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발(캐나다) — 캐나다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매뉴라이프 파이낸셜(Manulife Financial)이 2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자 주가가 3% 이상 밀리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자아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은 미국 부문에서 발생한 고신용손실(credit losses)과 사망보험금 증가(mortality losses)로 인한 변동성 확대였다. 이에 대해 매뉴라이프 최고재무책임자(CFO) 콜린 심프슨(Colin Simpson)은 “이번 분기는 변동성이 컸고, 그 변동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우리는 부유층 및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상품 구성이 많아 단일 보험금 규모가 커, 청구 건수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미국 부문: 대형 청구 급증이 직격탄
심프슨 CFO는 인터뷰에서 “이번 분기에 기록된 대형 보험금 청구는 비정상적인 사망률 추세라기보다는 통상적인 변동성 범위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문의 핵심이익(core earnings)이 전년 대비 53%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에 큰 부담이 됐다.
매뉴라이프의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95캐나다달러(이하 CAD)로, LSEG 집계 애널리스트 전망치(0.97 CAD)를 0.02 CAD 하회했다. 해당 수치는 ‘핵심이익’ 기준으로 산출되며, 일회성 항목을 제거해 영업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다.
■ 아시아 부문: 신계약 호조로 실적 방어
반면, 아시아 부문은 선전했다. 매뉴라이프는 아시아 지역 신규 영업 확대 덕분에 같은 기간 핵심이익이 13% 증가한 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연간 보험료 상응액(Annual Premium Equivalent, APE)*이 전년 동기 대비 15% 급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아시아 플랫폼의 규모를 살려 사업 기반을 확장할 기회가 분명히 존재한다.” — 폴 로렌츠(Paul Lorentz) 매뉴라이프 글로벌 자산·운용 총괄
주가 측면에서 매뉴라이프는 연초 이후 약 5% 하락했으며, 이번 발표 직후 목요일(현지시간) 장중 3.5% 추가 하락했다.
■ 애널리스트 시각 및 M&A 전략
스코샤은행(Scotiabank)의 마이크 리즈바노비치(Mike Rizvanovic) 애널리스트는 메모에서 “미국 실적 악화가 다른 사업 부문의 양호한 성과를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캐나다·자산운용 부문이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시선이 미국 부문 실적 부진에 집중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뉴라이프는 지난해 리스크 축소(De-risking) 거래로 확보한 자본을 활용해 미국 사모대출 전문 운용사 ‘컴베스트 크레디트 파트너스(Comvest Credit Partners)’ 지분 75%를 1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매뉴라이프는 총 184억 달러 규모의 사모대출(Private Credit) 부문을 구축하게 된다.
■ 용어 풀이*
*Annual Premium Equivalent(APE)는 일정 기간 동안 새로 체결된 보험계약의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일시납·단기납 계약을 정액화한 지표다. 이는 보험사의 성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이며, 신계약 증가 여부를 한눈에 보여준다.
또한 크레딧 로스(credit loss)는 투자 채권 등의 충당금 증가에 따른 손실을, 모탈리티 로스(mortality loss)는 예상 사망률을 초과한 사망보험금 지급으로 인한 손실을 각각 뜻한다. 보험업 특성상 이 두 항목은 실적 변동성을 유발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 동종업계 동향
경쟁사 선라이프 파이낸셜(Sun Life Financial)은 같은 날 늦게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올해 들어 주가가 약 1% 하락한 상태다. 업계 전반적으로 금리 고점 통과 이후 운용·투자수익 변동성 확대가 예고되는 만큼, 향후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 기자 전문 분석 및 전망
이번 실적은 “보험사의 지리적 다각화가 리스크 완충 장치로 작동한다”는 공식을 재확인시켰다. 미국 시장 특유의 높은 계약 단가와 경쟁 강도를 감안할 때, 매뉴라이프가 아시아·캐나다·자산운용 부문의 성장 모멘텀을 통해 전체 손실을 상쇄하려는 전략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다만 고금리·고물가의 연쇄 효과로 대형 보험금 청구가 불규칙적으로 증가할 소지가 있어, 2025 회계연도 실적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사모대출 운용사 인수를 통한 수수료 기반 수익 확대는 자본 효율성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크레딧 사이클이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추가 손상차손(impaired loan)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향후 몇 분기 동안 매뉴라이프가 수익원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얼마나 균형 있게 잡느냐가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