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 10명 중 9명, AI 에이전트로 업무 자동화…구글 클라우드 조사 결과

87%의 글로벌 게임 개발자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반복 작업을 줄이고 창의적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는 게임 산업의 비용 구조를 바꿀 잠재력을 지닌 기술로 평가받지만, 고용·지식재산권 등 여러 쟁점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와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폴(Harris Poll)이 공동 수행한 설문 결과 615명의 게임 개발자 가운데 87%가 이미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한국,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됐다.

AI 에이전트란 사람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정보를 수집·분석·결정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설문 참여자의 44%는 “텍스트·음성·코드·오디오·비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신속히 최적화하는 용도로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발 주기가 길어지는 문제를 완화하고, 팀원들이 스토리텔링·월드 디자인 같은 창의적 영역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는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제작비 증가개발 기간 장기화라는 이중 난관에 직면해 왔다. 2024년 한 해에만도 글로벌 스튜디오들은 1만 명 이상을 감원했고, 일부 할리우드 퍼포먼스 배우조합은 AI·임금 문제로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그럼에도 94%의 개발자는 ‘장기적으로 AI가 총 개발비를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약 25%는 투자 대비 효과(ROI)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AI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비용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법적 불확실성도 과제로 꼽혔다. 응답자의 63%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데이터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는 추후 저작권 분쟁이나 수익 배분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업계는 프리미엄 신작과 차세대 콘솔 출시에 힘입어 2025~2026년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AI 기술이 개발 효율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면, 팬들의 소비 여력과 맞물려 시장 성장을 가속할 여지도 크다.

전문가 해설(기자 시각)
AI 에이전트는 ‘도구’인지 ‘창작자’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부재하다. 개발 역량이 부족한 중소 스튜디오에겐 AI가 게임 제작 진입장벽을 낮추는 열쇠가 될 수 있지만, 숙련 인력의 역할 축소와 임금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국 게임업계는 모바일·온라인 게임 중심으로 빠르게 AI를 실험 중이지만, 국내 저작권 법제는 생성 AI를 전제로 설계되지 않아 후속 입법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어 설명:
– AI 에이전트 : 사람이 목표만 제시하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가공·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형 인공지능.
– ROI(Return on Investment) : 투자 대비 얼마만큼의 수익을 얻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 해리스폴(The Harris Poll) : 미국의 대표적 시장조사 기관으로, 여론조사와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