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JP모건, 유럽중앙은행 추가 금리인하 전망 축소…“경제 회복력·EU-미국 관세 합의 기대감”

[프랑크푸르트·뉴욕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을 한 단계씩 낮췄다. 경제 펀더멘털 회복유럽연합(EU)-미국 간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2025년 7월 2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안에 더 이상의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JP모건 역시 기존 9월로 예상했던 첫 추가 인하 시점을 10월로 한 달 늦췄다.

ECB 최근 결정과 라가르드 총재 발언
ECB는 전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 2%를 유지했다. 2024년 6월 이후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한 뒤 처음으로 동결 기조를 재확인한 셈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제는 ‘좋은 위치(good place)’에 있다”며 “추가적인 실물 지표 악화가 없다면 당분간 현행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라가르드 총재의 언급은 ‘중대한 전망 악화’가 없는 한 이사회가 금리를 더 낮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EU-미국 관세 협상 변수

이번 전망 하향에는 EU-미국 간 관세 협상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두 명의 EU 외교 소식통은 “EU 수출품에 대해 15%의 포괄적 관세를 포함한 잠정 합의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8월 1일부터 EU산 제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것보단 완화된 수준이다.

“무역전쟁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면, 유럽 제조업과 수출 부문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ECB의 추가 부양 필요성이 약화될 수 있다.” — JP모건 보고서

다른 IB들의 시각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모건스탠리는 여전히 9월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동결 기조가 12월까지 연장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베팅

유로화 단기금리선물(ESTR)에 따르면, 12월 말까지 30% 확률만이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60% 수준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전문가 해설: ‘리질리언스’와 통화정책

이른바 경제 회복력(resilience)은 경기 하방 위험이 예상보다 작아질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유럽 소비와 고용 지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면서, ECB는 인플레이션 통제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 ECB 통화정책이사회(Governing Council) — 20개 유로존 중앙은행 총재 및 집행이사 6인으로 구성, 주요 금리 결정 기구다.
  • 예금금리(Deposit Facility Rate) —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예치할 때 적용받는 금리로, 현재 2%다.
  • ESTR 연계 선물 — 유로 단기금리를 기초로 한 파생상품으로, 시장의 금리 기대를 실시간 반영한다.

전망 및 시사점

현 지표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 하반기 유럽 국채 수익률은 상대적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8월 초 예정된 EU-미국 관세 발표, 9월 유로존 소비자물가 데이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통화정책·무역정책의 복합 변수를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