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12월물 ICE 뉴욕 코코아(티커: CCZ25)는 -302포인트(-5.74%) 하락했고, 12월물 ICE 런던 코코아 #7(티커: CAZ25)도 -238포인트(-5.87%) 떨어졌다. 시장은 서아프리카의 풍작(버퍼 크롭) 기대와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이중 압력을 강하게 반영했다.
2025년 11월 1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근월물 기준으로 1.75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 현지 농가들은 코코아 나무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고 전했으며, 최근의 건조한 날씨가 수확 원두의 건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가나 농가에서도 우호적인 기상 조건 덕분에 코코아 꼬투리(pod)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초콜릿 제조업체 몬델리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근 꼬투리 계수(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지난해 작황을 의미 있게 상회한다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의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다.
가격 하락 요인은 공급뿐만이 아니다. 지난주 금요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재배되지 않는 원자재(코코아 포함)에 부과해오던 10% 상호 관세를 철폐한다고 발표한 점도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수요 지표는 둔화를 가리킨다. 10월 30일 허쉬(Hershey) 최고경영자는 올해 핼러윈 시즌 초콜릿 매출이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매출에서 핼러윈 비중은 약 18%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시즌이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에 최저였다고 발표했다. 유럽 코코아 협회도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였다고 전했다. 전미 과자협회(NCA) 집계 상 3분기 북미 그라인딩은 +3.2%(112,784톤) 증가했으나, 신규 보고업체 편입이 수치를 왜곡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시르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로 끝난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넘게 감소했다.
아이보리코스트 수출 둔화는 단기적으로는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해석된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새 마케팅 연도 시작 이후 10월 1일부터 11월 16일 사이 농가들이 항만으로 선적한 물량은 516,787톤으로, 전년 동기(548,494톤) 대비 -5.7% 감소했다. 수출 페이스 둔화는 단기 공급 타이트닝으로 연결될 수 있어, 하락세 속에서도 바닥 형성 변수로 거론된다.
ICE 모니터링 코코아 재고도 줄고 있다. 미국 항만에 보관된 ICE 모니터링 재고는 화요일 기준 1,747,459포대로 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고 축소는 통상 현물 타이트닝을 시사해 가격 방어에 기여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도 주목된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협회는 2025/26 시즌 생산이 -11% 감소한 305,000톤으로, 2024/25 시즌 전망치(344,000톤) 대비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과 동일한 14,511톤으로 집계됐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글로벌 코코아 수급을 -494,000톤 적자로 수정했는데, 이는 60년 넘는 기간 중 최대라 밝혔다. 같은 기간 글로벌 생산은 -13.1% 감소한 4.380 MMT(백만 메트릭톤)였다.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46년 만의 최저인 27.0%까지 내려갔다. 다만 2024/25에는 글로벌 잉여가 142,000톤으로, 4년 만의 첫 흑자가 될 것으로 추정했고, 전세계 생산은 +7.8% 증가한 4.84 MMT로 제시했다.
핵심 용어 풀이
– 근월물(Nearest-futures):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 계약으로, 현물과 가격 동조화가 커 시장 심리의 즉시적 반영으로 해석된다.
– 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빈을 분쇄·가공해 코코아 리큐어·버터·파우더로 만드는 공정량을 뜻한다. 이는 실수요(초콜릿·가공 식품) 지표로 널리 사용된다.
– 재고/그라인딩 비율(Stocks-to-grindings): 가용 재고가 연간 가공 수요를 얼마나 커버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공급 여력이 타이트하다는 신호다.
– ICE 모니터링 재고: ICE 지정 창고의 검사·인수 기준을 충족한 재고로, 선물 인도 가능 물량을 가늠하는 대리변수다.
시장 해석과 전망
현재 공급 측에서는 서아프리카의 작황 회복과 정책 변수(미국의 10% 관세 철폐)가 동시 발생해 하방 모멘텀을 키우는 반면, 수요 측에서는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둔화, 북미 소매 판매량 감소 등 수요 냉각 신호가 명확하다. 이로 인해 단기 균형 가격은 하향 재평가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다만, ICE 재고 축소, 아이보리코스트 수출 페이스 둔화, 나이지리아 생산 감소 전망 등은 하락 속에서도 가격의 완충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코코아는 기상·병충해·물류 등 불확실성에 취약해, 변동성 회귀가 빠른 편이다. 향후 메인 크롭 출하 추이, 4분기 그라인딩 재집계, 연말 수요(홀리데이 시즌)의 실적이 방향성 재판단의 핵심 단서가 될 것이다.
“올해 핼러윈 시즌 초콜릿 매출은 실망스러웠다.” — 허쉬 CEO(10월 30일)
투자자 관점에서 가격 민감도는 공급보다 수요 충격에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 아시아·유럽의 이중 그라인딩 둔화는 원가 전가 한계·소비 위축을 반영할 수 있으며, 북미의 통계적 증가분은 표본 확장이라는 단서가 붙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관세 철폐는 거래 비용을 낮춰 무역 흐름 재배치를 촉진할 수 있으나, 단기에는 재고 청산/헤지 포지션 조정 과정을 통해 가격 왜도를 키울 위험도 있다.
참고로 바차트는 원자재 애널리시스 뉴스레터 구독을 안내하며, 원유부터 커피까지 주요 상품에 대한 정기 분석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게재일 기준,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또한 문서 내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