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글로벌 최저 10%·對무역흑자국 15%+ 관세가 이미 선제적으로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①물가·금리 ②기업 공급망 ③국제 자본 흐름 ④자산 밸류에이션 ⑤산업 지형 변화를 10년 호흡으로 짚어본다.
Ⅰ. 관세 2.0 : ‘쇼크’가 아닌 ‘구조 변화’
2025년 8월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명한 상호주의 관세 행정명령은 단순 보복 조치가 아니라 “낮은 관세-글로벌 분업”이라는 40년 질서의 종료를 의미한다. 평균 관세율은 이미 2024년 2.3%→2025년 15.2%(블룸버그 추정)로 6배 뛰었다. 월가의 첫 반응은 급락-급반등이었지만, 본격 영향은 ①가격전가-②경쟁력 재배분-③정책 피드백 루프를 통해 지연·누적된 형태로 나타난다.
1) 1970 vs. 2020 패러다임 차이
- 1970년대 : 관세 인상→수입물가 상승→임금 스파이럴→정책 금리 폭등. 국내 공급망‡
- 2020년대 : 글로벌 가치사슬(GVC)에서 핵심 중간재 품목이 탈동조화 (표 1). 관세 압박은 중간재→완성품→서비스로 지연 전가.
품목 | 對中 수입 비중(2022) | 관세 이후 예상 美 생산 전환률(2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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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파워서플라이 | 78% | 31% |
배터리팩 | 63% | 18% |
의료용 PPE | 45% | 12% |
“관세 2.0은 비용 전가의 ‘보이지 않는 세금’이 될 것이다.” ― 캐피털 이코노믹스 리포트
Ⅱ. 물가 경로 : ‘비둘기적 인하’ VS ‘장기 고착’
1) 2025~2027 : 재고 소진-가격 전가 파동
기업들은 ①재고 버퍼(6~9개월) ②아웃소싱 다변화(인도·멕시코) ③FX 헤지로 1년가량 가격 전가를 늦춘다. 그러나 2026년부터 소비자 체감 물가에 본격 반영된다.
2) 2028 이후 두 갈래 시나리오
- “비둘기적 완화” : 연준이 2025–26년에 2 회 총 75bp 인하, 달러 약세 전환 → 수입물가 진정 → CPI 3% 안착.
- “장기 고착” : 관세가 추가 격상(30%↑)·공급망 분절 가속 → 기업 마진 방어용 재차 전가 → CPI 4~5% 고착.
결국 통화당국-재정당국-산업정책의 합주가 물가 경로를 결정한다.
Ⅲ. 이익률과 밸류에이션 맵 : 5대 섹터 딥다이브
관세를 직접(원가)·간접(수요)·정책(보조금)으로 분해해 S&P 500 EPS에 끼칠 영향(베이스 라인 대비)을 추산했다.
섹터 | 관세 민감도 | 2026E EPS 임팩트 | 장기 ROIC 변화 |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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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장비 | 고(중국 매출 30%+) | -9% | -250bp | 디자인 IP·R&D 크레딧 집중 |
자동차 & EV | 고 | -6% | -150bp | NA·멕시코 현지화 |
헬스케어 | 중 | -3% | -50bp | 서비스·소프트웨어 전환 |
REIT(데이터센터) | 저 | +2% | +70bp | 금리↓ + AI 수요↑ |
국방·우주 | 反경기 | +4% | +120bp | 캡엑스 하이브리드 모델 |
통찰 ― 공급망 내재화 투자(IRA·CHIPS법 세액 공제)로 디지털 인프라·국방 섹터는 오히려 ROIC 상향이 확실시된다. 반면, 노동집약·저마진 BU는 구조적 압축을 받는다.
Ⅳ. 통화·채권·달러 딜레마
1) 채권 투자자 시나리오 트리
- 베이스 : 2025–26 인하 75bp → 10Y T-노트 3.75% 하향 안정
- 베어 : 인플레 고착 → 금리 재상승 4.75% 정체 → 채권 총수익률 저조
투자 전략은 단기 T-빌·인플레이션 링크 TIPS로 박스권 대응,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그린채 같은 ‘친인플레 현금흐름’ 채권 비중 확대가 해법이다.
2) 달러 지위 논쟁
일각에선 관세 보복·제재 피하기 위한 ‘분산 결제 네트워크’가 달러 패권을 약화시킬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국제결제은행(BIS) 결제통계는 2024–25년 달러 SWIFT 점유율이 41%→42%로 오히려 늘었음을 보여준다. 자본시장 깊이·법치·통화량 관리를 가진 대안이 아직 없다.
Ⅴ. 공급망 리와이어링 : 멕시코·인도·동남아 ‘뉴 메이드 인 아메리카’
1) 멕시코 : Near-shoring 최대 수혜
- USMCA 특혜+지리적 인접 : 2027년 멕시코의 대미 수출 비중 18%→25%
- 산업 : 자동차 전장부품, 가정용 전력기기, 의류
- 리스크 : 물·전력 인프라, 조직범죄
2) 인도 : 전략적 선택지 ‘+1’에서 ‘코어’로
구글·애플·AMD가 잇달아 인도 반도체·제조 투자를 발표. 2024–2030 예상 FDI 4,300억 달러. 그러나 관세 면제 협상 실패(25% 전면 적용)로 단기 비용 상승이 불가피. 장기적으로는 내수 시장 볼륨이 투자 회수 핵심.
3) 중국 : ‘덩치만 컸던’ GVC 허브에서 하이브리드 엑스포트
고율 관세 + 美 엔티티 리스트 + EU 세이프가드 트리플 압력. 중간재 경쟁력은 유지되지만 완성품 브랜드를 통한 가격 권한은 급격히 약화. 米 기업은 중국을 ‘소비시장’으로 간주, 기술 이전 최소화·현지 유통 JV 확대.
Ⅵ. 산업정책 & 규제 피봇
관세로 생긴 비용 ‘구멍’을 막기 위해 美 정부는 산업 인센티브(보조금·세제)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 CHIPS Act 2.0 : 도입 시 2030년 美 파운드리 생산능력 7%→15%
- IRA 개정 : EV·배터리 세액 공제 원산지 제한 완화 ↔ 친환경 캡엑스 보조금 상향
- FFRDC R&D 펀딩 : 국방-반도체-양자 등 기초연구 예산 2배 증액
결과적으로 ‘작은 정부·자유무역’이라는 레이건식 담론은 막을 내리고, ‘大관세·大보조금’이라는 국가자본주의 혼합 모델이 2030년대 새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Ⅶ. 장기 자산 배분 로드맵
1) 주식
- 리쇼어링 ENABLER ETF(티커 RSHR) : 물류·로봇·전력 그리드 업체 비중 70%
- US Defense-Tech Basket : LMT, RTX, LHX + 사이버방어 기업 PANW, CRWD
- 인터네트워크 리츠 : EQIX, DLR — 관세 무풍지대 + AI 캡엑스 수혜
2) 채권
- 2Y T-빌 롤링 전략 : 인하 텀프리미엄 포착, 리스크 쿠션
- TIPS ETF 시리즈 : 5Y 단저듀레이션 + 디플레 플로어 방어
- Green-DC Project Bond : AI 데이터센터 전력 PPA 연계 상쇄
3) 원자재 & 通貨
- 알루미늄·구리 : 재제조 & 스마트 그리드 투자 동반 수요
- 달러 인덱스 : 연준 완화 전환 → DXY 구조 약세, 아시아 통화 바스켓 분산
Ⅷ. 결론 ― 관세 2.0 플레이북
첫째, 관세는 단기 인플레 쇼크보다 ‘누적 비용 내재화’라는 구조변수다.
둘째, AI·국방·디지털 인프라 등 정책 수혜–비관세존 섹터가 ROIC 방어의 열쇠다.
셋째, 통화정책은 2025–27년 완화 ↔ 2028년 이후 구조 인플레 리스크가 상존한다.
넷째, 달러 패권은 약화되더라도 대체 통화 패권 尚미확립, 다극화 결제 인프라가 성장할 뿐이다.
다섯째, 투자자는 ‘디지털 완충자산’(데이터센터·그린채·AI 소프트웨어)을 포트폴리오 2차 디펜스 라인으로 배치해야 한다.
관세 2.0은 관세율 그 자체보다, 그것이 촉발할 정책·기술·자본 3중 재편이 더 파괴적이다. 월가는 이미 “인플레이션의 재정의”라는 새로운 챕터를 쓰고 있다. 지금은 그 서문(序文)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