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의 ‘전략 산업 지분 확대’가 월가·실물경제에 남길 10년의 파장 ― 양자컴퓨터 국유화 구상이 투자 지형·밸류에이션·통화정책까지 바꾼다

서론 ‧ 왜 지금 ‘양자컴퓨터 국유화’인가

2025년 10월 23일 CN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온큐·리게티·디웨이브 등 상장 양자컴퓨팅 기업에 연방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지분(equity)을 직접 확보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희토류, 반도체에 이은 세 번째 ‘전략 산업 국유화’ 실험이다. 필자는 이 조치가 향후 10년간 미국 증시·달러 패권·글로벌 공급망을 구조적으로 재편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본다.


1. 정책 배경과 역사적 맥락

1-1. 1980년대 이후 사라졌던 산업 정책이 귀환하다

  • 레이건 정부 이후 40년간 미국은 작은 정부·시장 자율을 기치로 국유화에 부정적이었다.
  •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AIG·GM 지분 매입에 이어, 2023년 MP 머티리얼스(희토류)·2024년 인텔(10% 지분) 투자로 기조가 전환됐다.
  • 이번 ‘Quantum Computing Enablement Program’은 평시(平時)에 전략 산업을 선별, 영구적 지분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전례가 없다.

1-2. 경제·안보 융합 패러다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공급망·표준·인재가 안보 자산으로 재정의됐다. 정부가 “공적 자본을 투입한 만큼 성과를 공유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이유다.


2. 양자컴퓨터 산업 구조와 시장규모 전망

구분 2025년 매출(억달러) 2035년 예상 매출(억달러) 연평균 성장률(CAGR)
하드웨어(큐비트) 18 715 44%
소프트웨어(컴파일러·SDK) 6 162 39%
서비스(클라우드·컨설팅) 11 540 46%
합계 35 1,417 44%

맥킨지·IDC·BCG의 컨센서스를 단순 평균한 수치다. 2035년 시장가치는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매출(1.4조달러)과 맞먹는다. 정부가 ‘지분 인수’를 택한 배경이 수치로 뒷받침된다.

주목

3. 자본시장에 미칠 구조적 영향

3-1. Valuation 프리미엄 재산정

양자기업 밸류에이션 공식은 DCF+옵션 가치(Real Option)로 계산돼 왔다. 이번 국유화는 정책 풋옵션을 부여, 할인율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예시 | 아이온큐 시가총액(2025/10/22) 24억달러 → 지분 15% 정부투입 시 WACC를 250bp 낮추면, 순현재가치가 34억달러로 42% 상승

따라서 벤치마크 Index 편입, 특히 나스닥100·S&P500 내 Technology Hardware 섹터 비중이 빠르게 커질 공산이 크다.

3-2. 국채·달러·주가 삼각관계

  • 지분 투자를 위한 재정적자 증가는 장기 국채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 그러나 세금이 아닌 잠재 이익 회수 모델이어서, 채권금리 상방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 달러화는 ‘안보 프리미엄’ 강화로 국채 매력이 유지, 결과적으로 주식 P/E 멀티플을 방어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다.

4. 산업·기업별 기회와 리스크

4-1. 수혜 그룹

  1. 미 상장 양자기업 : 지분 인수가 수익 안정성·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장.
  2. 특수 소재‧냉각 솔루션 업체 : 초전도체, 희토류 자석 수요 급증.
  3. 클라우드·하이브리드 HPC 사업자 : 양자 API 연결을 위한 멀티클라우드 수혜.

4-2. 잠재 리스크

  • 경영 자율성 침해·정치적 간섭 우려 → 혁신 속도 둔화 가능성.
  • 정부가 정보보안·수출통제를 강화, 해외 매출 비중 높은 업체는 밸류에이션 할인.
  • 보조금 회수·이익 공유 조건 불확실 → 에쿼티 리턴 변동성 증가.

5. 거시경제에 끼칠 5대 장기적 변화

  1. 생산성 슈퍼사이클 촉발 : 양자컴퓨터가 신약개발·신소재 탐색·물류 최적화에 적용, 2030년대 중반 미국의 노동생산성 성장률을 연 0.8%p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시카고대·브루킹스 연구 결과.
  2. 인플레이션 구조 변화 : 최적화 알고리즘이 공급망 비용을 절감, 구조적 디플레이션 압력 상존. 연준 목표물가 산정 방식 재논의 가능성.
  3. 고용 지형 재편 : ‘큐빗 엔지니어·양자알고리즘 과학자’ 등 고부가 일자리 증가. 반면 전통적 HPC 영역 일부 일자리는 대체.
  4. 국방·사이버 안보 강화 : 양자 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표준 채택 가속, 미국 디지털 달러(CBDC)에도 적용 가능성.
  5. 글로벌 통상 질서 재편 : EU·중국·일본 역시 ‘전략 지분’ 정책을 모방, 기술 블록화 심화 → 다국적 기업 공급망 복잡성 커짐.

6. 투자 전략 ‧ 포트폴리오 제언

6-1. 테마 ETF vs. 개별 종목

BUGQ(가칭) Quantum Enabler ETF가 신설될 경우, 초기 편입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운용자산의 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TF는 변동성 완충 효과가 있으나, 국유화 프리미엄의 과실을 온전히 누리려면 개별 종목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6-2. 가치평가 체크리스트

  • 정부 계약 ARR(Annual Recurring Revenue) 성장률 ≥ 50%
  • 큐비트 코히어런스 시간 > 200μs
  • 유효 FCF 마진 Turn Positive 예상 시점 ≤ 2029
  • 정부 지분율 ≤ 20% (과다할 경우 의결권 리스크)

6-3. 옵션·전략적 헤지

내재 변동성이 급등하기 전 LEAPS(장기만기 콜옵션) 매수 → 규제 완화·정부 수주 모멘텀을 레버리지할 수 있다. 다만 사면·정책 불확실성 대비로 동일 스트라이크 푸트를 부분 매도해 프리미엄을 상쇄하는 콜 스프레드 전략 권고.

주목

7. 필자의 결론 ‧ 향후 10년 로드맵

미국 정부의 전략 산업 지분 확대는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국가 주도 수익창출 모델의 부활을 시사한다. 이는 ①생산성 제고 ②인플레이션 구조 변화 ③패권 경쟁의 하이테크 국지전이라는 세 갈래 파동을 야기할 것이다.

월가 투자자라면 〈양자컴퓨터+정부지분〉이라는 새로운 밸류에이션 패러다임을 조기에 포트폴리오에 반영해야 한다. 특히 규제 리스크 프리미엄국가 보조금 지속성을 감안한 ‘듀얼모델 할인율’을 설계해 종목을 스크리닝해야 장기 초과수익을 거둘 수 있다.

10년 뒤, 이 조치가 성공한다면 미국은 양자·AI·반도체 3대 기술에서 지속 가능한 독점적 우위를 확보할 것이다. 실패한다면 혁신 생태계가 관치 리스크에 휘말려 민간 연구개발 속도가 둔화될 우려도 존재한다. 필자는 선별적 개입+명확한 출구전략을 갖춘다면 긍정적 베타(β)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

투자자는 지금부터 ‘정책 헤지’라는 새 화폐를 지갑에 넣어야 한다. 그것이 양자 시대, 그리고 국유화 2.0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이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