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대 초반까지 1,500억 달러 이상의 전 세계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Eli Lilly의 주 1회 주사제 Zepbound와 Novo Nordisk의 Wegovy가 불러온 폭발적 수요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두 제품은 모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작용제이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은 주사 대신 복용이 간편한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GLP-1은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해당 기전을 모방한 약물은 혈당을 낮추는 동시에 체중 감소를 유도해, 당뇨병 치료뿐 아니라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주사제는 냉장 보관·투여 통증 등의 불편이 있어, 알약으로 전환될 경우 환자 순응도와 시장 확대 효과가 클 전망이다.
■ Eli Lilly – Orforglipron
Lilly가 개발 중인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비(非)펩타이드 계열 경구용 GLP-1 작용제로, 후기 임상 3상에서 최고 용량 투여 시 72주 동안 평균 12.4%의 체중 감소를 유도했다. 회사는 2025년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제출하고, 글로벌 공급 확대를 위한 생산 능력도 동시에 증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 Novo Nordisk – Oral Semaglutide
Novo Nordisk가 주사제 시마글루타이드의 성분을 알약으로 전환한 경구 시마글루타이드(Oral Semaglutide)는 후기 임상에서 체중을 약 15%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현재 규제 심사 단계에 있으며, FDA 결정은 2025년 말로 예상된다. Novo는 차세대 복합제 조합도 연구 중이다.
■ Structure Therapeutics – GSBR-1290
샌프란시스코 기반 Structure Therapeutics의 GSBR-1290은 비펩타이드 경구 GLP-1 작용제로, 지난해 중간 단계 연구(12주)에서 체중을 평균 6.2% 감소시켰다. 회사는 올해 4분기에 또 다른 2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 Merck & Hansoh Pharma – HS-10535
Merck는 중국 한솅제약(Hansoh Pharma)과 손잡고 HS-10535를 소분자 경구 GLP-1 작용제로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진입 전 단계 실험이 진행 중이며, 연내 초기 임상(1상) 개시가 목표로 알려졌다.
■ AstraZeneca – ECC5004
AstraZeneca와 상하이 ECCogene이 공동 개발한 ECC5004는 하루 한 번 투여하는 경구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초기 임상 결과 유의미한 체중 감소 신호와 양호한 안전성이 관찰됐다. 중간 단계 연구는 AstraZeneca 주도로 실시될 예정이다.
■ Roche – CT-966
Roche는 지난해 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확보한 CT-966을 통해 경구 GLP-1 시장에 진출했다. 비(非)당뇨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에서 위약 대비 4주 만에 평균 6.1% 체중 감소를 기록했다.
■ Viking Therapeutics – VK2735
Viking Therapeutics는 GLP-1/GIP 이중 작용제 VK2735의 경구 제형을 개발 중이다. 초기 임상에서 100mg 최고 용량을 투여한 9명은 28일 만에 평균 8.2% 체중을 감량한 반면, 위약군은 1.4%에 그쳤다. 2상 시험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 Pfizer – Danuglipron
Pfizer는 하루 두 번 투여하는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을 개발했으나, 2상에서 내약성 문제로 중단했다. 이어 1,400명을 대상으로 하루 한 번 서방정(ER) 제형을 시험했지만 간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비만 시장 진입 계획이 후퇴했다.
전문가 시각
업계 전문가들은 경구용 GLP-1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1 주사제 대비 높은 환자 순응도를 바탕으로 시장 규모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본다. 또한 제조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공급망 병목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장기 복용에 따른 안전성과 보험 급여 적용 여부가 상용화 이후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임상 데이터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경구 제형 특성상 간 대사 위험이나 약효 지속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각 사가 앞다퉈 임상 3상에 진입함에 따라, 최초 승인 약물이 어느 회사가 될지에 투자자와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