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30여 년 만의 ‘의견 불일치’…새로운 추세의 시작인가

Investing.com이 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최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은 이미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쳤으나, 투표 결과가 전원 일치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예상 밖 변수로 부각됐다.

2025년 8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두 명의 FOMC 위원이 다수 의견에 반대하며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2건의 반대 의견(dissent)’이 기록됐다. 해당 위원은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로, 두 사람 모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월러 이사와 보우먼 이사는 노동시장 둔화를 근거로 0.25%포인트(25bp)의 선제적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수 위원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금리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노동지표가 식어 가는 가운데 물가 역시 정체되는 조짐을 보이는데, 적절한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 – 월러·보우먼 공동 의견서 중

두 이사의 의견 표출은 제롬 파월 의장에게 가중되는 정치적 압박과 시기적으로 맞물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신속한 금리 인하가 꼭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무역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섣부른 대응은 위험하다”고 선을 그으며, 9월 회의에서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정하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은 다소 제약적(mildly restrictive)이지만 실물경기를 억눌러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도 언급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반란표’가 향후 통화정책 논의에 미묘한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ofA 증권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이견 표출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외부의 금리 인하 압력이 높은 시점에 내부적 불협화음이 커지면 위원회 내 파벌화가 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용어 설명
Dissent(디센트)란 FOMC 회의에서 일부 위원이 다수결 결론과 다른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1990년대 앨런 그린스펀 의장 시절 이후 연준은 ‘컨센서스(만장일치) 문화’를 중시해 왔는데, 이번처럼 두 건 이상의 반대가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BofA 보고서는 또 “이견 빈도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며, “물가(인플레이션) 상방 위험과 고용시장 하방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고, 선거 국면에서 Fed가 정치적 공세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분석
현재 연준은 이중책무(물가 안정·완전고용)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필자는 정책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 일관성’이라고 본다. 내부 의견 불일치는 건전한 토론 문화를 드러낼 수 있지만, 빈번한 디센트가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혼선을 주면 시장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9월 회의 전까지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가 연준 내부 동학을 재편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8월과 9월 중 발표될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 및 CPI·PCE 인플레이션 수치
② 반대 의견을 표명한 월러·보우먼 이사가 향후 발언을 통해 추가 인하 주장 수위를 높일지 여부
③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각 진영 정치권이 연준을 어떻게 압박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