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반독점 책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핵심 인력을 흡수하기 위해 활용하는 소위 ‘아쿠아이하이어(acquihire)’ 관행을 규제 회피의 신호로 본다고 밝혔다.
2026년 3월 1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 문제를 제기한 인물은 오미드 아세피(Omeed Assefi)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미 법무부 반독점 부서의 집행 책임자(Acting Assistant Attorney General)이다. 아세피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정식 인수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기술과 인력을 흡수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쿠아이하이어(acquihire)는 통상 큰 기술기업이 유망한 스타트업과의 거래에서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 및 핵심 인력을 확보하지만, 그 회사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해 공식적인 합병 절차를 밟지 않는 형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방식은 표면상 인수로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시장 구조와 경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반독점 규제 당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예로 지난 12월, 엔비디아(Nvidia)는 칩 기술 스타트업 Groq로부터 칩 기술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해당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고용하기로 합의했으나, 회사를 직접 인수하지는 않았다.
“합병을 할 때 기업들은 연방 반독점 당국에 거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아쿠아이하이어는 기업이 그 공식적 합병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회사를 흡수할 수 있게 한다.”
아세피는 이와 관련해 “심사 과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행위를 보면, 소송가이자 집행관인 입장에서는 정식 심사 절차에 참여하고 이를 준수한 경우보다 더 큰 경고 신호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합병 심사 과정에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하면 법무부는 우려 사항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으며, 만약 거래가 경쟁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조기에 심사를 종료해 거래 성사를 허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세피는 이어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나 특정 기업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그는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및 맥락
일반 독자를 위해 몇 가지 핵심 용어를 설명한다. 아쿠아이하이어(acquihire)는 acquisition(인수)와 hire(고용)의 합성어로, 기업 인수의 목적이 기술·고객·자산 확보보다는 핵심 인력의 흡수에 있음을 강조하는 용어다. 이는 인수합병(M&A) 범주에 들어가지만, 전통적 의미의 완전한 ‘기업 인수’와는 구조적으로 다를 수 있다. 반면, 반독점(antitrust) 규제는 시장 경쟁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 간 거래와 합병을 심사하는 제도이다. 거래가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당국은 심사, 조건부 승인, 혹은 심지어 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정책적·시장적 함의
아세피의 발언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첫째, 반독점 당국은 단순한 지분 거래나 공식적인 합병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경쟁 영향 평가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이는 향후 빅테크 기업이 기술 또는 인재를 확보하는 다양한 거래 구조에 대해 보다 엄격한 조사와 집행을 예고한다. 둘째, AI와 반도체 등 기술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는 핵심 인력 확보 자체가 경쟁 우위의 핵심 수단이므로, 인재 흡수형 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기업의 인수 전략과 인건비, 채용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경제·가격 영향 분석(전문적 전망)
단기적으로는 빅테크가 스타트업의 핵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 구조를 변경하거나, 인수 대신 고액의 스톡옵션·보너스·보상 패키지 등 직접 고용을 통한 흡수 방식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술력에 대한 가격(즉, 인재의 임금 및 보상 수준)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강화가 실제 M&A 거래를 줄이거나 거래가 복잡해지며, 일부 기업은 합병 심사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해외로 인재 채용 또는 연구개발(R&D) 기지를 이전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특정 기술 분야의 지리적 재편성(reshoring·offshoring)과 연구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반독점 리스크의 상승은 AI·반도체 관련 스타트업의 인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수 측(빅테크)은 규제 불확실성을 반영해 가격을 낮추려 할 수 있고, 매도 측(스타트업)은 핵심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독립 심사와 공개 거래를 선호할 수 있다. 또한, 규제 강화는 M&A 시장의 거래 빈도와 구조를 바꿔 합병 프리미엄 산정 방식과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실무적 권고
기업 측면에서는 합병·인수 전략을 수립할 때 초기 단계부터 반독점 이슈를 고려하고, 규제 당국과의 투명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법무·정책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거래 구조의 설계에서부터 법적 검토를 철저히 하고, 필요 시 사전 고지(pre-notification) 또는 심층 분석을 통해 규제 당국과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규제 당국의 입장에서는 인력 흡수형 거래가 기술 경쟁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
요약하면, 아쿠아이하이어 관행은 표면적으로는 기업 성장과 인재 확보의 하나의 전략으로 보일 수 있으나, 미 법무부 반독점 책임자는 이를 규제 회피의 신호로 보고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 특히 AI·반도체 등 전략적 산업에서는 이러한 거래가 경쟁 구조와 시장 진입 장벽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반독점 집행이 강화될 경우 M&A 전략, 인재 채용 및 보상 체계, 그리고 산업 내 가치사슬 재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아세피의 발언은 기업들이 합병 심사 절차에 성실히 참여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기사 참고: 로이터, 작성자 Jody Godoy, 보도일 2026-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