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법무총괄 캐서린(캐시) 루멜러, 이메일 파문 후 2026년 6월 말 퇴임 결정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최고법률책임자(Chief Legal Officer) 겸 법무총괄(General Counsel)인 캐서린(캐시) 루멜러(Kathryn ‘Kathy’ Ruemmler)2026년 6월 30일부로 퇴임하겠다고 2026년 2월 밤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발표는 최근 공개된 추가 문서들에서 루멜러와 악명 높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사이의 친분을 보여주는 이메일과 대화 내용이 공개된 데 따른 후폭풍 속에 이뤄졌다.

2026년 2월 13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루멜러의 퇴임을 확인했으며 루멜러 본인도 “회사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루멜러는 성명에서 “골드만삭스에 합류한 지 6년 동안 회사의 법적·평판·규제 문제를 감독하고 강력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했으며, 모든 업무에서 정직이라는 핵심 가치를 지켜왔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멜러의 퇴임 발표 배경은 2026년 1월 말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DOJ)가 공개한 문서와 이메일의 추가 공개이다. 이 문서들에는 루멜러와 엡스타인 간의 다수 이메일 및 통화 기록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었으며, 일부는 2019년 7월 6일 엡스타인이 연방법 집행기관에 의해 뉴저지 공항에서 체포된 직후 엡스타인이 차량 내에서 했던 발언을 메모한 수기(手記)를 인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해당 수기와 통화 목록을 인용해 루멜러가 체포 직후 엡스타인이 전화한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Since I joined Goldman Sachs six years ago, it has been my privilege to help oversee the firm’s legal, reputational, and regulatory matters; to enhance our strong risk management processes; and to ensure that we live by our core value of integrity in everything we do,”

“My responsibility is to put Goldman Sachs’ interests first,”

“Earlier today, I regretfully informed [Goldman CEO] David Solomon of my intention to step down as Chief Legal Officer and General Counsel of Goldman Sachs as of June 30, 2026.”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은 성명을 통해 “루멜러는 재임 기간 동안 탁월한 총괄법무책임자였으며, 회사의 중대한 법적 사안들에 대해 기여와 건전한 조언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솔로몬은 이어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전문가 중 하나로서 루멜러는 많은 직원의 멘토이자 친구였으며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 문건과 이메일에 따르면, DOJ가 지난해 말과 올 1월 말에 추가 공개한 문서들에는 루멜러가 2019년 3월 엡스타인에게 보낸 이메일이 포함돼 있다. 해당 이메일은 엡스타인이 2008년 플로리다 주 법원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처벌을 받았을 때 받은 처우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는 방안을 조언하는 내용이었다. 이메일의 제목은 ‘From wapo’로 확인돼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의 문의 때문에 연락한 것으로 보인다.

루멜러는 이메일에서 “비판은 잘못됐고 이는 사건의 사실관계와 지방 및 연방 당국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근본적으로 오해한 것”이라며 “달콤한 거래(sweetheart deal)를 받은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지역적 성매매 혐의에 대해 광범위하고 공격적이며 이례적인 연방 수사를 받았다”고 적었다. 또한 루멜러는 엡스타인이 책임을 인정하고 형을 복역했으며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표현했다.

루멜러 측 대변인 제니퍼 코넬리(Jennifer Connelly)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해당 문서들은 루멜러가 형사 변호사 시절 엡스타인을 알았고 일면식(共同의 의뢰인)을 공유한 적이 있다는 루멜러의 반복된 주장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코넬리는 “그는 그 맥락에서 친분을 유지했을 뿐이며 엡스타인이 진행 중인 범죄 행위를 알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루멜러의 경력으로는 루멜러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법률고문(White House counsel)을 지낸 점이 있다. 골드만삭스 합류 이전에는 라탐 앤 왓킨스(Latham & Watkins)에서 화이트칼라 형사 변호사로 활동했다. 올 2019년 7월 엡스타인의 체포 당시 루멜러는 라탐 소속이었으며, 본인은 엡스타인을 대리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엡스타인은 2019년 체포된 뒤 뉴욕 연방 구치소에서 자살했다.

관련 영향과 연쇄 퇴진 사례도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사임 또는 직책에서 물러나는 사례가 발생했다. 영국에서는 모건 스위니(Morgan Sweeney)가 영국 수상 케어 스타머(Keir Starmer)의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났고, 피터 맨델슨(Peter Mandelson)은 영국 주미 대사 임명 이후 관련 공개로 인해 2025년 9월 해임된 바 있다. 또한 미국 대형 로펌 폴 와이스(Paul Weiss)의 의장 브래드 카프(Brad Karp)는 엡스타인과의 이메일 파문 이후 의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소속 로펌에는 남아 있다.

금융업계와 법률계에서의 이번 파문은 기관의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를 공식적·비공식적으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2025년 11월 의회에서 공개된 루멜러의 이메일에 대해 “해당 이메일은 루멜러가 골드만삭스에 합류하기 훨씬 이전의 개인적 서신”이라고 해명했고, 골드만 측 대변인 토니 프라토(Tony Fratto)는 “루멜러는 예외적인 총괄법무책임자이며 우리는 매일 그의 판단을 통해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및 배경

DOJ(미 법무부): 미국 연방 정부의 법 집행과 형사 사건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로, 연방 차원의 기소와 수사·문서 공개 등의 권한을 가진다.

총괄법무책임자(Chief Legal Officer, General Counsel): 기업 내부에서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소송, 규제 대응, 준법(Compliance) 전략 등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이다.

화이트칼라 형사 변호사(White-collar criminal defense lawyer): 주로 경제범죄·기업범죄 등 비폭력 범죄와 관련해 개인 또는 기업을 변호하는 변호사이다.


시장 및 경제적 영향 전망(분석)

루멜러의 퇴임은 골드만삭스의 단기적 평판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관의 최고법률책임자가 사임하는 사건은 투자자 신뢰와 규제당국의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과 거래량 증가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전통적으로 강한 리스크 관리 체계와 자본력을 보유한 대형 투자은행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즉시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 측면에서는 추가 문서 공개나 수사가 이어질 경우 법적 비용·제재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이는 해당 기업의 규제준수 비용 증가와 내부통제 강화 요구로 이어져 단기적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조직 내 신규 법률 인력 보강 및 거버넌스 개선이 신속히 이뤄질 경우, 시장은 이를 회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 회복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골드만삭스의 대체 인선(새 총괄법무책임자 임명) 시기와 인선 대상의 규제·정책 경험, 그리고 회사가 내부 조사 및 거버넌스 개선을 어떻게 이행하는지를 주목할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중장기적으로 골드만삭스의 평판 회복 속도와 비용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다.


마무리

루멜러의 퇴임 발표는 엡스타인 관련 문서·이메일 공개가 고위 인사들의 경력과 기업 거버넌스에 미치는 파장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상반기 중 책임 공백을 메울 후속 인선과 내부 통제 개선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과 규제당국은 향후 공개될 추가 문서와 회사의 대응을 예의주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