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국채 입찰 부진에 수익률 상승…월가 랠리도 채권시장 압박

뉴욕—미 국채 시장이 전일의 부진을 이어가며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이 다시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2025년 8월 6일(현지시간),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2.4bp(basis point, 1bp=0.01%p) 상승한 4.422%로 마감했다. 이는 전일 3개월 만의 종가 기준 최저치에서 소폭 반등한 수준이다.

국채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한 직접적 배경은 미 재무부가 실시한 420억 달러 규모 10년물 국채 입찰의 수요 부진이다. 입찰 최고 금리는 4.255%로 책정됐으며, 입찰 경쟁률을 나타내는 bid-to-cover 비율은 2.35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10차례 평균치인 2.58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전문용어 해설

Treasuries는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통칭하며, 세계 금융시장의 안전자산으로 간주된다.
Bid-to-cover는 ‘입찰 경쟁률’로 번역되며, 매각 대상 1달러당 들어온 응찰 금액을 의미한다. 보통 2.0 이상이면 무난한 수요로 평가된다.
Basis point(bp)는 금리 변동폭을 표현하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점도 채권 약세 요인이었다. 애플(AAPL) 주가가 100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 보도에 힘입어 급등하면서 뉴욕증시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백악관 행사에서 발표될 이번 투자안은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와 핵심 부품 ‘리쇼어링(Reshoring)’을 목표로 한다고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밝혔다.

월가 랠리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키며 가격 하락·수익률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7일(현지시간) 발표될 주간 실업수당 청구·노동생산성 및 비용 지표가 금리 방향성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노동시장 냉각 신호는 채권 가격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미 국채시장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함께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사이클 시점을 가늠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10년물 수익률이 4.5% 아래에서 유지될 경우,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10년물 입찰 부진이 일시적 수급 문제인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구조적 수요 약화인지가 관건”이라며 “향후 30년물·3년물 등 장단기물 연속 입찰 결과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채권 애널리스트는 “연말 미국 재정적자 확대와 맞물려 재무부 발행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경제 지표가 둔화 흐름을 보인다면 국채 금리는 다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수익률 곡선)를 통해 경기 침체 여부를 가늠하고 있는데, 이번 입찰 부진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역전 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경기 사이클상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