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CACI 인터내셔널(CACI International)의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두 단계 상향하고, 파슨스(Parsons)의 투자의견은 ‘중립(Neutral)’으로 한 단계 하향했다. 이번 조정은 미국 정부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산업 내 기업별 성장 궤적이 뚜렷이 갈리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CACI가 동종 업체 대비 고급 기술 영역으로의 전환에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CACI의 지난 12개월 기준 자금지원 기반 수주 대비 매출(book-to-bill) 비율이 1을 상회하며, 영업이익률도 업계 평균을 넘어선 점이 강조됐다.
골드만삭스는 “CACI가 중기적으로 경쟁사보다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배수)이 최근 추정치 조정 이후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과 파슨스보다 낮아졌다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꼽았다. 동 증권사는 CACI에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매수’ 의견을 통해 추가 상승 여력을 명확히 시사했다.
“CACI의 기술 포트폴리오는 국방부(DoD) 및 연방 민간기관에서 요구하는 첨단 애플리케이션·사이버 보안·신호정보(SIGINT) 분야에 집중돼 있다” —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 파슨스, 대형 계약 종료 이후 성장 불확실성
반면 파슨스에 대해서는 주력 연방 계약의 종료(roll-off) 이후 매출 성장 경로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하반기에 암시된 핵심 사업 가속화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2026 회계연도에는 전년 기저 효과로 인해 까다로운 비교 구간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슨스 주가는 최근 급반등해 동종 업계 최고 배수(가치 대비 주가 수준)로 거래되고 있어,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업사이드(up-side)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용어 해설: ‘book-to-bill 비율’은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이 새로 수주한 금액(주문, bookings)을 같은 기간 매출로 인식한 금액(billings)으로 나눈 값이다. 1 이상이면 수주가 매출을 웃돈다는 의미로, 성장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또한 ‘배수(multiple)’는 주가를 순이익·매출 등 재무 지표로 나눈 값으로, 상대적 고평가·저평가를 판단할 때 활용된다.
■ 동종 기업 2분기 성적·정책 환경
이번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AMTM, 리도스(Leidos), V2X 등 주요 국방·정부 IT 공급업체의 2분기 실적이 대체로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별 신규 수주(booking) 흐름은 엇갈렸으며, 미 연방정부의 정책 우선순위 변화에 따라 예산 집행 결정이 지연되는 양상이 지속됐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정부 효율성 제고 이니셔티브가 단계적으로 실행되고 있어 정부 IT & 서비스 업종 전반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DOGE(미 상무부 산하 디지털화 전략 조직 추정)가 연방 민간기관과 국방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국방부는 외부 IT·서비스 계약의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지침을 연달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메모 강화는 정부 기관이 외부 벤더를 활용할 때 요구되는 문턱을 높여 내부 역량을 우선 활용하고, 불필요한 중복 계약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신규·갱신 계약 일정이 지연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기술 제공 기업에 기회가 집중될 것”이라고 해석한다.
■ 시장에 미칠 영향 및 전망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예산 집행 불확실성이 지속되더라도 사이버 보안·클라우드 전환·인공지능(AI) 통합 분야는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예산 항목으로 분류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로 CACI는 2024~2025년 사이버·AI 관련 신규 계약 실적이 전체 수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향후 ‘질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 반면 파슨스는 기존 인프라 엔지니어링·시스템 통합 중심 포트폴리오가 정부의 IT 컨설팅·기술 고도화 수요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조정이 동종업계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투자자들은 ‘성장 가시성’과 ‘기술 경쟁력’을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어, CACI의 오버웨이트(overweight·비중확대) 의견이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① 2025 회계연도 예산안 승인 과정, ② 국방부·연방기관의 IT 외주정책 가이드라인 최종 확정, ③ 각 사 3분기·4분기 수주 추이 등이다. 이를 통해 미 정부 IT 및 서비스 시장 전반의 성장궤도와 개별 기업 실적 안정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