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중석/경제·데이터 전문 칼럼니스트
요약(Summary)
- AI·클라우드 확장→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이 미국 전력망 구조와 자본 배분을 뒤흔들고 있다.
-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초대형 테크 기업이 전력원 다각화 차원에서 소형모듈원전(SMR)·LNG 장기계약·재생에너지 오프테이크 계약을 동시에 추구한다.
- 본 칼럼은 SMR을 중심축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주식·채권·원자재 시장에 파급될 구조적 변화를 시나리오별로 제시한다.
1. 문제 제기: “AI 빅뱅”이 촉발한 전력 패러독스
2025년 현재, 생성형 AI와 고밀도 고성능컴퓨팅(HPC) 수요가 폭발하며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는 연간 250TWh(국내 전력총수요의 6% 이상)를 넘어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30년 400TWh, 2035년 560TWh를 전망한다. 이는 프랑스·영국 전력소비량을 상회하는 규모다.
문제는 다음 세 가지다.
- 공급 병목: 기존 천연가스·재생에너지 투자만으로는 AI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 탄소중립 목표: S&P500 전 구성 기업이 2050년 넷제로 선언을 완료했지만, 화석연료 기반 증설은 ESG·정치적 압력에 직면한다.
- 전력망 안정성: 고밀도 AI 팜은 순간 부하(peak load)가 크고 24×7 가동을 전제로 하기에, 간헐성 재생에너지에 의존할수록 주파수 조정·예비력 비용이 급증한다.
2. 해결책 후보군 비교
전력원 | CAPEX(달러/MW) | LCOE(25년·$/MWh) | CO₂ 배출 | 확장 속도 |
---|---|---|---|---|
태양광+배터리 | 1.5~2.1M | 55~65 | 0 | 12~18개월 |
육상풍력 | 1.6~1.9M | 45~60 | 0 | 18~24개월 |
CCGT(가스 복합화력) | 0.9~1.2M | 70~85 | ▲ | 30~36개월 |
SMR(액체염) | 3.0~3.5M | 70~80(초기)→55↓ | 0 | 36~48개월 |
탄소중립·공급안정성을 동시 충족하려면 태양광·풍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SMR은 CAPEX가 높지만 ① 24시간 기저부하 ② 소형·모듈화 ③ 수명 60년으로 LCOE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3. 사례 분석: 구글-카이로스·테라울프-구글·말레이시아 조호르
(1) 구글-카이로스(Hermes-2)
• 50MW 액체염 SMR→2030년 상업 운전 예정.
• TVA 전력망 PPA 구조: 구글이 초기 리스크 전담, TVA는 오프테이커.
• 의미: 민간 빅테크+스타트업+공기업 삼각 모델의 첫 실증.
(2) 테라울프-구글 백스톱
• NY 레이크 마리너 360MW → AI·채굴 겸용.
• 구글 32억달러 백스톱+지분 확대로 전력·부지 선점.
• 메시지: 전력 인프라를 CapEx 대신 OpEx로 조달하는 ‘자본 조달 혁신’.
(3) 말레이시아 조호르 허브
• 5.8GW 계획 vs 수자원·전력 부족.
• AI 붐이 신흥국 인프라 한계 노출. → 미국·캐나다 등 선진국 SMR 모델 매력 부각.
4. 장기 시나리오별 거시·섹터 영향
시나리오 A — SMR 상용화 성공(확률 40%)
- 2030~2035년 美 SMR 누적 20GW 설치.
- AI 전력 추가수요의 25% 흡수, 가스 발전 CAPEX 150억달러 대체.
- 주식: 원전 EPC(Fluor), 연료(센트러스), 냉각계열 스타트업 IPO 붐.
- 채권: TVA·듀크에너지 등 공기업 ‘그린본드’ 가산금리 10bp 축소.
시나리오 B — 허가 지연·비용 초과(확률 35%)
- SMR LCOE 90$/MWh 고착→데이터센터는 가스+재생으로 이동.
- 미 LNG 2028년 피크 수출 1.2억t(+50%). 에너지 슈퍼메이저(LNG선단·액화터미널) 과잉투자 리스크.
- 전력요금 상승→빅테크 수익률 1.5%p 하락, 일부 워크로드 해외 이전.
시나리오 C — 재생+배터리 혁신(확률 25%)
- 실리콘 배터리·가열된 암염 저장 등으로 ESS 단가 70$/kWh 하락.
- SMR 경제성 상대 약화, 그러나 지역·규제 리스크 분산용 니치로 존속.
5. 투자 전략: “에너지·AI 균형 포트폴리오”
① ETF 활용 — SMR·원자력 테마 ETF(티커: NLR, URNM)와 데이터센터 REIT(티커: EQIX, DLR)를 6:4 비중으로 편입하되, 시나리오 B 우려에 대비해 LNG 인프라 ETF(AMLP) 10% 헤지.
② 개별 종목 —
- 빌더: Fluor, BWX Technologies(모듈 제작)
- 연료: Cameco, Centrus
- 수혜 사용자: Terawulf, Google(parent Alphabet)
③ 옵션·파생 — Volatility skew 가 낮은 BWXT 2027 LEAPS 콜(행사가 +25%) 매수, WTI 2030년 선물 커브 하락 베팅 숏.
④ 모니터링 지표 — (가) NRC 허가 건수, (나) TVA 그린본드 스프레드, (다) PJM/ERCOT 전력선물, (라) LNG 장기계약 FID 통계.
6. 결론 및 정책 제언
AI 시대 데이터센터 전력난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닌 현실 변수다. 미국이 에너지 안보·탄소중립·디지털 패권을 모두 지키려면 SMR 상용화 성공 여부가 결정적 수문이 될 것이다.
연방정부는 ① 허가 기간 단축(10→5년), ② 조건부 생산세액공제(PTC) 2.0¢/kWh 신설, ③ 한·영·캐나다 규제 공조 같은 패키지 인센티브를 조기에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고성장이 예상되는 AI 인프라 밸류체인이 가스·LNG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재생·배터리 단독 확대는 간헐성·망 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투자자는 정책·기술·자본 삼중 레버리지를 면밀히 관찰하며, “에너지 믹스 다변화 + 데이터경제 장기 성장”이라는 복합 테마에 걸맞은 균형 포트폴리오 접근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