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마감 동향
미국 증시는 1일(현지시각) S&P500 지수가 1.60% 하락한 5,332.2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23% 내린 39,158.89, 나스닥100 지수가 1.96% 급락한 18,216.74로 거래를 마쳤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mini S&P(ESU25)는 1.67%, E-mini 나스닥(NQU25)은 2.03% 떨어졌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수들은 관세(타리프) 확대와 예상치를 밑돈 고용·제조업 지표가 맞물리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 S&P500과 나스닥100은 2주 최저, 다우는 5주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 관세 충격과 대형 기술주 부진
전날 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
에 최소 15%의 관세를, 글로벌 기준 10%의 최저 관세(minimum tariff)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캐나다 일부 품목 관세율을 25%에서 35%로 높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로 인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기술 섹터에서는 아마존닷컴(AMZN)이 8% 넘게 급락했다. 회사가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155~205억 달러 중간값 180억 달러)가 시장 컨센서스(194.2억 달러)를 밑돌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 경기 둔화 조짐 뚜렷
7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7만3,000명 증가에 그쳤다. 시장 예상(10만4,000명)을 크게 밑돌았을 뿐 아니라 6월 수치도 14만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0.1%p 오른 4.2%로 집계됐다.
같은 달 ISM 제조업지수는 48.0으로 1.0p 하락, 9개월 만에 가장 큰 위축 폭을 기록했다. 컨센서스는 49.5였다. 6월 건설지출 역시 전월 대비 0.4% 줄어 예상치(보합)를 밑돌았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7월 최종치)는 61.7로, 예비치(61.8)와 상향 전망(62.0)을 모두 하회했다.
■ 안전자산 선호·금리 급락
약세 지표가 연준(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93%까지 끌어올리자(발표 전 40%), 국채 매수세가 몰렸다. 10년물 수익률은 15.8bp 급락한 4.216%를 기록했고 장중 4.200%까지 떨어졌다. breakeven 기대인플레이션도 4주 저점인 2.316%로 내려앉았다.
유럽 채권시장도 동조했다. 10년물 독일 국채금리는 2.639%(−1.6bp), 영국 길트금리는 4.509%(−4.1bp)로 주저앉았다.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0%(근원 2.3%)를 기록,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으나 채권 강세를 막지는 못했다.
■ 지정학 리스크 확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전 대통령의 도발적 발언
에 대응해 미 핵잠수함 두 척을 ‘적절한 지역’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혀, 미·러 간 긴장감을 높였다.
■ 연준 인사 코멘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2%)에 더 멀다며 2025년 금리 인하 전망을 상향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지만 이날 수치는 “실망스러운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노동시장 악화와 제조업 위축이 동시에 확인되면서, 9월 연준의 빅컷 가능성이 급증했다.” — 뉴욕 소재 투자은행 I사의 매크로 노트 중
■ 개별 종목 이슈
반도체주는 전반적인 기술주 투매 속에 약세를 보였다. Marvell Technologies −6%, Micron −4%를 비롯해 Nvidia·AMD·Intel 등이 2% 이상 밀렸다.
플루어(Fluor)는 2분기 조정 EPS가 0.43달러로 예상(0.56달러)을 밑돌고 연간 가이던스를 1.95~2.15달러로 낮추면서 27% 폭락했다. 이스트먼케미컬(Eastman Chemical)도 2분기 실적 실망으로 19% 빠졌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매출(15억 달러)이 예상(15.9억 달러)을 밑돌며 16% 급락했다. 반면 레딧(Reddit)은 2분기 매출 4억9,960만 달러(컨센서스 4억2,530만 달러)를 발표하고 3분기 전망을 상향, 17% 급등했다.
주택건설주는 금리 하락 수혜로 D.R.호튼 +5%, 레너·펄티그룹 +3%, 톨브러더스 +2% 등 강세를 나타냈다.
■ 향후 실적 발표 일정(8월 4일)
Axon Enterprise, Coterra Energy, Diamondback Energy, Equity Residential, IDEXX Laboratories, Loews, ON Semiconductor, ONEOK, Palantir Technologies, SBA Communications, Simon Property Group, Tyson Foods, Vertex Pharmaceuticals, Waters, Williams Companies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 용어·개념 설명
E-mini 선물 :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 선물의 축소판으로, 기본 계약 규모가 작아 개인·기관 모두 활용도가 높다.
Breakeven 인플레이션 : 물가연동국채(TIPS)와 동일 만기 국채 간 수익률 차이로 측정되는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다.
ISM 제조업지수 : 미국 공급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매달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 선행지표로 50 이상은 확장, 이하이면 위축 국면을 의미한다.
위 용어들은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 통화정책과 경기 모멘텀을 가늠할 때 핵심적으로 참고한다.
■ 기자 시각
관세 인상과 지표 부진이 동시에 확인된 만큼, 향후 시장은 ‘경기둔화 vs 조기 금리 인하’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저울질할 것이다. 특히 9월 FOMC 전까지 발표될 추가 고용·물가 지표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이나, 채권 금리 하락이 성장주 밸류에이션 방어에 일시적 버팀목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