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가 지적한 두 가지 잠재적 시장 위험

뉴욕 증시가 최근 한 달 동안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S&P 500 지수, 나스닥 종합지수가 모두 정점을 다시 쓰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기대치와 대체로 부합했으나 전월 대비 상승 폭이 확연했다. 반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거의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며 노동시장의 냉각을 시사했다. 이러한 지표 조합은 연준이 오는 9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더욱 부채질했다.

“시장에서는 견조한 성장 전망과 함께 더비시(dovish)한 연준을 점차 가격에 반영해 왔다.”

골드만 삭스의 빅키 창 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애널리스트 팀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더비시란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성향을 일컫는 말로, 금리를 낮추거나 자산 매입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1.

주목

그러나 보고서는 두 가지 위험 요소가 여전히 시장에 잠복해 있다고 경고했다. 첫째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시장이 식어 가는 과정이 광범위한 성장 둔화로 비화할 것인지가 핵심 불확실성으로 지목됐다.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몇 달간이 최대 위험 구간이 될 수 있다”면서, 고용이 오래 버틸수록 침체 리스크는 점차 옅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둘째 위험은 미국 성장세가 견조하게 유지될 경우, 시장이 선반영해 둔 과도한 완화 기대가 되돌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연준이 충분히 많이, 충분히 빨리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가정이 깨질 경우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주식에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 삭스는 “경기 침체 우려가 제한된 상황에서 긍정적인 지표가 추가로 나오면, 성장 전망 상향 조정보다 오히려 더비시 충격이 반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해설 | ‘더비시’와 ‘호키시’
금융시장에서 ‘dovish’(비둘기파) 정책은 완화적·유동성 공급을 선호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반대로 ‘hawkish’(매파) 정책은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금리 인상이나 유동성 흡수를 지지한다. 투자자들은 두 단어를 통해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한다.

골드만 삭스는 두 시나리오에 대비해 공격적으로 위험 자산에 노출된 투자자라면 성장 둔화 리스크와 매파적 연준 리스크를 모두 헤지(hedge)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즉, 포트폴리오 내 일부 방어주 편입, 변동성 지표(VIX) 옵션 매수, 혹은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 비중 확대 등으로 충격을 완화하라는 제안이다.

주목

기자의 시각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달러 강세·약세 전환미국 장기금리 방향성이다. 만약 연준이 예상보다 덜 완화적이라면 달러 강세와 글로벌 자금 재배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원화 환율,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외국인 수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한국 기업의 달러 차입 부담이 완화되고, 기술주 중심의 KOSDAQ 랠리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통화정책과 거시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환헤지·글로벌 자산 분산 전략 비중을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

1 용어 해설: ‘더비시’(dovish)는 비둘기파적 통화정책 기조, ‘호키시’(hawkish)는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