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이 관세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9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5.30센트(-1.77%) 내린 296.85센트(파운드당)에, 9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8달러(-0.53%) 떨어진 3,385달러(톤당)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50% 관세 면제를 아직 승인하지 않은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업계는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의 대(對)미 커피 수출이 감소하고, 동시에 현지 재고가 증가해 향후 가격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발표한 월간 통계에서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60㎏ 기준)라고 밝혔다. 다만 2024/25 커피연도(2024년 10월~2025년 6월) 누적 수출은 1억 4만 1,400포대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브라질·베트남 기상 여건과 재고 변화가 교차 압력
브라질 주요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주는 8월 2일 주간 강수량이 2.7㎜로 평년의 31%에 그쳤다(Somar Meteorologia). 평년 이하의 강수는 개화기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생산량 감소 우려를 높이면서 가격 방어 요인으로 작용한다.
재고 흐름은 엇갈렸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8월 6일 기준 75만 1,044포대로 14.5개월 만의 저점이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8월 4일 7,029로트로 1년래 최고치를 기록, 로부스타 시세에는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ICE 선물유럽 자료에 따르면 7월 29일 기준 펀드의 로부스타 순매도 포지션은 5,854건으로 2년 만의 최대치를 재차 경신했다.
한편 브라질 최대 커피 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8월 1일 “조합원 수확률이 74%까지 진척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사프라스&메르카도는 “브라질 전체 2025/26 시즌 수확률이 7월 30일 현재 90%로, 5년 평균(84%)과 지난해(87%)를 모두 웃돈다”고 진단했다. 로부스타는 98%, 아라비카는 85%가 각각 완료됐다.
장·단기 공급 전망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
최근 3개월 간 커피 시세는 공급 과잉 전망에 따라 급락세를 이어왔다. 지난달 아라비카는 8개월래 최저치, 로부스타는 1.2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 생산량은 6,500만 포대(전년 대비 +0.5%), 베트남은 3,100만 포대(전년 대비 +6.9%)로 4년 만의 최대치”를 전망했다.
브라질의 6월 녹색커피 수출은 -31% 급감했다(Cecafe). 특히 로부스타(-42%)보다 아라비카(-27%) 감소폭이 작아, 아라비카 수급 타이트 전망을 자극하고 있다.
베트남은 2023/24 시즌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147만2,000t(-20%)으로 4년 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도 전년 대비 -17.1% 줄어든 135만t에 그쳤으나,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수출이 전년 대비 6.9% 늘어난 105만t이라고 발표해 단기 공급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재고 전망도 주목된다. USDA FAS는 2025/26 마감재고가 2,281만9,000포대로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세계적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가 850만 포대로 5년 연속 적자가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주요 용어·기관 해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선물·옵션 거래소다. 커피, 코코아 등 농산물뿐 아니라 원유, 금융상품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상장·거래한다.
ICO(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는 커피 생산·소비국이 참여하는 정부 간 기구로, 세계 커피 통계를 공식 집계한다.
Cooxupé는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에 위치한 최대 커피 협동조합으로, 연간 약 600만 포대를 수출한다. 일종의 생산자 단체로서 생산·가공·수출 전 과정을 담당한다.
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기상·농업 전문 데이터 회사로, 현지 강수량·작황 정보가 가격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USDA FAS는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으로, 반기마다 세계 농산물 수급(PS&D)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처럼 기관별 전망치가 상이할 때는 생산국 기상·정책·통화 변동성 등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관세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아라비카 공급 부족과 기상 변수로 가격이 재차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특히 펀드의 로부스타 초과 매도 포지션이 역사적 고점 수준인 만큼 단기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 랠리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또한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브라질·베트남 통화(헤알·동) 약세, 선물시장 스프레드 구조 등 거시적 요소가 결합될 경우, 커피 가격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헤지·스프레드 전략을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생산국 기상 모니터링과 국제무역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