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인 리사 쿡(Lisa Cook)을 해임하려는 시도에 대해 연준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우려했다.
2026년 1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변론 과정에서 대법관들은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중앙은행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약화시키는 행위는 실물경제에 실제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드러냈다.
변론에서 특히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Brett Kavanaugh) 대법관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하는 문을 지나치게 넓게 열어두는 일이 향후 대통령들에게 정치적 압력에 기반한 해임을 유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버노 대법관은
“사법심사도 없고 절차도 필요치 않으며, 대통령이 단독으로 판단하는 낮은 기준의 ‘해임 사유’만으로도 연준의 독립성이 약화될 것”
이라고 말했다.
캐버노 대법관은 이어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귀하의 입장이 정부 구조에 미칠 결과를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대통령이 문서 한 장으로도 연준 이사를 제거할 수 있다면 이는 사실상의 ‘색출·제거(search-and-destroy)’ 행위를 촉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건의 쟁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쿡 이사를 해임하려 한 근거였다. 트럼프 측은 쿡이 연준에 임명되기 전 제출한 주택담보대출 신청서에서 허위 진술이 있었다는 혐의를 들어 해임을 정당화하려 했다. 쿡은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임명했으며 임기는 2038년까지다. 쿡은 자신에 대한 혐의가 통화정책 차이로 인해 자신을 축출하려는 구실이라고 반박했다.
사건 진행 상황 : 트럼프 행정부는 쿡을 즉각 해임하려 했으나 한 연방법원 판사는 통지나 청문회 없이 해임한 것은 미국 헌법의 제5차 수정조항(적법절차, due process)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즉시 해임을 막는 명령을 내렸다. 현재 대법원은 해당 하급심의 금지명령을 해제할지 여부를 심리 중이며, 최종 판결은 6월 말까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관들의 우려는 경제적 파장과 제도적 영향의 중대성에서 기인한다.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Sonia Sotomayor) 대법관은 연준의 독립성이 중요하며, 이 문제를 성급히 결정하는 것은 적법절차와 공공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우리는 기관의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너무 빠르게, 충분한 고려 없이 결정하면 독립성이 훼손된다”
라고 말했다. 또한 소토마요르는 하급심이 모든 쟁점을 철저히 검토하도록 하는 것이 공공의 신뢰와 국제적 신뢰에 가장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법리적 쟁점은 대통령 권한과 행정부 관리에 대한 사법심사 범위, 해임 절차의 존재 여부, 그리고 적법절차 보장의 적용 범위에 집중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이 연방기관 관리들을 해임할 권한이 있으며, 이러한 권한 행사가 대통령과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측은 통화정책을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연준 이사에 대한 과도한 대통령 권한 행사는 제도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맞선다.
관련 배경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2개월 동안 연준에 대해 금리 인하를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요구해 왔다. 트럼프는 현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의 임기가 5월에 종료되면 친(親)정책 성향의 의장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달 트럼프의 법무부는 연준 본부의 역사적 건물 두 채를 개보수하는 사업과 관련하여 파월 의장을 대상으로 형사수사를 개시했으며, 파월 의장 역시 이를 연준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한 구실로 규정했다.
경제적 논의 : 대법정에서는 일부 경제학자들이 제출한 브리핑(amicus brief)이 거론됐다.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Amy Coney Barrett) 대법관은 경제학자들이 연준 이사의 해임을 허용하면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법원에 제출한 의견을 언급하며 공익적 관점을 질문했다. 배럿 대법관은
“공익을 이 사건에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라고 물었다. 정부 측 대리인인 법무부 총괄대리인 D. 존 사우어(D. John Sauer)는 트럼프가 쿡을 해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상승한 점을 들어 재앙 예측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럿 대법관은 “시장의 향방을 정확히 예측하는 일을 우리가 맡고 싶지 않다. 위험을 정량화할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 나는 판사이지 경제학자가 아니다. 하지만 위험이 존재한다면 우리로서는 신중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응수했다.
전문가적 설명(용어 해설) :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연준)는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통화정책(기준금리 설정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경기 안정을 관리한다. 연준의 독립성은 단기적 정치 압력 대신 장기적 경제 안정을 목표로 하는 결정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의 예측 가능성 제고에 기여한다고 경제학자들은 본다. 또한 제5차 수정조항(미국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적법절차(due process)는 행정행위에 대해 사전 통지와 청문 등 기본적 절차를 보장받을 권리를 의미한다.
정책적·시스템적 함의 : 대법원 변론에서 드러난 우려는 단지 한 인사의 해임 여부를 넘어서 제도 전체의 신뢰와 국제금융시장의 예측 가능성에 관한 것이다. 연준의 독립성이 약화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전형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권의 압력으로 단기적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할 수 있다. 둘째, 장기적 인플레이션 기대의 상승은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셋째,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 저하는 자본유출·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급될 소지가 있다. 다만 이러한 경로들은 사건의 전개와 정책 대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구체적 수치나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법원 일정 및 전망 : 대법원의 최종 결정은 사건의 법리와 기관의 독립성, 그리고 적법절차 보장의 상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법원은 과거 1년 동안 여러 사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리한 긴급 결정을 내린 사례가 있지만, 연준의 중앙은행으로서의 핵심적 역할과 통화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적 개입 가능성은 이 사건을 다소 다른 차원에 올려놓는다. 대법원은 6월 말까지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쟁점은 더 앞서 결정될 수도 있다.
결론 : 이번 변론은 미국 내 권력 분립 구조와 중앙은행의 독립성 간의 균형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대법관들은 법적·제도적 함의와 더불어 실물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주의 깊게 검토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판결이 금융시장 및 통화정책 운영에 중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