공급 과잉 상태가 될 것으로,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2025/25년(원문 표기) 같은 기간 410만t의 흑자를 예상했다. 이처럼 일련의 과잉 공급 전망이 가격을 짓누르고 있다.

설탕 가격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인도의 수출 재개 가능성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 기준 인도 몬순 누적 강수량이 평균보다 8% 많은 937.2mm로, 최근 5년 중 가장 강한 몬순이라고 발표했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FCSF)은 풍부한 강우와 재배면적 확대를 근거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49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인도설탕공장협회(ISMA)가 제시한 2024/25년 2,620만t(전년 대비 -17.5%)의 5년 최저치 이후 급반등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목

국제 트레이더 슉덴(Sucden)은 2025/26년 인도가 바이오연료인 에탄올 생산에 400만t의 설탕을 전환할 수 있지만, 여전히 400만t가량이 수출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애초 예상됐던 200만t의 배 규모로,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의 추가 물량 유입은 가격 하락 요인으로 해석된다.

태국도 공급 확대 압력에 가세했다. 태국 설탕제조업협회(Thai Sugar Miller Corp)는 10월 1일 2025/26년 설탕 생산량이 +5% 증가한 1,05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 역시 2024/25년 생산량이 +14% 늘어난 1,000만t이라고 5월 2일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 기구·기관 전망 비교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6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부족 규모는 23만1,000t로 전년도 488만t보다 크게 축소될 것으로 봤다. ISO는 같은 시즌 세계 생산량이 1억8,060만t(+3.3%), 소비는 1억8,080만t(+0.3%) 수준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1억8,931만8,000t(+4.7%)으로 사상 최고치를, 인간용 소비는 1억7,792만1,000t(+1.4%)으로 역시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말 재고는 4,118만8,000t(+7.5%)로 불어날 전망이다. 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FAS)는 브라질 4,470만t(+2.3%), 인도 3,530만t(+25%), 태국 1,030만t(+2%) 등 주요 생산국이 모두 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Barchart Sugar Analysis

용어 해설 및 배경

원당(#11)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원료용 갈색 설탕 선물 상품이다.
백설탕(#5)정제 설탕 선물로, 주로 유럽·아시아 시장 가격 지표로 활용된다.
센터-사우스(Center-South)는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ISO·USDA·UNICA·NFCSF 등은 각각 국제·국가별 설탕 수급을 집계·예측하는 기관으로, 보고서 발간 시점마다 시장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은 “브라질·인도·태국발 공급 확대 전망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기적으로는 0.1~0.2센트 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 있으나, ISO가 지적했듯 장기적으론 만성 공급 부족 구조가 남아 있어 가격이 파운드당 14센트 초반에서는 지지력을 확인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각국 정부의 에탄올 전환 정책엘니뇨·라니냐 기후 변수가 재차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감안해야 할 리스크다.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기자는 기사 작성일 현재 해당 상품 또는 관련 증권에 직·간접적인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투자 자문 목적이 아니며, 정보 제공만을 위해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