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뉴욕 9월물 코코아 선물(CCU25)이 309달러(+3.77%) 급등했고, ICE 런던 9월물 코코아 선물(CAU25)도 186파운드(+3.40%) 뛰어올랐다. 런던 물은 4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강세 심리를 반영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코코아 시세는 코트디부아르 수출 속도 둔화와 서아프리카 가뭄 우려가 맞물리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지 정부 자료에 의하면 10월 1일부터 7월 27일까지 코트디부아르 농가가 선적한 물량은 175만t으로 전년 대비 6.1% 늘었지만, 지난해 12월 누적 증가율(35%)에 비하면 크게 둔화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이번 시즌 코트디부아르·가나 지역의 강수량이 30년 평균을 밑돈다고 경고했다. 높은 기온까지 겹치면서 10월 시작되는 메인 크롭(main crop)의 열매 형성에 차질이 우려된다. 다음 수확기를 앞두고 시장은 공급 불안을 선반영하며 매수세가 집중됐다.
공급 부족설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은 런던 코코아 선물 시장에 쌓인 대규모 숏 포지션이다.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월 22일 기준 펀드 매니저들의 순숏 물량은 전주 대비 1,904계약 늘어난 8,265계약으로, 2년여 만의 최대 규모다. 추가 쇼트커버링이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초콜릿 수요 부진은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7월 23일 스위스 초콜릿 제조사 린트&슈프륭글리(Lindt & Spruengli)는 상반기 매출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벨기에 기반 글로벌 원료업체 배리 칼레보(Barry Callebaut) 역시 지속적인 고가격 부담을 거론하며 3개월 만에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고, 3~5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감소해 10년 만의 최대 분기 하락폭을 기록했다.
수요 지표 악화도 뚜렷하다. 유럽코코아협회(ECA)에 따르면 2분기 유럽 그라인딩(원두를 갈아 코코아 매스로 만드는 공정) 물량은 331,762t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해 시장 예상치(–5%)를 밑돌았다. 아시아코코아협회(CCA)는 2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176,644t으로 16.3% 급감해 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 역시 101,865t으로 2.8% 줄어들었다.
그라인딩은 원두를 분쇄·가공해 코코아 버터와 분말을 생산하는 공정(제과·음료 원료)으로, 실질적인 소비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앞서 7월 중순 뉴욕 선물 가격은 8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렸고, 런던 선물도 17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그러나 미국 내 ICE 모니터 재고는 236만8,141포대로 10.5개월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 재고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
생산 측면의 상반된 신호도 눈길을 끈다. 세계 2위 생산국 가나는 7월 1일 2025/26 시즌 생산량이 65만t으로 전년 대비 8.3%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의 현재 미드 크롭(mid-crop)은 늦은 강우로 품질이 저하돼 트럭 한 대당 5~6%의 불량률이 보고됐고, 연간 생산 추정치는 40만t으로 전년보다 9% 줄어들 전망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시즌 세계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4,000t으로 상향 조정하며 “60년 만에 최대 결손”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시즌 생산량은 4.38백만t으로 13.1% 감소했고, 재고 대비 그라인딩 비율은 27%로 46년 만의 최저치다. 다만 2024/25시즌에는 14만2,000t 흑자를 예상하며 생산량이 7.8% 증가한 4.84백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공급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펀드 숏커버링까지 겹칠 경우 단기 급등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초콜릿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과 소비 둔화를 고려하면 중장기 조정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 본 기사에 언급된 펀드 순숏 포지션은 선물가격 하락에 베팅한 계약 잔액을 의미한다. 잔액이 클수록 가격이 오를 때 강제청산(쇼트커버)을 통해 급등폭이 확대될 수 있다.
기사 작성일 기준, 필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정보는 단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나스닥은 “기사에 나타난 견해는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자사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