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과 수요 약세에 코코아 가격 급락

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3월 인도분 ICE 뉴욕 코코아(CCH26)는 수요일 전일 대비 -214포인트(-4.98%)로 마감했으며, 3월 인도분 ICE 런던 코코아 #7(CAH26)은 -115포인트(-3.72%)로 하락 마감했다.

2026년 2월 5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수요일에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지난 금요일의 주요 저점보다는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 뉴욕 코코아는 근월물 기준으로 2.2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으며, 런던 코코아는 2.5년 만의 저점으로 떨어진 바 있다.

시장 배경을 살펴보면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와 수요 둔화가 코코아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StoneX는 지난 목요일 2025/26 시즌의 전 세계 코코아 공급 초과분을 287,000톤(MT)으로, 2026/27 시즌을 267,000톤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월 23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110만톤(1.1 MMT)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수요 측면의 약화는 가격 하락을 가속화했다. 소비자들이 높은 초콜릿 가격에 저항하면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업체인 Barry Callebaut AG는 11월 30일로 종료된 분기에서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보고하면서, 그 배경으로 ‘부정적인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고수익 세그먼트로의 물량 우선 배분’을 들었다.

Barry Callebaut는 분기 실적 발표에서 “부정적인 시장 수요와 수익성 높은 세그먼트에 대한 우선순위 배정”을 이유로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원재료 수요의 대표적 지표인 그라인딩(grindings, 제분·가공량) 보고서들도 약세를 보였다. 유럽코코아협회는 1월 15일 발표에서 4분기 유럽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304,470톤으로 집계돼 시장 기대치인 -2.9%보다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으며, 이는 12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2월 16일 4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감소한 197,022톤이라고 보고했다. 반면 북미의 경우 전국과자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분기 북미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0.3%103,117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고 측면에서도 약세 요인이 존재한다. ICE가 관찰하는 미국 항만의 코코아 재고는 12월 26일에 근월물 기준 1,626,105가방로 10.5개월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해 수요일에는 1,793,547가방으로 집계돼 2.75개월 만의 고점을 형성했다. 항만 재고의 회복은 단기적으로 가격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이다.

반면 공급의 지역별 차이는 가격에 혼재된 신호를 주고 있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 코스트)의 항구로의 선적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집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2월 1일) 기준 아이보리 코스트 농민들이 항구로 선적한 코코아는 1.23 MMT로 전년 동기 1.24 MMT 대비 -4.7% 감소했다. 이 같은 선적 둔화는 일시적으로 가격을 지지한다.

기상과 작황은 공급 전망에 중요하다. 서아프리카의 호조건은 오히려 가격에 부정적 요인이다.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최근 서아프리카의 재배 여건이 양호해져 아이보리 코스트와 가나의 2월~3월 수확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농가 보고에 따르면 올해는 전년 동기보다 꼬투리(pod)가 더 크고 건강하다고 한다. 초콜릿 제조사인 Mondelez도 서아프리카의 최근 코코아 꼬투리 수가 5년 평균보다 7% 높다고 밝혔으며, 이는 전년 작황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materially higher)이라고 평가했다. 아이보리 코스트의 주 작물 수확이 이미 시작됐고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상황이 다르다. 세계 5위의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11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 감소한 35,203톤으로 집계됐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4/25년 예상치인 344,000톤보다 낮은 수치라고 전망했다. 이는 일부 지역에서 공급 타이트닝(긴축)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급 전망의 혼재된 신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ICCO는 11월 28일 글로벌 2024/25 코코아 잉여분(서프러스) 추정치를 기존 142,000톤에서 49,000톤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2024/25 글로벌 생산량 추정치도 기존 4.84 MMT에서 4.69 MMT로 낮췄다. Rabobank는 최근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11월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ICCO는 또한 2023/24년 글로벌 코코아 적자 규모를 -494,000톤으로 수정해 60년 만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ICCO는 2023/24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해 4.368 MMT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ICCO는 12월 19일 2024/25년에는 글로벌 코코아가 49,000톤의 잉여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잉여 전환했다고 발표했고, 같은 해 글로벌 생산량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4.69 MMT였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보충 설명)

ICE는 국제상품거래소(Intercontinental Exchange)를 의미하며, 뉴욕과 런던 등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가격을 집계한다. ‘그라인딩(grindings)’은 원두(생코코아)를 제분·정제하여 가루나 버터 등 가공재로 만드는 처리량을 뜻하며, 초콜릿 제조업체의 원료 수요를 확인하는 핵심 지표다. 단위인 MT는 메트릭톤(metric ton, 1,000kg)을 뜻하고, MMT는 백만 메트릭톤(1,000,000 MT)을 의미한다. ‘가방(bags)’은 항만·거래소에서 코코아 보관 단위로 사용하는 표준 포장 단위 중 하나로, 선적·재고 통계에서 자주 사용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전문적 분석)

현재의 가격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풍부한 글로벌 공급 신호완만한 소비 회복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통계와 기업 실적은 전체적으로 수요 회복이 느리며, 특히 유럽과 아시아의 그라인딩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한 점은 소비 기반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반면 서아프리카의 호작황과 아이보리 코스트·가나의 증산 기대는 추가적인 공급 압력을 의미한다.

중기적 관점에서 볼 때 가격의 추가 하락 여부는 다음 요인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서아프리카의 실제 수확량과 품질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가(실제 수확량이 예상을 밑돌면 가격을 지지). 둘째,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의 수요 회복 속도(소비자 수요가 개선되면 그라인딩과 구매가 증가). 셋째, 기상 리스크와 병충해 발생 여부(예상치 못한 기상 악화나 병충해 발생 시 공급 타이트닝). 넷째, 환율·운송비·무역정책 등 물류 비용 변화(운임 상승 등은 실질 공급을 제한할 수 있음).

단기적으로는 재고 증가와 기업 실적 부진으로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예상되나, 서아프리카 수확의 품질·양호 여부와 일부 생산국(예: 나이지리아)의 추가적인 생산 차질 가능성은 가격 하락을 제한하거나 반등을 유도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현재의 가격 수준이 공급·수요의 단기 지표와 기상 변수에 매우 민감하므로, 그라인딩 통계·ICCO 및 주요 분석기관의 재고·생산 추정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물·산업 영향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원가 관리와 제품 믹스 조정을 통해 마진을 방어하려 할 것이다. 가격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 완화 요인이지만, 소비 심리 개선 없이 단순히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는 것만으로는 매출 개선으로 직결되기 어렵다. 반대로 생산국 농가 소득은 가격 하락 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재배 의욕과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

요약하면, 2026년 2월 초 현재 코코아 시장은 공급 증가 신호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가격을 압박하고 있으나, 지역별 생산 변동성과 기상 리스크, 기업들의 수요 회복 여부에 따라 향후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참가자는 그라인딩 지표, 항만 재고 추이, 서아프리카의 수확 실적과 주요 기관(예: ICCO, StoneX, Rabobank)의 수급 전망 업데이트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다.

기사 작성 시점에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기자는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