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조정 속 아시아 주요 허브에서 금(金) 실물 수요 회복세

아시아 핵심 시장에서 금 실물 수요가 가격 조정 국면을 맞아 소폭 개선됐다. 금값의 변동성이 여전하지만, 이번 주 들어 일시적으로 값이 내려간 틈을 타 매수세가 살아나며 거래가 늘어난 모습이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스팟 금)은 7월 30일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3주 연속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약세 흐름은 투자자들에게 ‘저가 매수(buy the dip)’ 기회를 제공해, 인도·중국·홍콩·싱가포르·일본 등 주요 아시아 허브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수요 회복으로 이어졌다.

푸네에 기반을 둔 한 보석상은 “이번 주 매장 방문객 수가 지난주보다 확실히 많았다”며 “소비자들은 향후 가격 흐름을 문의하고 소량이라도 구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8월 1일 기준 인도 국내 금 가격은 10그램당 9만7,700루피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주 10만555루피의 사상 최고치에서 소폭 내려온 가격이다.


■ 인도: 디스카운트 폭 축소, 그러나 루피 약세가 효과 일부 상쇄

인도 현지 딜러들이 제시한 금 디스카운트(공식가 대비 할인폭)는 $7/온스까지 좁혀졌다. 지난주에는 최대 $15/온스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공식가에는 6%의 수입 관세와 3%의 판매세가 포함돼 있다.

뭄바이 소재 한 시중은행 귀금속 딜러는 “해외 시세 조정으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재고를 보충하려는 보석업체 수요가 늘었다”면서도 “동시에 인도 루피 가치가 크게 떨어져 가격 하락 효과가 일부 상쇄됐다는 점이 변수”라고 설명했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는 ‘2025년 인도 금 수요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7월 31일 발표했다. 사상 최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전통적 수요처인 금 장신구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중국: $4.2 디스카운트~$12 프리미엄 사이 넓은 호가 범위

중국 본토 딜러들은 국제 시세 대비 온스당 $4.2 할인에서 $12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가격을 제시하며 시장을 탐색 중이다. 귀금속 트레이더 휴고 파스칼(InProved)은 “중국 투자자들이 소폭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라며 “상하이금거래소(SGE) 실물 연계 상품 AU9999의 전일 거래량이 11톤으로 늘어, 금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참고: AU9999는 상하이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순도 99.99%의 현물 금 계약으로, 중국 내 실물 금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 홍콩·싱가포르·일본: 박스권 프리미엄 속 안전자산 선호 지속

홍콩에서는 금이 국제 시세와 동일한 ‘파(par)’ 가격이거나 $1.50 프리미엄에 판매됐다. 싱가포르 딜러 호가는 ‘파 가격’에서 $1.40 프리미엄 범위였고, 일본의 경우 ‘파 가격’에서 $0.60 프리미엄 수준으로 집계됐다.

도쿄 거주 한 트레이더는 “가격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곧바로 매수 주문이 들어온다”며 “일·미 금리차가 확대되든 무역 이슈가 발생하든, 저금리 환경에서 금은 여전히 자산 다변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 용어·배경 설명

스팟 금(Spot Gold)은 선물(미래 인도)과 달리 즉시 결제·인도되는 거래를 말한다. 프리미엄(premium)은 국제 기준 가격보다 높은 호가, 디스카운트(discount)는 그보다 낮은 호가를 의미한다. 딜러들은 수요·공급, 운송·보험 비용, 세금, 통화 변동 등을 고려해 호가를 조정한다.

또한 AU9999 등급은 순도를 뜻하는 국제 표기(순도 99.99%)로, 중국 내 실물 수요의 심리적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가격 전망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 시장 평가 및 전망

금 가격이 1개월 저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지속,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요인은 여전히 금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아시아 주요 허브에서 관찰되는 저가 매수 유입은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실물 수요가 건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인도 루피 약세나 중국 경기 둔화, 일본의 엔화 변동성 등 지역별 통화·거시 환경이 실물 수요를 단기적으로 제약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헤지·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이라는 금의 전략적 매력이 유효하다”고 진단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 아시아 실물 시장에서 나타난 구매 재개 움직임은 가격 조정 시마다 반복되는 전형적 패턴으로, 향후 글로벌 금값 흐름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선행 신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