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스크 심화에 뉴욕증시 급락—S&P·나스닥 2주 만에 저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1일(현지시간) 급락하며 위험 회피 심리가 증폭됐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60% 내린 5,274.12포인트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3% 빠진 39,145.27포인트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1.96% 떨어진 18,523.55포인트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로써 S&P500과 나스닥100은 2주 만의 최저치를, 다우지수는 5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 선물(ESU25)은 ‑1.67%,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2.03% 하락하며 현물 시장의 낙폭을 앞서 반영했다. 시장의 낙폭은 전날 늦게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글로벌 최소 10% 관세’ 방침과 무역흑자국에 대한 15% 이상 고율 관세 계획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S&P500 intraday chart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낙폭을 확대했다.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7만3,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 10만4,000명을 밑돌았고, 6월 수치는 종전 14만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대폭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4.1%에서 4.2%로 0.1%p 상승했지만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제조업 경기 역시 냉각됐다. 7월 ISM 제조업지수는 48.0으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위축세를 보이며 예상치(49.5) 상승 전망을 뒤집었다.

지정학적 변수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도발적 발언”에 대응해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두 척을 ‘적절한 지역’으로 배치한다고 밝혀 미·러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됐다.


채권·통화시장 반응

안전자산 선호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15.8bp 급락한 4.216%로 1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9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3%로 반영하며 이전 40%에서 크게 높였다.

유럽 채권도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주 만의 저점인 2.639%까지 밀린 뒤 ‑1.6bp 하락 마감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주 만의 최저치인 4.509%까지 내려 ‑4.1bp 하락했다.

Raphael Bostic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에서 여전히 멀다”면서도 “2025년 금리 전망을 섣불리 낮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Beth Hammack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번 고용지표는 실망스러우나 노동시장 자체는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기업 실적·종목 변동

아마존(AMZN) 주가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155억~205억 달러)가 컨센서스(194억 달러 중간값)를 하회하면서 -8% 폭락, 기술주 전반을 압박했다.

반도체 업종도 부진했다. Marvell Technology는 ‑6%, Micron은 ‑4% 이상 하락했고 Nvidia·AMD·Intel 등 대형주도 2% 안팎 밀렸다. Fluor(FLR)은 2분기 조정 EPS 0.43달러가 예상(0.56달러)을 밑돌며 ‑27% 폭락, S&P500 최하위를 기록했다. Eastman Chemical(EMN) ‑19%, Coinbase(COIN) ‑16%, W.W. Grainger(GWW) ‑10% 등 부진이 이어졌다.

반면 금리 하락 수혜주인 주택건설 업체가 강세를 보였다. DR Horton +5%, Lennar·PulteGroup +3% 이상, Toll Brothers +2% 상승했다. Monolithic Power Systems(MPWR)는 예상 상회 실적으로 +10% 급등했고, Kimberly-Clark(KMB)도 +4% 올랐다. Reddit(RDDT)은 매출 호조로 +17% 급등했다.

Amazon price chart

관세 정책의 파급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7일 0시 이후 발효될 신규 관세안을 통해 캐나다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5%로 인상하고, 미국과의 무역흑자국에는 최소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해당 조치가 시행될 경우 평균 미국 관세율이 15.2%로 상승해 2024년 2.3% 대비 6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에서는 관세 인상이 기업 이익 감소와 공급망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경기 하방 압력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술·제조업 체인에 편입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해외 증시 동향

유럽 Stoxx50 지수는 -2.90%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로 후퇴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일본 닛케이지수는 ‑0.66% 하락했다. 이는 미국발 관세 충격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용어 풀이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기존 대형 계약 대비 계약 규모를 1/5 수준으로 축소해 개인·기관 모두가 유동성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동일 만기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차로 산출되며,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10년간 평균 인플레이션 수준을 의미한다.


향후 일정으로 8월 4일(현지시간) AXON, Coterra, ON세미컨덕터 등 S&P500 편입 기업 다수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와 관세 리스크 속에서 기업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연말 경기 방향성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