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11월자 글로벌 최우선 종목(Conviction List – Directors’ Cut)을 업데이트하고, 70% 이상 업사이드가 기대되는 종목 5개를 제시했다. 이번 리스트는 은행 내 소위원회가 선정하는 월간 추천 종목 모음으로, 지역별 구성 변동과 함께 개별 종목별 투자 포인트가 상세히 제시됐다.
2025년 11월 3일 23시 28분 15초(GMT), 원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리스트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편출입이 두드러졌다. 유럽에서는 덴마크의 DSV(물류), 이탈리아의 Prysmian(전선), 영국의 Ceres Power(수소연료전지)가 새로 편입됐고, 스웨덴의 산업부품사 Atlas Copco, 스페인의 빅오일 Repsol, 벨기에의 바이오의약품사 UCB가 제외됐다.
APAC 지역에서는 대만 전자 제조사 Hon Hai, 한국 보험사 Samsung F & M, 중국 티하우스 체인 Guming, 인도에 본사를 둔 금속 부품 제조사 PTC Industries가 리스트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의 스포츠웨어 기업 Anta, 일본의 러닝화 제조사 Asics, 일본의 소비재 소매업체 Ryohin Keikaku, 중국 바이오의약품사 Zai Lab, 일본 IT 기업 Fujitsu는 제외됐다.
가장 높은 업사이드가 기대되는 5대 종목
1) 한국의 비디오게임 퍼블리셔 크래프톤(Krafton) — 업사이드 92%
골드만삭스는 크래프톤에 대해 실적 측면의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만들어낼 역량을 강조하며 강세 시각을 유지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올해 초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의 성공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의 상반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분기별로 쪼개 보면 일부 지표가 둔화된 흐름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투자은행은 잠재적 실적 반등 여지를 근거로 목표가 대비 92%의 상승 여력을 산정했다.
2) 스위스-프랑스 HR 기업 아데코 그룹(Adecco Group) — 업사이드 92%
아데코는 2025년 상반기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3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는 주가 개선 여지를 크게 보며 92% 업사이드를 제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자구노력(self-help)으로 뒷받침되는 탑라인 인플렉션(매출 성장 전환)의 신호가 포착되고 있으며, 새 배당정책은 더 빠른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의 여지를 제공한다.”
연초 대비 아데코 그룹의 주가는 0.26% 상승에 그쳤지만, 구조적 체질 개선과 정책 변화가 향후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3) 수소연료전지 기업 세레스 파워(Ceres Power) — 업사이드 79%
그린 수소 분야의 선도적 연료전지 업체로 평가받는 세레스 파워에 대해, 유럽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라이선시(기술 라이선스 파트너)들이 차세대 데이터센터 성장의 수혜를 볼 위치”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52% 이상 상승했다. Shell과의 협업을 비롯해 지난 1년간 다양한 이니셔티브와 대외적 인정이 이어졌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4) 독일 온라인 리테일러 잘란도(Zalando) — 업사이드 77%
골드만 애널리스트들은 잘란도를 “저평가된 업사이드를 보유한 온라인 채널 전환의 승자”로 규정했다. 이는 2024년 12월 발표돼 올해 초 거래가 종결된 경쟁사 About You의 전략적 인수에 기초한다. 그러나 인수 효과와 신규 시장 진입, 가이던스 상향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25% 하락으로 올해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은행은 체질 전환과 통합 시너지가 가시화될 경우 77% 상승 여력을 제시했다.
5) 중국의 호라이즌 로보틱스(Horizon Robotics) — 업사이드 74%
자율주행차용 AI 칩을 개발하는 호라이즌 로보틱스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44% 급등했다. 글로벌 AI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로보택시 전장이 열리면서, 골드만은 “고급 스마트 드라이빙 수요를 포착하기 위한 제품 믹스 업그레이드”를 주목 포인트로 꼽았다. 이 회사는 9월 독일에 유럽 본부를 설립했으며, Volkswagen의 소프트웨어 계열사 Cariad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ZF Group,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 등과도 협력 중이다. 골드만의 업사이드 추정치는 74%다.
리스트 구성 변화의 지역별 포인트
유럽 편입 종목인 DSV(글로벌 물류)와 Prysmian(전력·통신 케이블)은 공급망 현대화와 전력 인프라 투자의 구조적 수혜가 부각되는 섹터에 속한다. Ceres Power는 청정에너지 전환과 고성능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확대라는 교차 테마에서 중장기 모멘텀을 갖는다. 반대로 Atlas Copco, Repsol, UCB는 상대적인 기회비용 관점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APAC 편입의 경우, Hon Hai(전자 제조)와 Samsung F & M(보험), Guming(티하우스 체인), PTC Industries(금속 부품)는 리오프닝 후 수요 정상화, 가계·기업 리스크 관리 수요, 내수 서비스 다변화, 제조업 수출 사이클 등 분산된 테마를 반영한다. 반면 Anta, Asics, Ryohin Keikaku, Zai Lab, Fujitsu는 단기 모멘텀 혹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대적 매력도가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거시 환경과 자금 흐름
달러 약세가 아시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편중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됐다. 이는 골드만삭스의 APAC 비중 확대와 일부 성장 테마(예: AI, 친환경 에너지, 전자상거래)의 재평가 흐름에 동력을 공급하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전문 용어 해설
– Conviction List – Directors’ Cut: 골드만삭스 내부 소위원회가 선별하는 월간 최우선 추천 종목 리스트를 뜻한다. 통상 하우스의 가장 강한 확신을 반영한다.
– 업사이드(Upside): 현재가 대비 목표가까지의 잠재적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 탑라인 인플렉션(Top-line Inflection): 매출 성장이 하락→상승으로 방향 전환되는 신호를 뜻한다.
– 셀프-헬프(Self-help): 비용절감, 포트폴리오 재편 등 기업 내부의 자구적 개선 노력을 지칭한다.
– 디레버리징(Deleveraging): 현금흐름 개선이나 자산 매각, 배당정책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과정을 말한다.
– 라이선시(Licensee): 기술 또는 지적재산을 사용 허가받은 제3자 파트너를 의미한다.
– 로보택시(Robo-taxi):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운전사 없이 운행되는 무인 호출 택시 서비스를 지칭한다.
분석과 시사점
이번 리스트의 공통분모는 두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성장 엔진의 질적 고도화다. 크래프톤은 히트 타이틀의 수명주기 관리와 신작 파이프라인에서 실적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현금창출력과 글로벌 IP 영향력이 실적 서프라이즈 여지를 키운다. 둘째, 전환기의 체질 개선이다. 아데코는 경기순환 업종 특성상 시차를 두고 회복 모멘텀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배당정책 재설계와 비용·조직 효율화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유도할 수 있다.
친환경과 디지털 인프라의 교차점에 선 세레스 파워는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과 탈탄소라는 이중 과제를 겨냥한다. 기술 상용화 및 파트너 확대가 지속될 경우, 라이선스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자본집약도를 낮추면서도 외형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 잘란도는 전자상거래의 규모의 경제와 수익성 안착이 핵심이다. 인수합병과 지역 확장, 가이던스 상향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가가 부진했던 점은 앞으로의 실행력에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고성능 자율주행으로의 제품 믹스 상향이 본격화되며, 유럽 현지화(독일 본부)와 유수 완성차·부품사 파트너십이 사업 확장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포지셔닝 관리가 필요하다.
투자자 관점에서, 골드만삭스의 Directors’ Cut은 단기 트레이딩 아이디어라기보다 중장기 테마 별 견고한 후보군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 종목의 실적 발표 일정, 정책·규제 변화, 수요 사이클, 달러 추세 등 외생 변수에 대한 점검과 함께, 밸류에이션과 리스크 버짓을 체계적으로 연동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한 줄 정리: 골드만삭스는 크래프톤(92%), 아데코 그룹(92%), 세레스 파워(79%), 잘란도(77%), 호라이즌 로보틱스(74%)를 가장 큰 업사이드 후보로 지목했다. 달러 약세 속 아시아 분산 투자 흐름이 강화되는 가운데, 유럽·APAC 전역에서 질적 성장과 체질 개선을 겸비한 종목이 재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