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 부과로 영국·EU·싱가포르 등 일부 동맹국의 실질 관세 부담이 높아지는 반면, 브라질·중국·인도 등은 관세 완화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26년 2월 2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이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에 근거해 도입한 관세 조치 대부분을 위법 판결한 6-3 표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74년 무역법(Section 122)에 따라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각국의 무역 가중 평균 관세율에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사안은 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관세 명령을 무효화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관세율을 15%로 발표했으나 백악관의 공지(팩트시트)에는 여전히 Section 122 관세가 10%로 명시되는 등 집행과 관련해 혼선이 존재한다.
주요 분석 결과로는 스위스 기반의 무역 감시단체인 Global Trade Alert(GTA)의 분석에서, 영국은 무역가중 평균 관세율이 +2.1%포인트 상승하고, EU는 +0.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 반면, 브라질은 -13.6%포인트, 중국은 -7.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본과 한국은 각각 +0.4%포인트와 +0.6%포인트의 상승폭이 예측되며, 싱가포르는 +1.1%포인트 상승으로 분석됐다.
법적·정책적 배경 설명
IEEPA는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외교 목적 등으로 외국인 및 외국 정부와의 경제거래를 통제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다. 반면 1974년 무역법의 Section 122은 대외지급 불균형 등 국제결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임시 수입할증(temporary import surcharge)을 허용하는 조항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IEEPA에 근거한 특정 관세 명령을 무효화했으나, Section 122와 Section 232(국가안보 목적의 관세 권한) 등 다른 법적 권한은 현재 유효하다는 점에서 복잡한 법리적·행정적 재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 견해와 분석
성갈렌(St.Gallen) 무역번영재단의 최고경영자이자 GTA 보고서 저자인 요하네스 프리츠(Johannes Fritz)는, IEEPA에 기초해 특정 국가별로 부과된 별도의 명령(예: 아편·국경 보안 관련)을 무효화함에 따라 그동안 IEEPA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국가들이 가장 큰 완화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멕시코·캐나다가 IEEPA 기반의 전용(전담) 관세 명령을 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 모든 조치를 뒤엎었다. 따라서 IEEPA 노출이 컸던 국가들이 가장 큰 구제를 받았다.” — 요하네스 프리츠
반면 콴시 인스티튜트(Quincy Institute)의 사랑 시도로(Sarang Shidore)는, 작년에 조기 합의를 통해 미국과 거래 협정을 맺은 국가들은 ‘사실상 짐을 떠안은’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즉 작년 자유화 과정에서 먼저 양보한 나라들은 이번 판결로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조기 합의를 체결한 국가들이 현재 더 큰 부담을 지고 있을 수 있다.” — 사랑 시도로
일본·한국·EU의 반응
일본과 한국은 작년 미국과의 합의에서 자국 수출품에 대해 15% 상한을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약속한 대가로 ‘상호 15% 관세’ 조치를 받아들였고,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투자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확인했다. 한국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관세 합의로 확보한 수출 우호 조건과 이익의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우호적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판결과 관련해 “완전한 명확성(full clarity)을 요청하겠다”고 밝히며, 지난해 합의된 15% 상한을 넘는 관세 인상은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EU와 미국은 2025년 8월 상호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을 위한 프레임워크 협정에 합의했었다.
아시아 국가들의 대응
중국 상무부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종합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에 대해 자국 무역 상대국에 대한 일방적 관세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인도는 당초 워싱턴 D.C. 방문을 통해 임시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고 인도 수출품의 관세를 18%로 인하하는 방안을 확정하려 했으나, 해당 일정은 잠정 연기됐다.
싱가포르는 무역적자국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전 세계적 10%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 대상으로 지정되어 왔으며, GTA 분석상 유효 관세율이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산업무역부 대변인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 측과 관세 환급 절차 및 집행 방식에 관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혼선과 향후 전망
전반적으로 이번 사안은 혼선(confusion)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15% 발표와 백악관 팩트시트의 10% 표기 사이의 불일치, IEEPA 기반으로 재협상된 양자 협정들의 법적 기반 소멸과 섹션 122로의 전환에 따른 적용 방식 불명확성은 단기적으로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Rystad Energ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Claudio Galimberti)는 무역에 미칠 실제 영향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하면서, 과거 IEEPA를 기준으로 구조화된 개별 상품별 면제(carve-outs)나 특정 국가에 대한 차별적 관세 처리 방식이 Section 122의 비차별적 적용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EU와 체결된 협정에는 포르투갈의 코르크 수출에 대한 예외 규정이 있었으나, Section 122는 모든 교역상대국에 대해 동일한 적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및 실물경제에 대한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무역·수출입 기업의 가격·원가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해 환율 변동성 확대와 금융시장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 차등이 사라지거나 새로 도입되면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 수입원 다변화, 해외투자 조건 재검토 등의 전략적 대응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동차·전자·농산물·코르크·원자재 등 관세 민감 산업은 즉시적인 가격전달과 보호무역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양자 협정 재협상 가능성, Section 301 등 다른 관세 권한을 통한 대체 정책 수단 사용 여부, 그리고 법적·행정적 절차를 통해 기존 합의의 ‘재구성(reconstruction)’이 가능한지가 결정적인 변수다. 투자 유치 약속(예: 일본의 5,500억 달러 수준 투자 약속)과 맞물려 일부 국가들은 투자-무역 연계 전략을 유지하려 할 것이며, 이는 대외직접투자(FDI) 흐름과 관련 산업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책 권고적 관점
현 상황에서는 각국 정부와 기업 모두 다각적 시나리오(관세 10%·15% 적용, 특정 품목 예외 여부, 환급 절차 등)를 준비해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양국·다자간 협상 채널을 통해 법적 불확실성을 신속히 해소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역 감시기관과 재계는 상품별 노출도를 재평가하고, 공급망의 취약점을 보완하며, 가격전가 가능성에 대비한 비용 구조 재편을 검토해야 한다.
— 본 보도는 CNBC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Amitoj Singh가 보도에 기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