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샤오펑, 마그나와 손잡고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전기차 생산 돌입

[EV 산업 심층 리포트]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이 세계적 자동차 부품·완성차 위탁생산 기업인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오스트리아에서 현지 생산 라인을 가동하기로 했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마그나는 자사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 공장에서 샤오펑 순수전기 모델 두 종을 조립·생산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양사는 2025년 3분기를 양산 시점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중국 완성차 업체가 마그나의 유럽 생산 네트워크를 처음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마그나는 “샤오펑과의 협력은 장기적 파트너십의 시작”이라며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컬라이즈드 생산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생산 범위와 일정
마그나는 그라츠 공장에서 연간 수십만 대를 위탁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운영 중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 가지 전동화 모델이 동일 공정에서 직렬로 조립되며, 2025년 3분기(7~9월)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샤오펑은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물류·공급망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주목

왜 오스트리아 그라츠인가
그라츠 공장은 1979년부터 고급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대량 위탁생산해 온 마그나의 핵심 허브다. OEM 방식으로 재규어,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생산 경험을 갖춘 만큼, 품질 관리와 공정 자동화 측면에서 국제적 신뢰를 얻고 있다.

전문용어 해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은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 대신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방식이다. 즉, 샤오펑이 설계·브랜드를 담당하고, 마그나가 실제 조립을 수행해 완성차를 생산한다. 계약 생산(contract manufacturing)이라고도 불리며, 초기 설비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중국 EV의 유럽 공략 가속
샤오펑은 2020년대 중반부터 유럽 진출을 선언하고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왔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규제와 EU 탄소 국경세(CBAM) 시행을 감안할 때, 현지 생산은 관세와 규제 리스크를 줄이는 핵심 카드다. 이번 계약으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유럽 내 가치사슬을 직접 구축하는 첫 선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 공룡 마그나의 전략
캐나다에 본사를 둔 마그나는 2024 회계연도 매출 40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한 세계 4위 자동차 부품사다. 생산 플랫폼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도 신생 전기차 메이커와의 협력 범위를 넓혀 왔다. 회사 측은 “그라츠 공장을 멀티 브랜드 EV 허브로 전환해 전동화 수요에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

시장·산업적 의의
공급망 안정성 – 중국 업체가 지리적·정치적 리스크를 분산한다.
비용 절감 – 해상 운송비·관세·통관 시간 등 비용 구조 최적화가 가능하다.
EU 환경 규제 대응 – CO₂ 배출 관련 패널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전문가 진단
EV 컨설팅 기업 오토포사이트는 “2025년 이후 유럽 EV 시장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유지할 것”이라며 “현지 생산을 확대한 중국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서비스·부품 공급까지 내재화한다면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기술 이전 및 지식 재산권(IP) 관리 이슈가 파트너십의 변수로 지목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반복되면서, 다국적 합작·위탁생산 모델은 산업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론 및 전망
샤오펑과 마그나의 협업은 중국 전기차의 유럽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추후 중국 다른 OEM들이 독일, 헝가리 등 유럽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 동시에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기술력과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해 이중 포위에 대비해야 한다. 전동화 시대로의 전환 속도가 가팔라질수록, 이번 거래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지형도에 미칠 파급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