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7일(현지시간) 대거 상승하며 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투자자들은 예상치를 웃돈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6월 소매판매,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등에 주목하며 경기 회복 탄력성을 재확인했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0.54% 오른 5,972.31포인트로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2% 상승한 42,185.36포인트, 나스닥100 지수는 0.74% 뛰어 20,443.6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9월물 E-mini S&P 선물은 0.59%,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77% 각각 오르며 장중 상승세를 이었다.
이날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1,000건으로 석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23만3,000건)를 하회했다.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예상치(0.1%)를 크게 웃돌았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5% 늘어 컨센서스(0.3%)를 상회했다. 또한 7월 필라델피아 연은 업무 전망 지수는 15.9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며 제조업 회복세를 시사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발언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6월 점도표가 올 연말까지 두 차례(각각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합리적 전망’”이라며 “물가가 2%에 도달할 때까지 지나치게 기다리면 경제에 불필요한 상처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는 “관세 인상으로 물가가 다시 가열되고 있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밝혀 매파적 시각을 드러냈다.
섹터·개별 종목 동향
헬스케어 섹터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보험사 엘리번스 헬스(Elevance Health)가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30달러로 하향 조정하자 주가가 12% 폭락했다. 이 여파로 몰리나 헬스케어(−5%), 센틴(−4%), 시그나(−2%), 휴머나(−1%), 유나이티드헬스(−1%) 등 동종 업체 주가도 줄줄이 떨어졌다.
반면 항공·소비재·기계 업종은 강세를 탔다. 유나이티드항공이 “하반기 수익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고 목표 EPS 상회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자 주가가 3%대 급등하며 알래스카·아메리칸·델타항공도 각각 1~3% 상승했다. 펩시코는 2분기 매출 227억3,000만 달러로 전망치를 상회한 덕에 7% 폭등, 나스닥100 상승을 견인했다. 스냅-온(+7%), CSX(+4%) 등 산업주도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JP모건체이스가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낮춘 소닉 오토모티브(−10%), 2분기 유기적 매출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친 애벗 래버러토리스(−8%) 등은 급락했다. 공모 후희석 우려가 제기된 스타우드 프라퍼티 트러스트도 5% 넘게 하락했다.
채권·금리 동향
이날 9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 가격은 3.5틱 하락했고, 미 10년물 금리는 0.8bp 오른 4.463%를 기록했다. 경기 호조 지표가 나오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자 안전자산 수요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 쿠글러 이사의 매파 발언,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10년물 브레이크이븐) 상승(2.450%, 4.75개월 만에 최고)도 채권 가격을 누르는 요인이 됐다.
유럽 국채시장은 혼조세였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1.3bp 내린 2.675%로 마감한 반면, 영국 10년물 금리는 1.7bp 올라 4.655%로 6주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7월 24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로 반영하며 이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무역·관세 변수
무역전선에서는 상반된 소식이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0여 개국에 대해 8월 1일부터 10~15%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과 교역량이 크지 않은 국가들”이라 언급했다. 나아가 EU·멕시코산 수입품에는 30%, 캐나다 일부 제품에는 35%, 동(銅)·의약품 등에는 최대 200%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는 훈풍이 불었다. 제나 레이미도 상무장관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공급하려는 중간사양 H20 칩 판매가 곧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고, AMD 역시 유사한 보장을 받았다. 이는 스티븐 버센트 재무장관이 “수 주 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만나 관세 완화를 논의할 것”이라 시사한 데 따른 긍정적 신호로 해석됐다.
경제 캘린더·향후 변수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인하 확률을 3%,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시장 관심은 주말 사이 추가 관세 발표 여부와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쏠려 있다.
18일에는 6월 주택착공(전월 대비 +3.6% 전망), 건축허가(−0.5% 전망),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0.8p 상승 전망)가 예정돼 있다. 또한 2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돼 S&P500 소속 기업들의 연간 EPS 증가율 전망치는 2.8%(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야데니리서치에 따르면 11개 업종 중 6개 업종만 EPS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려운 용어 풀이
• E-mini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운영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표준 계약 대비 증거금이 낮아 개인투자자도 활용하기 쉽다.
•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 국채 금리와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차이로 산출, 향후 시장이 예상하는 평균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이처럼 지표 개선·Fed 발언·무역 뉴스가 엇갈린 가운데, 리스크 선호 심리가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유입시키며 지수는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다. 다만 관세 변수와 실적발표 시즌의 변동성이 맞물려 단기 조정 가능성도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가 유지되면 연말까지 완만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무역 마찰이 심화될 경우 3분기 후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