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우려에 국제유가 일주일 만에 최저치 하락

11월물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 가격(CLX25)은 30일(현지시간) -1.08달러(-1.70%) 하락한 배럴당 62.58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달물 RBOB(레포머 가솔린) 선물(RBX25)도 -0.0194달러(-1.00%) 떨어진 갤런당 1.920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유가와 가솔린 가격은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며 일주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투자자들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생산량을 추가로 늘릴 것이라는 소식에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달러화 지수(DXY)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유가 낙폭은 일부 제한됐다.

2025년 10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일요일 예정된 OPEC+ 회의에서 최근 결정된 증산 일정을 11월부터 월 50만 배럴씩 세 차례 앞당겨 실행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1) 이는 2023년부터 유지돼 온 하루 166만 배럴 규모 감산분의 잔여 물량을 사실상 전면 복원해 총 220만 배럴의 추가 공급을 시장에 재투입하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 OPEC 8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40만 배럴 증가한 2,855만 배럴로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목

세계 시장에 드리운 ‘초과 공급’ 그림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신 전망에서 2026년 세계 원유 시장이 하루 333만 배럴 규모의 사상 최대 공급 초과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보다 36만 배럴 늘어난 수치다. IEA는 “OPEC+가 감산에서 빠르게 손을 뗄 경우 공급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이라크 역시 추가 공급 변수로 떠올랐다.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자치정부(KRG)와의 합의를 통해 2년간 중단됐던 쿠르드 지역 송유관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라크 후세인 외무장관은 26일 “송유관 재가동 시 하루 50만 배럴가량의 신규 원유가 세계 시장에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가 8월 원유 수입을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여 1,960만 톤(하루 환산 459만 배럴)을 기록한 점도 수요 측면에서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3위 수입국인 인도에서 수요가 꺾이면 정제 및 해상 물류 전반에 냉각 효과가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해상 저장·지정학 변수도 가격에 압박

영국 조사업체 보텍사(Vortexa)에 따르면 9월 26일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부유식 저장 탱커에 보관 중인 원유는 전주 대비 3.7% 늘어난 8,195만 배럴로 집계됐다. 해상 재고 증가는 단기간에 시장에 유입될 물량이 많다는 신호로 해석돼 약세 재료가 된다.

주목

반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위험은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미사일 공습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잇따라 피해를 입자, 9월 상반월 러시아 정제품 해외 출하량은 194만 배럴로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은 주요 7개국(G7)에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중국·인도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자는 방안을 제안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NATO) 국가들은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해야 한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EIA·베이커휴스 통계로 본 미국 내 동향

시장 컨센서스는 10월 1일 발표될 EIA(미 에너지정보청) 주간 재고가 원유 +150만 배럴, 가솔린 +5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9월 24일 발표에서는 미 원유 재고가 5년 평균보다 4.4% 낮았고, 가솔린과 중질유 재고도 각각 1.7%, 7.2%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50만1천 배럴로 사상 최고치(1,363만1천 배럴·2024년 12월 첫째 주)에 소폭 못 미쳤다.

드릴링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스 집계에 따르면 9월 26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는 424기로 전주 대비 6기 늘었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만의 저점(410기)에서 다소 회복된 수준이지만, 2022년 12월 기록한 627기 대비로는 200기 이상 줄어 있는 상태다.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WTI는 미국 텍사스주 쿠싱에서 인도되는 대표적 원유 선물 기준물로, 달러 표시·고품질 경질유라는 특징 때문에 국제 벤치마크로 쓰인다.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배기가스 저감 첨가제를 배합하기 전 단계의 가솔린’ 선물 계약을 뜻한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이 참여하는 확장형 협의체다. IEA는 파리 소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에너지 정책 자문기구로, 선진국의 비축유 관리·에너지 통계를 담당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통계기관으로 주간 원유 재고·생산 동향을 발표하며, Vortexa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글로벌 해상 원유 흐름을 실시간 추적·분석하는 민간 데이터 회사다.

이상 모든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기사 작성자(Rich Asplund) 및 바차트닷컴은 본문에서 언급된 어떤 상품·증권에도 직·간접적 보유 지분이 없다고 밝혔다.


WTI 선물 그래프

RBOB 선물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