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2025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상호주의 관세’ 행정명령 이후, 글로벌 평균 관세율은 10~15%로 상승, 중국산은 최대 45% 가능.
- 모건스탠리·BofA·소시에테제네랄 등 주요 하우스는 관세발(發)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
- 연준 내부에서도 첫 ‘더블 디센트(2인 반대)’가 등장, 9월 점보(50bp) 인하 가능성 논쟁 가열.
- 기업 실적·밸류체인·노동시장에 미칠 구조 변화는 최소 3~5년 지속될 전망.
- 섹터·팩터·자산군별 장기 대응 포트폴리오 제안: 현금흐름 탄력주·로컬 생산 수혜주 중심 Core, Gold·TIPS·커런시 헤지 ETF 등 Satellite 배치.
1. 왜 ‘관세’가 다시 돌아왔나: 역사·정치·경제의 삼중 고리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미국 경제를 괴롭혀 온 공급충격형 인플레이션은 1990년대 글로벌화(GVC 확장)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무역전쟁, 2020년 팬데믹,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2024년 대선 재집권을 거치며 ‘관세 회귀(tariff comeback)’는 일시적 전술이 아닌 구조적 정책 기조로 고착되고 있다.
표 1│주요 시대별 미국 평균 관세율
시기 | 평균 관세율 | 주요 이벤트 |
---|---|---|
1995~2007 | 3~4% | WTO 출범·NAFTA |
2018~2019 | 6~8% | 1차 미·중 무역전쟁 |
2020~2023 | 8~10% | 팬데믹·IRA·CHIPS |
2025~ | 10~15%(중국 20~45%) | 상호주의 관세 법제화 |
모건스탠리는 이번 행정명령을 “이동 표적(moving target) 관세 체계”라 명명했다. 합의→유예→재발효라는 비선형 정책 루프가 가격·투자·현금흐름 예측 오차를 키운다는 논리다. 버크셔 해서웨이도 2Q 보고서에서 “대다수 사업부가 관세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며 경고음을 냈다.
2. 매크로 파급 시나리오: 물가·성장·금리의 3D 매트릭스
물가(ΔCPI): 관세 10%p↑ → 수입물가 최대 7%p↑ → 헤드라인 CPI 0.8~1.2%p 상방. 시차 3~6개월.
성장(ΔGDP): 고관세+투자 지연+실질임금 감소 → 2026E GDP –0.4~-0.7%p.
금리(ΔFFR): 연준은 ‘이중책무’ 충돌. 노동시장 냉각이 더 빠르면 점보 인하, 아니면 Higher for Longer. 현재 FedWatch 9월 25bp 인하 확률 83%, 50bp 0%지만 리스크는 비대칭.
필자의 베이스라인(BL): 관세 15% 고착 + CPI 3%대 중후반 + Fed 9월 25bp + 12월 추가 25bp. 스태그플레이션까지는 아니나, ‘비스타그(비非침체+고물가)’ 국면을 2026년 상반기까지 상정한다.
3. 섹터·산업별 장기 지형도: Winners & Losers
A. 구조적 수혜
- 리쇼어링 장비·건설: 로봇·산업용 AI·클린룸 EPC. (예: Rockwell, Jacobs)
- 국산 농식품 체인: 고관세로 식품·음료 국내 공급망 강화. (예: Archer Daniels, Tyson)
- 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AI·자율주행 등 반수입 모델 가속. Valuation dip에 행동주의 펀드 유입(Equinix 사례).
B. 구조적 피해
- 대두·항공기 등 보복관세 타깃 산업
- 저마진 리테일·의류: 수입 원가 급등+가격 전가 한계.
- 글로벌 자동차 OEM: 부품 다국적 공급망 재편 비용.
4. 투자전략 로드맵: Core–Satellite 모델
투자 기간 1년+ 전제, 연간 변동성(VIX) 18~25 구간 가정.
Core 60%
자산 | 비중 | 티커 예시 | 논거 |
---|---|---|---|
미국 고배당 퀄리티주 | 25% | VIG, SCHD | 가격 전가력+배당 캐시플로 |
리쇼어링 인프라 테마 | 15% | PAVE ETF | IRA·CHIPS·관세 회피 CAPEX 수혜 |
헬스케어 서비스 | 20% | XLV, UNH | 고용·소비 방어(7월 NFP 데이터 근거) |
Satellite 40%
- Gold & TIPS: 관세발 인플레 헤지(10%).
- 달러헷지 선진국 채권: 경기 둔화·Fed 완화 베팅(10%).
- 옵션·커런시 롱숏: MAG7 변동성 활용(10%).
- 분산형 데이터센터 리츠: Equinix·Digital Realty 할증(10%).
5. 리스크·감시지표 체크리스트
- CPI 식품·에너지 제외 근원 3M MoM 연율 3% 미만 하향 여부.
- 연준 디센트 수 증가: 2→3명 늘면 50bp 카드 현실화.
- 중국 수출→베트남·멕시코 대체율 지속 추세면 물가 전가 완화.
- Wage Tracker(Atlanta Fed) vs. CPI Gap 역전폭.
6. 결론: ‘관세 뉴노멀’은 인플레 없는 세계의 종말 신호
고(高)관세는 단순 세율 인상이 아니라 금융·통화·산업 정책의 지각변동을 뜻한다. 글로벌화 30년이 제공했던 수입 디스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끝나자, 연준·기업·투자자 모두가 ‘가격 전가력’이라는 실물 변수를 다시 핵심 이익 방정식에 넣어야 한다.
필자는 관세를 ‘인플레이션 스프링(Spring)’이라 부른다. 억눌린 코스트가 튀어나오는 순간, 시장은 달콤한 유동성에서 긴축·재정건전성·공급망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고통은 있지만 기회도 있다. 역사적으로 기술·인프라 혁신과 함께 관세 장벽은 내수형 슈퍼사이클을 동반했다. 따라서 ‘고관세 시대’는 리스크가 아닌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 전환의 서막으로 읽어야 한다.
—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이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