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장세 속 ‘숨은 보석’ 찾는 빌 나이그렌, 주주환원·낮은 PER 종목에 주목

오크마크 펀드에서 40년간 포트폴리오를 운용해 온 가치투자자 빌 나이그렌이 역사적 고점에 근접한 증시 환경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이 확실하면서도 저평가된 종목을 집중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나이그렌은 “S&P500 평균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R)이 23배에 달한다”면서, “이보다 훨씬 낮은 5~12배 사이에 거래되는 종목들을 ‘숨은 보석’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Bill Nygren Photo

그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 보유 종목 가운데 약 50%가 PER 12배 미만이라며, “고성장주가 아니어도 막대한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창출해 이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쓰는 기업이라면 주당가치 성장이 세 배 비싼 성장주와 맞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기업은 내부적으로 재투자할 만한 유망 프로젝트가 부족하다. 그러나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함으로써 주당가치(EPS) 성장률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 빌 나이그렌


📈 증시 상황: 고점 랠리와 가치주의 틈새

S&P500 지수는 7월 말까지 수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저점 대비 30% 이상 반등했고, 2025년 연초 대비 상승률도 약 8%에 이른다. 관세 상승과 같은 거시 불확실성에도 기업들이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을 내놓은 덕분이다.

그러나 나이그렌은 “시장 전체가 비싸 보인다 해도 모든 종목이 다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가치투자자 특유의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활용할 여지가 여전히 있다는 설명이다.


📌 투자 포인트: PER 5배 차터커뮤니케이션스

차터 커뮤니케이션스(티커 CHTR)는 유료 TV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해, 현재는 인터넷·모바일 통신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PER이 약 5배까지 하락해 다시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나이그렌은 평가했다.

그는 “유기적 성장률은 제한적이지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당가치를 꾸준히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너럴모터스: 관세 변수에도 ‘고위험 고보상’

올해 변동성이 컸던 제너럴모터스(GM) 또한 그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다. 2024년 48% 급등한 뒤 2025년 들어서는 보합권이다. 회사 측은 연간 주당순이익(EPS) 10달러 달성을 목표로 했으나, 관세·공급망 변수로 1~2년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이그렌은 “PER 5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GM은 위험 감수 대가로 충분한 보상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 기타 핵심 보유주

그 외에도 그는 글로벌 페이먼츠, 앨라이 파이낸셜, 코어브리지 파이낸셜 등을 유망 가치주로 언급했다. 모두 금융·핀테크 영역이지만, 공통점은 안정적 현금흐름과 적극적 주주환원 전략이다.


🔎 전문가 시각: ‘싼 주식’ 정의 다시 보기

시장에선 전통적으로 PER 15배 미만을 ‘가치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최근 금리 하락과 플랫폼 기업의 지배력 확대가 PER 평균을 끌어올리면서, 절대수치만으로 가치주를 판별하기 어려워졌다. 나이그렌은 “주주환원율, 현금흐름 Yield, 재투자 필요성”을 합쳐 총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사주 매입(Buyback)은 기업이 시가를 지불해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이익(EPS)이 자동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자유현금흐름(FCF)은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R&D 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제한 뒤 남는 현금을 뜻한다. 기업이 배당, 부채 상환, M&A 등에 쓸 수 있는 ‘실탄’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 리스크 요인 및 전망

나이그렌이 주력하는 ‘저평가 + 주주환원’ 전략은 경기 침체금리 급등 국면에서 상대적 방어력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유현금흐름이 감소하거나, 규제·관세 변수가 악화될 경우 자사주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그럼에도 그는 “높은 성장률 대신 높은 환원률을 선택하는 투자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존재할 것”이라며, “시장 평균보다 70% 이상 할인된 밸류에이션이 제공하는 마진 오브 세이프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미국 증시에서도 캐시카우 사업 구조공격적 주주환원 정책을 갖춘 기업은 여전히 ‘가치주의 영역’에 남아 있다.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과 현금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