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미국 케이블 대기업 컴캐스트(Comcast)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종전 39달러에서 30달러로 무려 23% 낮췄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유선 광대역(broadband)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가격(요금) 재설정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 압박이 향후 실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컴캐스트가 2025~2026년 사이 대대적인 요금 구조 전환과 운영비 증가를 겪을 것”이라며, 영업이익 지표인 연결성·플랫폼(Connectivity & Platforms) 부문의 EBITDA가 수 분기 연속 전년 대비 약 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전까지 평균 매출(ARPU) 증가세를 기반으로 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뒤집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컴캐스트가 2026년 초 광대역 요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과, 유무선 융합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지출 확대를 단기 실적에 부정적인 요소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단기간 매출 단가가 상승하지 않으면 이익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이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주요 수치·현황 요약
• 2025년 3분기 미국 내 광대역 순감소: 10만4,000가입*
• 같은 기간 무선 부문 순증가: 41만4,000가입
• 연결성·플랫폼 부문이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 70% 이상
* 순감소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완충 효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광섬유(fiber) 신규 사업자(이른바 ‘오버빌더’)와 고정형 무선 접속(Fixed Wireless Access) 솔루션이 빠르게 확산되며 컴캐스트의 전통적 케이블 사업을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정형 무선 접속은 휴대전화용 주파수를 이용해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별도 유선망 공사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관련 용어 해설
・ 광섬유 오버빌더(fiber overbuilder): 기존 케이블·DSL 사업자가 서비스 중인 지역에 제3의 통신사가 신규로 광섬유망을 구축해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의미한다.
・ 고정형 무선 접속(FWA): 이동통신 주파수를 활용, 가정·사무실에 무선으로 인터넷을 전송하는 기술로, 장거리 배선 공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컴캐스트의 무선 부문은 2026년 무료 프로모션 회선들이 유료로 전환되면 수익화 잠재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기업가치(EV)의 70% 이상이 여전히 유선 연결성·플랫폼 부문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콘텐츠·테마파크 사업에 대해선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차세대 테마파크 ‘에픽 유니버스(Epic Universe)’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의 손실 축소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광대역 부문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주가 반등의 ‘트리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시각과 추가 관전 포인트
통신·미디어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하향 조정이 “경쟁 구도가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한다. 미국 가계의 데이터 사용량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했지만, 규제 완화·통신사 간 설비 투자 확대로 네트워크 선택지가 늘면서 가격 결정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케이블 사업 모델은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단가 인상 없이도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는 무선·광섬유의 가격 공세에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컴캐스트가 ‘방어적 요금 전략’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적 개선 시점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자체 무선망이 아닌 가상망 사업자(MVNO) 형태로 운영 중인 컴캐스트의 모바일 서비스가 향후 5G·Wi-Fi 오프로드 기술 고도화를 통해 마진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는 유무선 서비스를 묶은 번들 상품의 이탈률(Churn) 억제 효과를 강화하는 전략과도 맞물린다.
한국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 증시에서 케이블·통신 섹터에 투자하는 개인·기관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례는 “요금제 재설정이 장기적 성장보다 단기 실적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특히 국내 통신 3사 역시 광섬유 상용화 고도화·5G 전환 마케팅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 가격 인상 타이밍과 경쟁사 대응이 주가 방향성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컴캐스트 사례는 “콘텐츠·플랫폼 다각화만으로는 본업(네트워크)의 구조적 도전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장기적으로는 네트워크 효율화, 차세대 기술 투자, 브랜드 충성도 제고가 주가 반등의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