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힘을 얻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10% 오른 103.20선(잠정치)을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세계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집계한 지표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얼마나 선호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바로미터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 강세의 1차 동력은 미·일 간 무역 갈등 완화다. 전날 늦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기사 원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언급했으나, 2025년 시점 기준 실재 대통령명이 명시되지 않았으므로 ‘미국 대통령’으로 통칭)은 일본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이 협정은 미국산 제품에 부과될 예정이던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일본 측이 미국 내 투자 기금을 550억 달러 규모로 조성하고, 보잉 항공기 100대 구매·쌀 수입 75% 확대·연간 80억 달러 상당의 농산물 추가 수입·국방 장비 구매액을 기존 140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늘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美 국채 10년물(T-note) 금리가 동반 상승한 점도 달러화에 힘을 실었다. 금리 상승은 달러 자산의 이자수익률(금리차)을 끌어올려 외국인 자금을 유입시키기 때문이다. 반면 미 6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2.7% 감소한 393만 건(시장 예상 400만 건)으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은 달러의 추가 랠리를 제약했다.
연방기금선물·FOMC 전망
“연방기금(FF) 선물 시장은 7월 30일 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5%, 9월 회의(16~17일)에서 58%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절반 이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날처럼 국채금리가 오를 때는 단기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크다.
유로·엔·귀금속 동향
같은 시각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24% 하락해 1.0830달러 근처에서 거래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연합(EU)이 8월 1일까지 미국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170억 달러(1천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30% 보복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관세 전운이 유로 약세를 부추긴 셈이다. 시장 스왑계약은 유럽중앙은행(ECB)이 2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1% 미만으로 본다.
달러/엔(USD/JPY)은 0.05% 내린 139엔대 중반에서 등락했다. 그러나 엔화는 장중 1.5주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BOJ) 부총재가 “미·일 무역합의로 불확실성이 완화돼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언급하자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이 1.616%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다만 일본 자민당(LDP)이 지난 주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잃어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엔 상승폭을 제한했다.
금·은 가격 혼조
8월물 금(Gold)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0.62%(21.2달러) 하락한 온스당 2,114달러 선으로 밀렸다. 반면 9월물 은(Silver) 선물은 0.51%(0.20달러) 오른 온스당 39.50달러 근방에서 거래되며 14년 만에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무역 긴장 완화와 달러 강세, 국채금리 상승이 금값을 압박하는 동시에, 은은 산업수요·귀금속 수요 모두를 흡수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입 등은 여전히 귀금속 시장의 하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3일 기준 글로벌 금 ETF 보유량은 2년 만의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가 풀어주는 핵심 개념
*DXY(달러 인덱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 6종(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디시크로나·스위스프랑)을 가중 평균한 지수.
*T-note: 만기 2~10년 사이의 미국 재무부 발행 중기 국채. 보유 시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Federal Funds Futures: 미국 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한 초과지준 금리(FFR)의 향후 수준을 예측·헤지하기 위해 거래하는 파생상품. 곧 연준 정책금리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이처럼 외환·채권·상품시장은 국제 정치·무역협상, 그리고 중앙은행의 미세한 한마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통화정책 스케줄과 교역 분쟁의 진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달러 방향성을 예측해야 한다. 동시에 미국 주택지표와 같은 실물 지표의 서프라이즈 역시 단기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