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주의 15% 관세’ 상시화가 가져올 구조적 충격
—글로벌 밸류체인·인플레이션·자산가격·통화정책을 입체 진단하다
이중석 │ 경제ㆍ데이터 칼럼니스트
1. 서론: “무빙 타깃이 고착 타깃이 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 서명한 ‘상호주의 관세’ 행정명령은 <관세율 15%를 하한선으로 고정>하면서, 불과 6년 전 ‘무역전쟁 1기’보다 더 지속적인 고율 관세 시대를 선언했다. 2018~2020년의 변동 관세가 ‘무빙 타깃(moving target)’이었다면, 2025년판 관세는 기업·투자자에게 상시적 비용 구조 변화를 강제하는 ‘고착 타깃(stationary target)’으로 자리 잡는다.
본 칼럼은 장기(향후 5~10년) 관점에서 고율 관세가 ①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② 미국 인플레이션 구조 ③ 자산가격·금리 경로 ④ 통화·재정 정책 ⑤ 섹터별 실적 사이클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와 사례, 정책 시나리오를 통해 종합 분석한다.
2.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구분 | 2019년 피크 | 2023년~24년 | ‘25년 8월 행정명령 이후 |
---|---|---|---|
美 수입 加權평균 관세율 | 8.1% | 6.2% | 15.4% |
對中 평균 관세율 | 20.3% | 19.2% | 31.7% |
인플레이션 1차 충격치 (CPI 상승률 추가 분) |
+0.9%p | +0.3%p | +1.2%p |
실질 GDP 하락분 (1년차, Fed·IMF 중간값) |
-0.45% | -0.12% | -0.82% |
*자료: USTR, Peterson Institute, CBO, 각 기관 2025년 8월 기준 재추정
3. 밸류체인 구조적 전환—‘차이나 플러스 투(2)’의 가속
3-1. 제조업 GPS 데이터를 통해 본 가동률 변화
- 중국→동남아 이전 가속: 2024Q4 대비 2025Q2 현재,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로 향한 美 수입 비중이 5.7%p 상승.
- 멕시코·캐나다 ‘니어쇼어링’: USMCA 적용 품목(자동차·기계·전기전자)에서 두 나라 합산 점유율이 2022년 34%→2025년 42%.
-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의 한계: 섬유·희토류·포토레지스트 등 특정 공급망은 중국 의존도 여전히 60% 이상.
이 추세가 고율 관세 고정으로 되돌릴 수 없는 궤도에 올랐다. 중단거리(멕시코)와 극동(베트남) 양방향 분산이 동시 진행되면서, 기업은 물류·재고일수·원가 변수를 다시 최적화해야 한다.
4. 인플레이션의 재구조화—Cost-Push의 상시화
4-1. 세 단계 물가 경로
- ① 1차 효과(0~6개월): 수입단가 즉시 상승 → PPI 상승 → CPI 1.2%p 추가.
- ② 2차 효과(6~24개월): 기업 마진 압축 → 투자 축소·고용 둔화 → 수요 디스인플레.
- ③ 구조적 변이(2년 이후): 공급망 재배치 완료 시 원가 일부 정상화, 그러나 이주 비용·이중 인프라로 평균 물가 경로가 0.3~0.5%p 상향.
4-2. Fed의 선택지
① 빅 컷(50bp) 인하>로 경기 연착륙 유도 vs ② 스몰 컷(25bp × n)으로 인플레 재점화 방지.
릭 리더(블랙록)는 50bp 가능성을 들었으나, 본 칼럼은 25bp×2 시나리오를 기본값으로 둔다. 이유는 ‘물가 수준의 상시 상향’이 Fed의 인하 폭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5. 자산시장 임팩트—멀티플 재평가의 두 얼굴
5-1. 주식
• 제조·산업재: 관세 비용 전가 한계로 EPS 2026E 최대 12% 하향.
• 에너지·코모디티: 대체 공급 부족 → 가격 방어, 슈퍼사이클 확률↑.
• 소비재: 프리미엄 브랜드라도 가격 탄력도 커져 마진 압축.
• IT·AI 인프라: 서버·GPU 등 관세 예외 품목 다수 → 상대 강세.
5-2. 채권·달러
• 장기물 금리 : 경기 둔화 → 하향 압력, 인플레 상방 → 상향 압력 → 플래트닝.
• 달러지수 : 관세로 무역수지 적자 축소 명목효과 vs 성장 둔화 → 상단 제한.
6. 산업별 심층 파급지도
6-1. 반도체
- 팹 장비·소재: 對中 수출 규제와 관세 중첩으로 수요 다중 타격.
- 팹리스·설계 IP: 제조 거점이 TSMC·삼성 해외 팹으로 이동, 관세 영향 제한적.
6-2. EV·배터리
- IRA 세액 공제 요건 + 관세 이중 penalty 로 원가 격차 12~18% 확대.
- 멕시코·캐나다 CKD 조립 라인 투자 가속, 테슬라·GM·포드 신규 CAPEX 2026E +31%.
6-3. 헬스케어
- 의약품 원제(API) 중국 의존 45%. 관세 15% → 평균 단가 +7%.
- 바이오 시밀러·제네릭 업체 마진 압축, 빅파마는 가격 전가 여력.
7. 투자전략 로드맵
7-1. Defensive Core + Cyclical Satellite
① TIPS·IG채·헬스케어 REIT를 코어 자산으로 편입해 인플레·정책 리스크 헤지.
② 에너지·농산물·데이터센터 리츠를 위성 포트폴리오로 활용해 공급·AI 구조적 수요에 베팅.
7-2. 옵션·파생 활용
관세 보도 → 변동성 급등 구간에 콜 롤다운·스프레드 매도로 프리미엄 수취, 대신 경기 급락 tail risk를 S&P 1-month 2-σ 풋 콜스프레드로 헤지.
8. 맺음말: ‘장기전의 법칙’
관세는 단기간에 철회되기 어렵다. 대선·의회 권력 교체에도 보호무역 기조는 양당 공통분모가 됐다. 투자자는 변화를 예측하는 대신 구조에 적응해야 한다. 핵심은 밸류체인 가속 재편의 수혜·피해를 동시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아키텍처다.
향후 10년 미국 경제는 관세발 인플레와 기술발 생산성이 충돌하며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할 것이다. 고율 관세 2.0은 그 서막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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