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암호화폐 업계, 2025년 성과에 환호했지만 2026년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국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가 2025년에 입법·규제 측면에서 주요 승리를 거두며 축하 분위기를 연출했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crypto-friendly) 정책·인사 전환과 의회 일부의 입법 진전이 맞물리며 업계의 낙관론을 촉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1월 취임 전후의 축하 행사에서 칵테일을 곁들여 스눕 독(Snoop Dogg) 공연을 즐겼고, 이후 실질적 규제 완화와 법제 정비에서 중요한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한다.

핵심 성과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엄격한 암호화폐 회계 지침을 신속히 철회하고,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기된 코인베이스(Coinbase)·바이낸스(Binance) 등 주요 업체에 대한 소송을 기각한 점, 그리고 달러 페그(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칙을 마련한 획기적 법안의 통과 등이 꼽힌다. 또한 한 주요 은행 규제기관은 은행의 암호화폐 거래 규제를 완화했고, 일부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조건부 은행 허가를 승인했다.

주목

이 같은 변화는 비트코인 가격을 연중 최고치로 밀어 올렸고, 더 넓은 채택 가능성을 촉발했다가격 변동성에 따른 투자자·시스템 리스크 우려 존재고 평가된다.


산업계의 낙관과 여전히 남은 과제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근본적이고 오랜 문제를 해결할 시장 구조 관련 법안과 SEC 규정에서의 예외 조항(또는 경감 carve-outs)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2026년에는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러 업계 임원들은 이 같은 불확실성이 현재의 축하 분위기를 잠식할 수 있다고 로이터 NEXT 행사 등에서 밝혔다.

“올해는 암호화폐에 있어 좋은 해였다…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 솔라나 정책연구소(Solana Policy Institute) 최고경영자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Miller Whitehouse-Levine)

주목

정치·자금지원의 역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스로를 ‘암호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으로 자처하며 업계 자금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업계는 2024년 선거 사이클에서 트럼프 등 친(親)암호화폐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총 $245,000,000 이상을 기부했다고 연방선거위원회(FEC) 자료가 집계했다. 이러한 정치적 지원은 입법·규제 환경을 친기업적으로 바꾸려는 시도와 맞물렸다.

의회 입법의 진전과 정체

의회에서는 7월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이 토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기타로 분류할지를 포함한 기준을 명확히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업계가 오래도록 원해 온 법적 명확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상원(Senate)에서는 자금세탁방지(AML) 규정과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에 대한 의무조항을 두고 의원들 간 이견이 커 해당 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세 곳의 소식통에 따르면, 분산형 금융(DeFi)은 중개인 없이 토큰을 매매·교환할 수 있게 해 주는 구조로, 규제 적용 범위와 책임 소재가 쟁점이다.

프로젝트 리버티(Project Liberty Institute)의 최고경영자 실리아 워렌(Sheila Warren)은 로이터 NEXT에서 “이 업계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법안을 성사시키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그 핵심 승리를 거둘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2026년 선거와 입법 전망

의회는 이미 2026년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정치 전략을 재편하고 있어,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비스트들은 이로 인해 해당 법안이 법으로 통과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법적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암호화폐 기업들은 향후 적대적 행정부가 등장할 경우 규제 지침이 뒤집혀 법적 소송에 직면하거나 미국 내 사업 축소를 강요받을 위험에 노출된다.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친암호화폐 정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LMAX 그룹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머서(David Mercer)는 “우리는 시장 구조 법안(market structure bill)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거래소 운영·투명성·투자자 보호를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법적 틀을 의미한다.

상원 은행위원회와 법안 일정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 의장인 팀 스콧(Tim Scott)의 대변인은 위원회가 법안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며 “2026년 초에 법안을 진전시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버전의 법안 작업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규제·예외 조치와 향후 일정

한편 업계는 규제적 수정을 통해 단기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SEC의 ‘혁신 예외(innovation exemption)’ 도입 기대감이 크다. 트럼프 정부에서 SEC를 이끄는 폴 앳킨스(Paul Atkins)는 이 틀이 내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암호화폐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즉시 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예외의 범위가 얼마나 포괄적일지는 불확실하다.

머서는 이 예외가 토큰 발행자 등 프로젝트에 “검찰 리스크 없이 숨 쉴 공간(room to breathe)”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SEC는 이 사안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제공하지 않았다.

CFTC와의 협력

업계는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의 조정 강화를 기대한다. 이는 암호화폐 상품에 대한 감독을 일원화·효율화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가 지명한 CFTC 의장 후보인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는 현재 앳킨스의 고문으로 활동 중이며, 상원 통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확정은 SEC·CFTC 간 협업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인사 변화가 영향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 Wave Digital Assets 공동창업자 레스 보사이(Les Borsai)

그는 업계의 첫 워싱턴 사전 취임 축하 무도회(pre-inauguration ball)에 참석한 인사다. 레스는 규제 명확성이 높아지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더욱 편안하게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어 설명: 스테이블코인, DeFi, 혁신 예외 등

이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요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가치가 미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결제·송금 등에서 가격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사용된다. 탈중앙화금융(DeFi)는 중앙 중개자 없이 스마트 계약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로, 거래·대출·파생상품 등이 포함된다. 혁신 예외(innovation exemption)는 규제기관이 새로운 기술·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일정 기간 규제 적용을 유예하거나 완화해 기술 혁신을 촉진하려는 규제적 장치다.


시장 및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 분석

단기적으로 이번 규제 완화와 법적 정비 기대감은 비트코인 및 주요 암호자산의 수요를 자극해 가격 상승 압력을 유발했다. 기관투자자 유입이 가속화될 경우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규제 공백이나 법안 미통과 시에는 투자자 신뢰가 약화되어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시장 구조 법안이 도입되어 거래소 규율·투자자 보호 장치가 강화되면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져 기관 자금의 지속적 유입이 가능하다. 이는 전통 금융과의 연계 확대, 결제·정산 인프라의 통합, 파생상품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급속한 확장에 따른 레버리지 증가와 투명성 부족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연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감독당국의 면밀한 감독과 규율이 병행돼야 한다.

결론

2025년은 규제·정책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암호화폐 업계에 있어 의미 있는 한 해였다. 그러나 업계의 궁극적 안정성과 제도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시장 구조 법안의 통과 여부와 SEC의 혁신 예외 범위, 그리고 SEC·CFTC 간의 조정 수준이 향후 1~2년간 업계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업계는 단기적 환호에 안주하기보다 법적·제도적 기반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