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T. Rowe Price)가 파트너십을 본격화해 올해 말까지 고액자산가(High Net Worth Individual)를 위한 새로운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s) 상품을 출시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해당 상품을 시작으로 2026년 중에는 401(k) 퇴직연금 계좌에도 대체투자 편입을 허용한다는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이번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01(k) 계좌에서의 사모대출(private credit)·사모펀드(private equity) 등 대체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 마련됐다. 이로써 401(k) 시장에 묶여 있는 약 9조 달러 규모 자금이 사모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 파트너십 구조 및 자금 규모
골드만삭스는 이번 제휴로 티로프라이스 지분을 최대 10억 달러 규모까지 인수한다. 티로프라이스는 총 1조6000억 달러를 운용 중이며, 이 가운데 약 1조 달러가 퇴직연금 관련 자금이다.
티로프라이스의 최고경영자 롭 샤프스(Rob Sharps)는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다양한 고객 유형에 맞춘 상품을 단계적으로 선보일 것이며, mid-2026년까지 모든 상품군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새 구조를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도 유동성과 일일 기준가격(day-to-day pricing)을 제공해 투명성을 높이겠다” — 롭 샤프스 CEO
2. 상품 설계: 타깃데이트펀드·사모 혼합 포트폴리오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형태의 상품에는 소량의 대체자산을 편입하고, 나머지는 상장주식·채권 등 유동자산으로 구성된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포트폴리오 내 대체자산 비중을 줄이는 구조다.
이와 별도로, 고액자산가 전용 대체자산 포트폴리오는 사모대출·사모주식·상장주식을 혼합하는 방안을 채택한다. 초기에는 골드만삭스와 티로프라이스 고객에게 우선 제공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방하겠다”고 골드만삭스 자산운용부문 책임자 마크 나흐만(Marc Nachmann)은 강조했다.
3. 리스크 관리 및 규제 고려
대체투자는 유동성 부족과 가격 투명성 저하라는 고질적 위험을 안고 있다. 두 회사는 포트폴리오별로 대체투자 허용 한도를 설정하고, 은퇴 시점이 10년 이상 남은 계좌에 우선 편입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완화할 계획이다.
마크 나흐만은 “아직은 대학 기금·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와 일부 초고액 자산가만 대체투자에 참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퇴직계좌 내 대체투자 비중이 10%~2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4. 거래 배경 및 일정
양사 최고경영진은 1년 전부터 비상장 자산 성장세와 공·사모시장 간 ‘컨버전스(Convergence)’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이번 딜은 2025년 초부터 본격화됐다. 2025년 여름에 실질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고 롭 샤프스는 설명했다.
두 회사는 2025년 말 고액자산가용 상품 출시, 2026년 전반 타깃데이트펀드 출시, 2026년 중반에는 모든 상품을 시장에 완비하겠다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5. 용어 풀이 및 시장 파급효과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는 전통적 자산인 상장주식·채권을 제외한 투자 대상을 통칭한다. 대표적으로 사모펀드, 사모대출, 헤지펀드, 부동산, 인프라 등이 포함된다. 수익률 제고와 포트폴리오 분산을 기대할 수 있지만, 환매 제한·평가 가치 산정 난점 등 ‘고위험·고수익’ 특성이 있다.
미국 시장에서 401(k)와 같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행정명령 이후 사모시장으로 유입될 신규자금이 커질수록 사모펀드 밸류에이션, 사모대출 스프레드 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 코멘트: “리테일 자금 유입으로 그간 기관투자가가 주도해온 사모시장에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개인 투자자는 기관과 다른 규제·정보 비대칭에 노출되므로, 투명한 구조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골드만삭스와 티로프라이스의 합종연횡은 ‘대체투자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연기금 및 국내 퇴직연금 운용사들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