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발(Reuters) — 일본 차기 총리를 가르는 자민당(LDP) 총재 선거에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두 사람은 10월 초 예정된 투표에서 연이어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뒤를 이을 당 대표직을 노린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고이즈미 장관은 주말 사이 지지자들에게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전했다. 선거 캠페인 총괄은 가토 가쓰노부 재무장관이 맡는다. 가토 장관은 지난해 9월 열린 직전 당대표 경선에서 최하위 득표를 기록했으나, “당의 단합“을 명분으로 이번에는 고이즈미 지원을 공식화했다.
고이즈미 장관은 전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차남으로, 올해 들어 급등하던 쌀값을 억제해 농가와 소비자 모두로부터 일정 부분 호평을 받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농업 구조개혁을 완수하고 당의 젊은 기수를 자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새벽 소셜미디어 X를 통해 “
안정과 성장의 균형을 갖춘 새 내각을 이끌겠다
”는 짧은 메시지로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오 12시 30분(한국시간 16일 12시 30분•0330 GMT)에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구체적 정책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주요 경쟁 구도
지난주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모테기 도시미쓰 전 외무상과, 뒤이어 합류한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총 다섯 명이 경선에 나선 셈이다. 이번 주 중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이 가세할 가능성도 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경 설명*
자민당(LDP)은 1955년 창당 이래 장기 집권을 이어온 보수 정당이다. 공명당(Komeito)은 일본 불교계 신흥 종교 조직인 창가학회를 기반으로 한 중도·평화주의 정당으로, 1999년 이후 자민당과의 연립을 통해 집권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이시바 내각 시절 연이은 선거 참패로 양당은 중·참 양원 모두에서 과반을 상실해 차기 지도부 선출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방식 및 일정
자민당 총재는 국회의원 표와 지역 당원 표를 합산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를 선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인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치른다. 공식 선거 일정은 9월 27일 공고, 10월 4일 투·개표가 유력하다.
정책 및 시장 영향
고이즈미는 농업·환경 규제 완화를, 하야시는 재정 건전성 유지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금융시장에서는 차기 리더십이 소득 격차 해소와 인플레이션 압력 조절에 어떤 접근을 취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증권사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농업 개혁을 추진해온 고이즈미가 당선될 경우 농식품·재생에너지 섹터가, 하야시가 승리할 경우 정보통신·제약 섹터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전 포인트
1) 연립 파트너 공명당의 의향, 2) 패배한 후보들의 표 결집 양상, 3) 여론조사에서 40%에 달하는 무당층 민심이 당내 표심에 미칠 간접효과가 열쇠로 거론된다.
전망 — 전문가들은 “여전히 의원 표가 절대적인 일본식 당내 경쟁 구도에서 특정 파벌의 결집력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40대 개혁파’ 고이즈미의 돌풍이 기성 파벌의 벽을 넘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