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DXY)가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였다. 12월 23일(현지시간) 달러지수는 -0.35% 하락했으며, 이는 시장의 약세 심리가 강했던 가운데 발표된 호조의 GDP 수치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 기대 축소가 상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13%로 낮췄다.
2025년 12월 2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의 기저 약세는 한미 간·주요국 통화정책 전망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2026년 중 약 -5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인상이 예상되며,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중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러 약세의 추가 요인으로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 확대 정책이 있다. 연준은 12월 중순부터 매월 미국 재무부 단기국(T-bill) 400억 달러 규모로 매입을 시작해 금융시스템 내 유동성을 늘리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통화완화) 성향의 연준 의장을 지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선임을 2026년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며, 블룸버그 통신은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인 케빈 해싯(Kevin Hassett)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이 후보를 가장 완화 성향이 강한 인물로 해석하고 있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 미국의 3분기 실질 GDP는 연율 기준으로 +4.3%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3.3%와 2분기 성장률 +2.5%를 모두 상회했다. GDP 물가지수(GDP Price Index)는 연율 +3.8%로 예상치 +2.7%를 크게 웃돌았고, 2분기의 +2.1%에서 상승했다.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Core PCE Price Index)은 연율 +2.9%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2분기 +2.6%보다 상승했다.
소비자심리 지표도 약화를 시사했다.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의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1월(수정치) 92.9에서 89.1로 -3.8포인트 하락해 예상치 91.0를 밑돌았다(예비치 88.7). 필라델피아 연은(Philadelphia Fed)의 비제조업 지수는 11월의 -16.3에서 12월 -16.8로 소폭 하락해 시장 예측치인 -15.0보다 부진했다.
제조업 및 투자 동향도 혼재된 흐름을 보였다. 10월 내구재수주(근원 포함)는 전월 대비 -2.2%로 예상치 -1.5%보다 악화됐으나, 운송을 제외한 내구재수주는 +0.2%로 소폭 개선돼 시장 예상 +0.3%에 근접했다. 설비투자의 지표로 쓰이는 핵심 자본재(운송·국방 제외) 주문은 +0.5%로 시장 예상 +0.3%보다 양호했다.
산업생산 지표는 약화됐다. 11월 미국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로 시장 예상 +0.1%에 못 미쳤고, 제조업 생산은 -0.4%로 예상치 +0.1%와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리치몬드 연은(Richmond Fed) 제조업지수는 11월의 -15에서 12월 -7로 +8포인트 반등해 예상치인 -10보다 강한 회복을 보였다.
통화별 반응
달러 약세로 EUR/USD는 +0.28% 상승했다. 유로화 강세에는 ECB 인사들의 발언이 보탬이 됐다. ECB 집행이사회의 야니스 스투르나라스(Yannis Stournaras)는
“ECB는 좋은 위치에 있으나 정책을 어느 방향으로든 유연하게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 말했으며, 게디미나스 심쿠스(Gediminas Simkus)는
“현재 헤드라인 및 근원 인플레이션 모두 중기적으로 2% 수준에 가깝다. 금리는 중립 수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고 밝혔다. 피터 카지미르(Peter Kazimir)는 현재 금리에 만족하지만 상황이 변하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과 더불어 시장의 스왑(swap) 가격은 2월 5일 다음 ECB 정책회의에서의 -25bp 금리 인하 확률을 0%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USD/JPY는 -0.48% 하락했다. 일본의 재무상인 가타야마 사츠키(片山さつき)는 금융시장에서의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해 기초체력(fundamentals)에 부합하지 않는 움직임은 개입할 수 있는 자유로운 권한이 있다고 발언해 엔화 강세를 촉발했다. 엔화는 전주 BOJ의 +25bp 금리 인상 여파와 더불어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이 +5.2bp 상승해 2.073%로 26년 만의 고점을 기록하는 등 금리 격차 측면에서도 지지받았다. 시장은 1월 23일 BOJ 회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현재 0%로 반영하고 있다.
귀금속 및 기타 원자재
COMEX 기준 2월물 금 선물은 +0.81% (+36.30) 상승 마감했으며, 3월물 은 선물은 +3.75% (+2.572) 올랐다. 금과 은은 가장 근접 만기 선물 차트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한 GDP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속 가격이 상승한 배경에는 금융시스템 유동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장기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구리는 기록적 고점을 경신하며 산업금속 수요의 강세를 반영했다.
귀금속의 강세 요인으로는 연준의 매월 400억 달러 규모 T-bill 매입과 같은 유동성 공급, 미국의 베네수엘라 관련 유전 운송선 압류 가능성, 우크라이나가 지중해에서 러시아 그림자 함대 소속 유조선을 타격한 사건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거론됐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PBOC)의 보유 금 보강 소식도 금 가격을 지지했다. PBOC의 금 보유고는 11월에 +30,000온스 증가해 74.1백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으며, 이는 13개월 연속 금 비축 증가다.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220미터톤(MT)으로 2분기보다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은 가격은 중국의 창고 재고 부족 우려에 의해 추가 지지를 받았다. 상하이 선물거래소(SHFE) 연계 창고의 은 재고는 11월 21일 기준 519,000kg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은 ETF에 대한 펀드 수요도 강하게 유지되어 지난주에는 은 ETF의 순롱 포지션이 3.5년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용어 설명 및 시장 메커니즘
이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달러지수(DXY)는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중 평균을 뜻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연준의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이며, 회의 결과가 통화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Core PCE(근원 개인소비지출 지수)는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소비자 물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척도다. 스왑(swap) 시장은 금리 기대를 반영하는 파생상품 시장으로, 정책회의에서의 금리 인하·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다. COMEX는 뉴욕상품거래소의 귀금속 선물 거래 시장을 의미한다. 이 설명은 독자들이 기사 내 수치와 발언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향후 영향과 전망
단기적으로는 달러의 약세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 확대와 시장에서 반영된 2026년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 그리고 주요국(특히 ECB, BOJ) 내 정책 차별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일부 국가의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본·유로존 통화의 상대적 강세는 해당 지역 자산 가격과 무역수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자재(특히 금·은·구리 등)의 달러 표시 가격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실제 행보가 중요 변수다. 정책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루어지면 달러 약세는 더 심화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재차 상승하거나 고용 지표가 과열될 경우 연준이 완화 시그널을 거두어 달러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와 정책담당자는 주요 중앙은행의 성명과 경제지표(예: 고용, 소비, 물가 지표)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참고·책임 고지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원문 저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유가증권의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의 목적이며, 본문에 사용된 관점은 저자의 의견으로 표출된 것이며 반드시 특정 기관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