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선물시장】 9월물 뉴욕 ICE 코코아(CCU25)는 3.41% 상승한 톤당 8,376달러(+276달러)를 기록했고, 같은 만기 런던 ICE 코코아(CAU25)는 3.14% 오른 톤당 5,546파운드(+169파운드)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산 코코아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현지 정부 통계에 의하면 10월 1일 이후 8월 3일까지 누적 선적량은 176만 톤으로 전년 대비 6% 늘었으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5% 증가율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시장에서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등 서아프리카 주요 생산지의 강수량 부족과 고온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ECMWF)에 따르면 양국의 강수량은 30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으며, 높은 기온과 맞물려 10월 시작되는 주요 작기(main crop) 수확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코코아 시장 구조적 이슈
코코아는 커피·설탕과 함께 대표적인 소프트 커머디티(Soft Commodity)로 분류된다. 주로 뉴욕 ICE와 런던 ICE 두 곳에서 달러·파운드 표시 선물로 거래된다. 그라인딩(Grinding)은 원두를 분쇄해 초콜릿·코코아버터·파우더로 가공하는 공정을 말하며, 수요 지표로 활용된다.
ICE 모니터링 재고는 7월 22일 기준 236만8,141포대로 10.75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동시에 작황 악화 전망이 재고 증가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 관세 면제 가능성
전날 뉴욕·런던 코코아 선물은 2주·1주 저점까지 밀렸다가 빠르게 반등했다. 시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구상 중인 관세 정책에서 코코아가 제외될 가능성이 언급됐는데, 윌버 로즈 루트닉 상무장관은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은 관세 예외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투자 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
수요 위축 신호
한편 초콜릿 수요는 둔화 조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의 린트&슈프렝글리(Lindt & Sprüngli)는 상반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세계 최대 초콜릿 OEM 기업인 배리칼리보(Barry Callebaut)도 3개월 만에 두 차례 판매량 전망을 낮추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9.5% 줄었다고 밝혔다.
유럽코코아협회(ECA)는 7월 17일 2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7.2% 감소한 33만1,762톤이라고 발표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CAA)는 2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8년 만에 최저치인 17만6,644톤으로 16.3% 감소했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은 2.8% 감소한 10만1,865톤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전 세계적인 소비 위축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공급 변수—작황·재고·정책
코트디부아르는 현재 9월까지 이어지는 미드크롭(중간 수확기)을 진행 중이다. 가공업체들은 불량률이 5~6%에 달한다며 품질 저하를 이유로 트럭 한 대 분량을 통째로 반송하기도 했다. 라보뱅크는 “늦은 우기로 인해 꽃눈 발달이 제한돼 중간 작황이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예상 미드크롭 생산량은 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할 전망이다.
가나의 경우, 가나코코아청(Ghana Cocoa Board)은 2025/26년 생산량이 2024/25년 대비 8.3% 증가한 65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생산 정상화 기대가 있지만, 여전히 극심한 병충해·기후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5위 생산국이다. 나이지리아코코아협회는 2025/25 작황이 30만5,000톤으로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코코아기구(ICCO) 통계에 따르면 2023/24년 세계 코코아 생산은 4,380만 톤으로 13.1% 줄었고, 공급 부족 규모는 49만4,000톤으로 60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ICCO는 2024/25년에는 14만2,000톤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해설: ‘선물가격’과 ‘그라인딩’이 의미하는 바
원자재 선물가격은 향후 인도될 상품 가격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한다. 코코아 선물 가격이 오르면 가공업체는 초콜릿 가격을 인상하거나 마진을 줄여 대응하게 된다. ‘그라인딩’ 수치는 실제 소비와 직결되는 가공량 지표다. 그라인딩이 감소한다는 것은 소비 부진을 뜻하고, 이는 곧 생산량 감소 효과와 상쇄되며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는 “현재 코코아는 기상 리스크·정책 불확실성·수요 위축이라는 세 갈래 변수 속에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서아프리카 우기(9~10월) 강수량과 미국·유럽의 홀리데이 시즌(11~12월) 수요 회복 여부가 핵심 촉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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